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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동해 두타산 및 무릉계곡 산행기

by 마음풍경 2006. 8. 13.

 

 

두타산 및 무릉계곡

 

 

삼척시 미로면 댓재 ~ 햇댓등 ~ 통골목이 ~ 1243봉 갈림길 ~ 두타산 ~ 박달령

              ~ 박달골 ~ 쌍폭/용추 폭포 ~ 삼화사 ~ 무릉계곡 주차장

(약 15km, 6시간 소요)

 

강원도 동해시와 삼척시의 경계에 있는 두타산은 이웃하는

청옥산(1403.7m)과 더불어 백두대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산입니다.

 

무릉계곡이 해발 180m이므로 두타산까지의 표고차가 무려 1200m나 되는

일명 골때리는 산이라고 할만큼 국내 산중에서 가는

교통 길만큼이나 무척이나 어려운 산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외국 명산 부럽지 않는 무릉계곡의 비경과

백두대간의 멋진 조망대 역할을 하는 산이기에 많은 산꾼들이 찾는 멋진 산이기도 하지요.

 

무릉계는 고려 충렬왕때 이 산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이승휴가

중국의 무릉도원과 같은풍경이라 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너럭바위 곳곳에는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각자들을 새긴 모습이 많습니다.

당초 댓재에서 두타산과 청옥산까지 이어지는 등산을 하려했으나

박달령에서 박달골로 내려서는 산길을 택했습니다.

거리야 약 3km 정도 차이는 나지만 박달계곡의 숨어있는 풍경들을 보기위해서지요.

 

대전에서 5시에 출발한 버스는 동해시를 지나 댓재에 10시경에 도착합니다.

 

댓재는 두타산을 조금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지점이면서도 백두대산 종주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댓재가 810미터여서인지 바람이 참 시원했습니다.

 

이곳에서 두타산을 오르는 길은 잔디공원을 가로지르는 빠른 길과 햇댓등으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저희는 햇댓등으로 10시 조금 넘어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을 바로 시작하자 산신각을 지납니다.

더운 산행을 생각했으나 시원한 바람과 공기가 긴 교통 시간의 피로를 씻어 주는것 같네요.

 

아침에는 안개가 많았으나 햇살이 비추이니 조망이 참 좋습니다.

 

백두대간길이어서인지 시그널이 참 많습니다.

 

멋진 소나무들이 바람처럼 시원함을 주데요.

 

산행한지 약 20분만에 햇댓등에 도착합니다.

 

두타산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네요.

 

작은통골재로 내려서는 길이 조금 가파르나 그만큼의 조망도 멋집니다.

 

미인처럼 쭉쭉뻣은 소나무들이 많았습니다.

 

멀리 능선너머로 두타산 정상이 나무 사이로 보입니다.

 

북쪽을 향해 가는 듯한 두타산의 능선이 멋진 하늘과 조화를 이루네요.

 

이름과는 다르게 아주 편안한 봉우리 모습입니다.

 

통골목이까지 가는 길은 정말 편안한 길입니다.

능선을 이어걷는 길이 가장 백두대간다운 길인것 같네요.

 

강원도의 깊은 산답게 말 그대로 첩첩산중입니다.

 

두타산 정상에서 동쪽 쉬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참 멋지고요.

 

산행한지 약 50분만인 11시 10분경에 조망이 탓 트인 곳에 도착합니다.

  이곳 능선은 나무가 우거져서 그리 많은 조망을 볼 수는 없습니다.

 

주변 풍경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가슴속으로 들어옵니다.

 

하늘은 항상 그대로인데 구름만이 부산하네요.

우리네 인생사도 이 구름을 닮아 있는것 같습니다.

 

멋진 소나무들이 우릴 반겨주듯 도열하고 있는 느낌이 들데요.

 

11시 40분에 통골재를 지납니다.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댓재에서 약 4.5km를 왔으니 산길치고는 빠르게 온거지요. 그만큼 편안한 길이고요.

