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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한라산 윗세오름 길 - 영실에서 어리목까지

by 마음풍경 2006. 12. 27.

 

한라산 윗세오름 길(1700m)

 

 

[2006년 12월 25일]

 

영실 휴게소 ~ 노루샘 ~ 윗세오름대피소 ~ 사제비약수 ~ 어리목

(8.4km, 3시간 50분, 식사 및 휴식 40분 포함)

 

올 1월에 한라산 성삼재에서 관음사 코스로 가족과 함께 백록담 정상 종주 산행을 하고

이번에는 영실에서 어리목 코스의 산행을 택합니다.

거리가 짧고 백록담 정상을 오를 수 없는 단점은 있으나 백록담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코스이고

영실의 풍경과 서귀포 너머 바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산행길이라 생각합니다.

 

10시 50분경에 영실 매표소를 차로 지나 이곳 휴게소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성탄절날 한라산을 가족과 함께 산행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요.

 

산행 시작 시점이 벌써 해발 1280미터이니 왠만한 큰 산 높이입니다.

 

지난번 눈이 많이 와서 그늘진 곳은 잔설이 제법 남아 있습니다.

 

영실에서 윗세오름 대피소까지는 3.7km입니다.

 

머리위로 병풍바위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라산을 등산하는 여러 코스 가운데 영실 코스가

가장 볼거리가 많은 코스라 할 수 있네요.

 

다만 오르는 길은 다른 한라산 코스보다는 조금 가파르지요.

 

금새 해발 1400미터에 올랐습니다.

 

해발 1400m가 넘으니 본격적으로 조망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오백나한이라 불리는 영실기암도 나타나고요.

 

서귀포 방향의 모습도 아스라하게 보입니다.

 

조망이 터지면서 산길을 오르니 바람도 시원합니다.

이상하죠. 성탄절날 날이 너무 포근하니..

 

불래오름도 우뚝 솟아있네요.

 

병풍바위를 배경으로 능선으로 올라섭니다. 영실에서 1.25km 왔습니다.

 한라산은 번호 하나마다 250미터입니다. 다른곳은 500미터인데..

 

포근한 날씨이지만 비폭포는 얼어있네요.

 

고도를 높이는 속도가 마치 비행기가 고도를 높이듯이 느껴집니다.

 

 다행히 서편쪽 하늘은 너무 좋았습니다.

 

병풍바위도 가깝게 조망이 되고요.

 

제주도는 오름의 섬이기도 합니다. 아기자기한 모습이 귀엽더군요.

 

가파른 길을 오르지만 힘들기보다는 즐겁게 느껴지고요.

 

오름들이 마치 피라미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한라산중에서도 영실에서 바라보는 오름이 가장 멋진것 같네요.

 

오백나한의 그림자 모습과 서귀포 앞바다의 섬이 눈에 들어옵니다.

 

병풍바위 위를 지나니 이제 평탄한 길이 나옵니다.

 

뒤돌아본 조망은 여전히 감동적이고요.

 

해를 등지고 있는 바위들도 예외일 수는 없지요.

 

 12시경에 백록담이 한눈에 펼쳐지는 능선에 올라섭니다.

이제는 평탄한 길입니다.

 

윗세오름까지는 1km 정도가 남았고요.

 

성판악이나 관음사 코스보다 이곳이

가장 백록담을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코스인것 같습니다.

 

파란 하늘, 흰 구름, 황금빛 억새... 자연의 풍성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하얀 눈..  정말 아름답습니다.

 

생각보다 날도 따뜻해서 포근한 산길을 걷습니다. 행복 산행이지요.

 

 

하늘이 너무나 매력적이네요. 지난 봄 덕유산 정상에서 본 그런 하늘이었습니다.

 

 아들놈도 즐겁고 행복한지 연신 미소를 띄우고요.

 

잠시 제 썬글래스를 빌려다가 사진을 찍습니다.

