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6년 12월 30일(토)
장소 : 전남 영암군 월출산(809m)
천황사 주차장 ~ 구름다리 ~ 사자봉 ~ 천황봉(정상)
~ 바람재 ~ 구정봉 ~ 미왕재(억새밭) ~ 도갑사 주차장
산행 거리 및 소요 시간 : 약 10km, 약 6시간
영암 월출산은 높이도 천미터가 되지않고
넓이도 지리산의 1/10도 되지 못하지만
산 전체가 수석전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
기암괴석이 많은 산으로
남도의 소금강이라 불립니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으로
유배를 가다 월출산을 보며
다음과 같은 시 한편을 남겼다고 합니다.
누리령 산봉우리는 바위가 우뚝
나그네 뿌린 눈물로 언제나 젖어 있네
월남리로 고개 돌려 월출산을 보지 말게.
봉우리 봉우리마다 어쩌면
그리도 도봉산 같은지..
택리지에도 도봉산과 같다는 글이 나오는데
드넓은 나주 평야에 우뚝하게 서있는
산의 모습이 도봉산과 비슷하게
느껴져서 인가 봅니다.
2006년 마지막 산행을
월출산에서 마무리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만 2년전 늦가을에
와본 곳이기도 하고요.
[남도길은 언제나 멀지요.
약 3시간 30분을 달려 11시경에
천황사 입구에 도착합니다.]
[하늘은 파랗고 높아보이는 모습이
마치 늦가을 풍경같습니다.]
[아침 햇살이 지난 번 내린
잔설에 비춰서인지
더욱 멋지게 다가옵니다.]
[천황사 입구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영암 아리랑 기념 비석도 있네요.
아리랑 동동~~ 스리랑 동동~~ ㅎㅎ
노래가 흥얼거려지네요]
[조금 오르니 사자봉으로 오르는 길과
바람계곡으로 오르는 삼거리가 나옵니다.
물론 왼편 길이 멋진 길이지요]
[건너편 장군봉이 멋지게 서있습니다.
도봉산과 많이 닮아있네요]
[아침 햇살이 산 능선
저 너머에서 밀려오고요]
[눈 덮힌 계단 길을 오르기도 합니다.]
[백악기말에 생성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산 전체가 하나의
화강암 덩어리입니다.]
[비행기가 지나갔는지
하얀 구름만 남아 있네요]
[산행한지 약 1시간만인 12시경에
구름다리에 도착합니다.]
[구름다리는 길이가 약 52미터이고
높이는 120미터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고 긴 구름다리입니다.
최근에 새롭게 다시 만들어
폭도 넓어지고 더욱 튼튼해 졌습니다.]
[확실히 튼튼해 진것 같습니다.
날 동그란 구멍이 송송 뚫린
동네 다리가 생각이 납니다.
어릴적 구멍사이로 아래가 보여
무섭게 건넜던 기억이.. ㅎ]
[바람이 심하면 상당히 스릴이 있는데
튼튼해져서인지 큰 흔들림이 없더군요]
[건너편 장군봉 능선 아래로
영암 개신리 마을 정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머리를 돌려 위를 보니 가야할 정상이
저 멀리 뒤로 모습을 보입니다.]
[겨울에는 위험해서 다리를 다시 건너
바람폭포쪽으로 가야하나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바로 사자봉쪽으로 올라섭니다.
처음부터 계단길이 가파르지요.
하지만 그만큼 조망도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발아래 구름다리도 내려다 보입니다]
[장군봉 능선도 더 멋지게 펼쳐지고요]
[힘들지만 묵묵히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모습이 대견해 보입니다.]
[햇살을 받으며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르고 또 오릅니다.]
[겨울의 황량함을 느끼게 되네요.
푸석하게 말라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 풀을 보니..
가벼워야 혹독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건가 봅니다.]
[날이 참 맑아 조망이 정말
시원하게 펼쳐지네요]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고나니
이제 평평한 길도 나옵니다.]
[천황봉까지 1.4km가 남았습니다.
입구에서 1.7km를 왔네요.
거리에 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항상 이곳을 지날때면 우뚝 솟은
저 봉우리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노릿재로 향하는 능선인것 같은데]
[고개를 넘어 다시 내리막길을 갑니다.
12시 30분경에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1시경에 정상을 향해
오르막길을 오릅니다.]
[노릿재 방향 능선은 언제봐도 멋지네요]
[자연의 경외감을 느낍니다.
이런 소나무를 보면은]
[사자봉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해 갑니다.]
[주변 조망은 여전히 회색빛이긴 하나
단조로운 느낌도 수묵화를 보듯 좋습니다.]
[마치 빛을 따라가는 산행길 같네요]
[잔설의 정취도 정감이 있습니다.]
[이제 정상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정상을 보며 걷는 산행길은
참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인생에도 희망의 빛이 있으면
그 길을 걷는 사람이 있다면
어려운 길만은 아니겠지요]
[강진 방향 계곡도 가을이면
단풍이 참 좋습니다.]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요]
[1시 40분에 경포대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뒤돌아보니 사자봉 능선이
참 멋지게 다가오네요]
[통천문 삼거리도 지납니다.
바람계곡으로 바로 올라오면
만나는 삼거리이지요]
[어릴적 처마끝에 있는 고드름으로
놀던 생각이 나더군요]
[통천문을 지납니다.]
[눈꽃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더군요]
[영암읍이 뒤로 펼쳐집니다.]
[이제 정상에 도착한것 같습니다.
분주한 사람들의 모습도
정적인 느낌이 나네요]
[2시경에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동판으로된 지도가 색다르지요.]
[정상석도 산을 닮은듯 하고요]
[요즘은 산 정상에서 동물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귀여운 새를 만났습니다.]