 

하지만 1243봉을 오르는 길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너무 편하게와서 일까요. 발이 갑자기 무거워집니다.

 

약 30여분을 힘들게 오르니 1243봉 옆으로 우회하는 길이 나옵니다.

1km도 않되는 길인데 30분이 걸렸네요.

하지만 두타산 정상도 이제 1km 조금 넘게 남았습니다.

 

가던길에 도라지꽃이 자주 눈에 보이데요.

너무 진하지 않은 보라색이 참 은은하고 좋았습니다.

 

서쪽으로 펼쳐지는 산들은 참 풍요롭게 보입니다.

강원도 해안쪽 산들은 동쪽은 굉장히 가파른데 서쪽은 이게 1000미터인 높은 산일까 싶게 너무 편하게 보입니다.

 밭도 보이니 가끔은 황당하기도 하지요. 작년 덕항산 산행시도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꽃을 찾는 벌의 모습을 보니 갑자기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저도 가끔 산을 왜 오를까 생각해봅니다.

 책에서 애벌레들이 남들이 위로 올라가니 아무 생각없이 위로 오르듯

 나도 그처럼 덩달아 가는게 아닌가 하는..

 하지만 세상과는 다르게 산은 항상 침묵이지만 나에게 마음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물론 나도 침묵으로 산에게 이야기를 하고요.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예쁜 꽃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어려운 꽃의 이름을 생각하고 찾기보다는 내가 본 그 느낌 그대로의 이미지만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멋진 풍경이 나를 산으로 이끄는 이유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저 고요함속에서 느끼는 내 마음의 평온함을...

 

물론 그속에는 외로움이라는 놈도 함께 하겠지요. ㅎㅎ

 

북쪽 방향으로 고적대와 갈마봉의 백두대간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제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2시 50분경에 두타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6.7km에 대략 2시간 40여분이 걸렸습니다.

 

청옥산까지는 3.7km고 두타산성을 거쳐 바로 무릉계로 가는 길은 6km입니다.

 

정상석이 이름처럼 묵직한 느낌입니다.

 

두타라는 의미... 그 뜻을 다시금 되새겨봅니다.

인간이기에 다 비울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비워야지요.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가 참 잘되어 있습니다. 거리도 상세하게 되어 있고요.

 

정상에는 가을도 아닌데 왠 잠자리가 이렇게 많이 날고 있는지...

 

음~~ 고추 잠자리입니다. 매우 무더운 여름이지만 머지않아 가을이 온다는

 메시지일까요? 두타산 정상에서의 여름 고추 잠자리 오랫동안 기억날것 같습니다.

 

편하게 정상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1시 40분경에 다시 산행을 시작합니다.

 멀리 청옥산 정상과 그뒤로 고적대(1353.9m)가 한눈에 다가옵니다.

 

두타산성으로 내려가는 능선도 오른편으로 보이고요.

 

무릉계의 멋진 기암 괴석의 모습이 멀리 보입니다.

 

정상에서 40여분을 가니 2시 20분경에 박달령에 도착합니다. 

저는 청옥산으로 가지 않고 박달계곡의 숨은 모습들을 보고 싶어서

 당초 생각대로 박달계곡으로 내려섭니다. 약 5.6km를 더 가야되네요.

 

내려서는 길은 깨진 돌들과 가파른 길이라 쉽지만은 않습니다. 

머리위로 학등의 능선과 멀리 백두대간 능선 길이 한눈에 보입니다.

 

내려선지 1시간만에 박달계곡 입구에 도착합니다.

근데 이제 1.3km 밖에 오질 못했네요.

  

사람도 없고 한적한 이 계곡이 참 좋습니다. 힘들게 내려온 보람이 있지요.

 

[잔잔히 물결치는 이 미세한 물의 움직임도, 그리고 많은 사연을 지닌것 같은

 계곡물의 이 색감도 잠시 세상사를 잊게하는 신선이 된 기분입니다.

 

이곳 박달계곡은 비가 많으면 밧줄을 잡고 건너야 할정도로 위험한 곳입니다.