이후로 제 안경 아들에게 뺏겼습니다. ㅎㅎ

 

안경을 빌려서 미안한지 제 배낭도 짊어지고 가네요...

배낭 하나라 제법 무거운데요.

 

윗세오름도 1714미터로 왠만한 산보다 높지요..

참 좋네요.. 글로는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12시 10분경에 노루샘에 도착해서 물도 마시고요.

노루 오줌이 들어있는것 아닐까요 ??

 

물도 마시면서 쳐다본 하늘은 마치 포근한 이불처럼 느껴집니다.

 

음~~ 마치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모습처럼 보이네요...

 

산길은 나무 데크로 깔려있어 편안하게 길을 걷습니다.

산책하는것 처럼 느껴지고요.

 

12시 20분에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꽤되는 거리인데도 길이 편하고 풍경이 좋아서인지 너무나 빨리 달리듯이 왔네요..

이곳 산길은 아마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정상에는 성탄절인데도 사람이 제법 있더군요.

1500원 주고 사발면 하나씩 먹었습니다.

어쩌면 이세상에서 가장 맛난 즉석 라면을 먹는 것 같네요.

 

이곳에서 백록담 정상이 지척인데 출입 제한 구역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녀 황폐해졌기 때문일텐데

런 모습을 보면 어느 산이든 산길을 걷는 발걸음이 조심스럽기만 하네요.

 

그래도 저 곳을 밟아보지는 못하지만 먼발치에서 보는 풍경이 더욱 멋지네요.

 

 

이곳에서 가족 사진도 한장 오랜만에 남깁니다.

 

식사도 하고 1시경에 다시 어리목을 향해 하산을 시작합니다.

 

만세동산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물론 이런 편안한 길을 가는 발걸음은 너무나 즐겁지요.

 

 날은 조금씩 흐리지만 기억에 남는 풍경은 여전합니다.

 

뒤돌아보니 이제 백록담도 조금씩 시야에서 멀어지고요.

 

아들놈 눈밭에서 퍼포먼스를 .. 후후 오늘만큼은 이곳은 화이트 성탄절입니다.

 

자연색들의 이 아름다운 조화란... 항상 고마울 따름이지요.

 

1시 40분경에 사제비 약수에 도착해서 목도 축였습니다.

 

해발 1400미터를 내려서니 조망은 없고 눈덮힌 산길이 이어지네요.

 

 2시경에 송덕수 나무를 만납니다.

 

 

헉 근데 발동기 소리인가 했더니만.. ㅎㅎㅎ

첨으로 보네요. 가끔 산에서 레일을 보기는 했지만서도

 

이제 해발 1000미터 아래로 내려갑니다.

영실도 1000미터가 넘으니 시작할때 보다 더 아래로 내려 가네요.

 

계곡 사이로 눈들은 차분히 쌓여있습니다.

 

이제 2500미터가 남았습니다. 코스가 쉬워서인지 아이들도 많더군요.

 

2시 40분경에 어리목에 도착합니다.

 

 윗세오름까지는 4.7km인데 내려서는 길은 참 편안한 길입니다.

 

어리목에서 산행을 마치고 15000원을 주고

다시 차가 있는 영실까지 와서 되돌아 가는데

산록도로 주변에 억새가 아직 많이 남아 있더군요.

 

 

바다를 보고 있는 한겨울의 억새가 참 이색적인 풍경입니다.

 

성탄절날 다녀온 한라산 영실코스..

비록 그리 힘들거나 어려운 산행길은 아니었지만

멋지게 펼쳐지는 백록담의 모습을 보며 왜 이곳으로 산행을 오는지 그 이유를 알게더군요.

가을 단풍철이나 봄 철쭉철에 와도 너무나 좋을것 같네요.

아들놈은 겨울에 한번 더 오자고 합니다. 관음사에서 성판악코스로.. ㅎㅎ

 

겨울이 가기전 바닷가가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들이고

한라산은 하얀 옷을 입고 있을때 다시 한번 다녀와야 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