[구정봉 방향도 시원하게 펼쳐지고요.]
[내려서는 길에 만난 눈꽃 풍경도
보너스로 봅니다.]
[큼직한 흔들바위?가 있더군요.
물론 흔들리지 않습니다. ㅎㅎ]
[참 멋진 풍경입니다. 하늘도 바위도.. ]
[마치 솜으로 장식된것 같습니다.
파란 하늘이 참 좋아보입니다.]
[뒤돌아보니 우뚝 솟은 바위가 보이네요.
내려올때는 보지 못한것 같은데..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보는 시각에 따라
참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잠시 다시 계단길을 올라서기도 합니다.]
[이제 정상도 자꾸만 멀어집니다.]
[헉~~ 이게 그 유명한 남근석인가?
짜가?더군요. 유사품을 주의해야 합니다.]
[진짜 남근석의 모습입니다.
아들놈이 남근석이 뭐냐고 물어
한참을 웃었습니다. ㅋ
제천 동산에 있는 바위가 진짜 멋진데...]
[월출산이라 대낮부터
달이 모습을 보입니다.
달과 바위가 왠지 조화스럽네요]
[바람재도 발아래 가까이 다가옵니다.]
[자연은 왜 그리 편하고
말그대로 자연스러운지...
처음에는 하나의 덩어리였겠지요.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절리에 의해
재단된 모습이고요]
[바람재 골짜기에도 아직
황금 억새가 남아 있더군요]
[2시 50분경에 바람재에 도착합니다.
좌측으로 경포대 가는 길이고요]
[이제 구정봉을 향해갑니다.
뒤돌아보니 천황봉과 바람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구정봉 정상 바위도
시원하게 들어오고요.
사람도 자연의 일부분임을
느끼게 되네요]
[구정봉은 왠지 정감이 듬뿍가는
그런 봉우리입니다.]
[오르는 길에 베틀굴을 지납니다.
금수굴이라고도 하는데]
[남근석과 마주보며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굴을 지나 3시 10분경에
구정봉 정상에 오릅니다.
9개의 웅덩이가 있어
구정봉이라고 합니다.
풍화혈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물의 침식과 풍화에 의해
생긴다고 하네요.]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변 조망이
월출산에서는 가장 멋진것 같습니다.
이상하죠 정상도 아닌데]
[서쪽 풍경도 기암괴석의 전시장입니다.]
[구정봉을 다시 되돌아와서
도갑사 방향의 산죽길을 걷습니다.]
[동에서 서쪽으로 산행을 해서인지
해를 품에 안고갑니다.]
[고개를 넘어서니
넓은 억새밭이 나오네요.
달도 조그마하게 떠있고요]
[4시경에 억새밭 삼거리인
미왕재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에서 2.9km를 왔으니
약 6km를 걸었네요]
[올 가을에는 단풍보다는
철지난 황금빛 억새가
가장 기억에 남는것 같습니다.]
[파란하늘과 휫날리는 억새
그리고 조용히 떠있는 달..
이곳을 내려서기가 싫더군요]
[하지만 날은 조금씩 저물고
발길을 돌려 내려섭니다.]
[겨울이라 햇살도 왠지
쓸쓸하게만 느껴지네요]
[5시경에 도선국사 비각도 만납니다.
도선수미비라고 하는데
보물 1395호입니다.
조선 효종때 완성한 비로 제작기간이
17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특히 이 비석에 새겨져있는 글자가
무려 1500자라고 합니다.]
[날이 어두워지니 달이 조금씩 밝아지네요]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미륵전의 석조 여래좌상입니다.
보물 89호라고 하고요.]
[창문의 문살이 참 단정하면서도
색감이 참 곱고 아름답네요]
[도갑사는 증축중이라 어수선하지만
달이 아름다워 한참을 서서 봤습니다.]
[월출산도 이제 어둠속으로
사라져 가는것 같습니다.
나중에 보름달이 뜨는 가을에
다시 와보고 싶더군요.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달의 느낌이 어떨지...]
[비록 환한 보름달은 아니지만
월출산에서 낮부터 떠있는 달을
본 기억이 오래 남을것 같네요]
[도갑사 일주문을 나서는데
날이 많이 어둑해 졌습니다.]
[저는 땅거미가 내리는 시간이
가장 편안하고 좋습니다.
옛날 외할머니집앞 동산에서
바라보던 풍경도 생각이 나고요.
저녁밥을 짓느라 집집마다
굴뚝엔 하얀연기가 피어오르고
그 연기가 안개처럼 느껴지던 ....]
[5시 20분경 주차장에 도착해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가로등 비둘기가 달을
가슴에 품고 있네요.]
이번 월출산 산행을 끝으로
2006년 산행도 마무리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올 첫 산행을
장수 장안산에서 시작해서
우리나라 이곳 저곳 많은 산을
다닌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사람에게
위압을 주는 산보다는
하루 시간을 내어
다녀올 수 있는 엄마처럼
포근한 산이 많은 우리나라..
사계절이 뚜렷해서
풀과 함께 하는 산행,
녹음과 그리고 화려한 단풍과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산행
하얀 눈꽃을 애인삼아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겨울 산행 등
자연의 변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귀한 땅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자연은 사람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무엇 하나 강요하는 일도 없다.
그러나 사람은 자연에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고 빼앗고 허문다.
자연은 요구대로 다 내어 준다.
대지는 이래서 인간의 어머니이다.
엄마품에 안기면 어린애의
마음이 아늑해지듯이
자연에 기대고 있으면
그저 편안하고 넉넉할 뿐이다.
참 소중하고 귀한 자연이지만
내가 걷는 산행길이
혹시나 그 자연을 훼손하지는 않은지
조심스럽게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이상 산행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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