 

하지만 군데 군데 숨어있는 이 비경이 나를 사로잡네요.

 

요란하고 사람으로 시끄러운 계곡보다는 잔잔한 그 모습이 더욱 좋았습니다.

 

이제 겨우 2.2km 내려왔네요. 시간은 얼마없고 발걸음을 재촉하게 됩니다.

차분히 계곡을 내려서서 보고픈 풍경이 너무나 많은데 아쉽더군요.

 

하지만 철계단을 만나고 이어지는 파노라마 같은 풍광에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멋진 소나무도 그 풍경에 한몫을 하고요.

 

다른 암릉산의 아기자기함과는 다르게 웅장한 느낌입니다.

마치 중국의 산을 옮겨 놓은 것 같네요.

 

어느 풍경은 설악산 천불동의 풍경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웅장함이란 카메라로 그 느낌을 담기에 많이 부족했습니다.

 

 

철계단이 이 멋진 풍경을 바라보는 조망대 역할을 합니다.

 

 

아쉬워서 뒤돌아본 박달계곡의 멋진 모습이네요.

 

용추와 쌍폭포로 가는 삼거리를 4시경에 만나게 됩니다.

박달령에서 이곳까지 약 1시간 40여분이 걸렸습니다.

시간은 촉박하지만 그래도 무릉계곡의 최고 풍경이라는 폭포를 들려봐야지요.

 

쌍폭의 멋진 모습입니다.

 

지리산 이끼폭포와 유사한 분위기를 주네요.

 

보면 볼수록 감탄할수 밖에 없는 멋진 비경이지요.

 

물이 없어서인지 생각보다 용추 폭포는 그리 큰 감흥을 주지는 못하더군요.

 

과거에 많은 묵객들이 이곳에 글들을 남긴 흔적들이 많았습니다.

 

하늘문쪽 같은데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무릉 계곡길은 참 깊고요

 

4시 20분경에 문간재 삼거리를 지납니다.

청옥산을 넘었으면 이곳으로 내려서겠지요.

 

두타산성으로 오르는 이정표도 만납니다.

 

돌아본 계곡길은 여전히 좋습니다. 왜 무릉계라 이름했는지 알것같네요.

 

학소대도 지납니다.

 

하늘문으로 올라 관음암에서 내려오는 길입니다.

 

무릉계곡은 마지막까지도 멋진 풍경을 계속 보여줍니다.

 

신라 선덕여왕 11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삼화사도 지나고요.

 

전통찻집인 무향각입니다. 차 한잔 하고싶었으나 시간이 아쉽더군요.

 

이제 서쪽 산 너머로 해가 넘어가고 있네요.

산의 실루엣이 참 좋더군요. 이 풍경을 보며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금란정 아래 계곡에는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고요.

 

금란정 근처에 있는 글입니다. 조선조 4대 명필인 봉래 양사언인가

 삼척부사인 정하언이 남겼다고 합니다.

 

 

이제 주차장이 가깝고 계곡의 풍경도 마무리를 지어야 하나봅니다.

 

계곡물에 몸도 담구고 5시 40분경에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처음 댓재에서 산행을 시작할때는 그리 어려운 산은 아니라는 생각이었으나

막상 산행을 마치고 나니 역시 두타산이구나 하는 느낌입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쉰움산과 두타산성 그리고 하늘문 및 관음암을 엮는 조망 산행을 한번 해야할것 같습니다.

시원한 자연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멋진 조망과 기암 괴석 그리고 폭포 및 계곡들..

더운 집에서 산행기를 쓰고 있지만 하기에 더더욱 그 산행의 시원함을 생각합니다.

지난것을 다시 손에 잡을 수는 없지만 그 기억들은 가슴속에 오래 오래 남을것 같네요.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야 하리.

말없이 이루어야 하리, 침묵해야하리, 저 산처럼

세상의 모든 말들을 버리고 소리없는 대답을 보내야 하리.

묻지 않아도 늘 푸른 대답을 보내오는 저 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