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영산(681m), 도명산(643m)
공림사 주차장 ~ 부도 ~ 낙영산 ~ 도명골 ~
도명산 ~ 마애불 ~ 학소대 ~ 주차장
(약 10km, 5시간)
올해는 첫 산행부터 눈을 맞더니만
1월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2번째 눈 산행입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공림사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보통 가령산에서 낙영산을 거쳐
도명산으로 산행을 많이 하지요.
하지만 공림사에서 시작하는
산행도 번잡하지 않고
차분한 산행을 즐기는 분에게는
좋은 산행길이기도 합니다.
약한 눈발이 뿌리면서 주변은
온통 하얀 안개속처럼 느껴지네요
공림사도 그 하얀 눈속에
깊은 겨울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림자 영(影) 자가 들어간 산들은
중국 고대 왕들이 보았다는
전설이 많지요. 고흥 팔영산도 그렇고..
과거 중국이라는 거대 나라에 대한
사대주의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그렇지요..
오늘 멋진 산행을 기약하듯이
눈꽃 하나 하나가 다 정감이 갑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욕심때문에 멀리에서만 찾게 되지요.
고요함속에 잠자고 있는 절을
시끄럽게 깨운것은 아닌가
잠시 미안하더군요.
이제 부도전 뒤쪽으로
본격적인 산행길이 이어집니다.
가을의 흔적이 눈에 쌓여 덮혀있네요.
제 자신의 어지러운 흔적들도
깨끗하게 덮고 싶을 때가 있지요.
가파른 길을 오르는데 멋진 암릉과
소나무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괴산 주변 산들의 특징은
멋진 바위와 소나무의 조화로움이지요.
눈이 내려 미끄런 길을
조심스럽게 지나기도 합니다.
주변 조망은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만한게 다행이지요.
밧줄 구간도 지나면서 스릴도 맛봅니다.
눈꽃이 핀 소나무의 풍경은
멋진 그림을 보는 느낌이네요.
공림사 방향 능선의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멋진 바위에 눈을 땔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요.
사람이 만들어 놓은것보다도
더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풍경들..
그런 산길을 걷고 있는
제 자신이 참 행운이지요.
괴산의 특징 중 하나가
재미난 바위가 많다는 겁니다.
눈꽃 세상입니다. 온통...
낙영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조망이 없어 그냥 정상에
도착했다는 의미만이 있더군요.
그래도 주변 능선의 멋진 풍경은
정상을 다녀가는 선물이구요.
도명산을 가기위해 능선길을 가는데
제법 재미난 바위가 있는데
어떤 모양이라고 해야할지?
제가 보기에는 이스트섬의
신비로운 얼굴 상같은데??
눈이 내린 눈꽃 세상에서
아름답지 않는게 있겠습니까..
그저 겨울 설산의 세상에
내가 걷고 있구나 하는 느낌뿐입니다.
능선을 따라 가는데
미륵산성의 흔적도 보입니다.
당초 능선을 따라 가야하는데
눈때문에 능선길을 잃어
그냥 도명골로 내려섰습니다.
식사를 하고 다시
도명산을 오르기 위해
능선길로 올라섭니다.
미륵산성에 대한
설명 안내도가 있더군요.
도명산을 오르는데
눈이 더 세차게 내립니다.
방금 지나온 발자욱마저도
남지 않는 그런 많은 눈입니다.
그러니 세상 모든게 다
하얀 옷을 입고 있지요.
남쪽으로 속리산 묘봉이 보일텐데..
정상 주변의 조망이 조금 아쉽지만
아득한 이 풍경도 참 좋습니다.
도명산은 낙영산에 비하면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곳이지요.
정상을 되돌아 내려서서
학소대 방향으로 오니
마애불이 있는 지역을 통과합니다.
불상이 새겨져 있는 모습을 보니
경주의 단석산 신선사의
마애석불이 생각나더군요.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인지
계단이 잘되어 있습니다.
철계단 길도 지나고요.
이제 제법 평탄한 산길을 걷습니다.
아직까지도 눈은 그치지 않고
쉼없이 내립니다.
그런 눈길을 걷고 있으면
그 자연속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느낌이 더욱 커집니다.
학소대 앞 다리가 보이는 걸 보니
산길은 거의 다 온것 같네요.
화양구곡의 깊은 계곡도
눈속에 깊이 깊이 잠들어 있고요.
화양구곡중 8곡인 학소대도
모습을 보기 쉽지 않을 정도로
내리는 눈 그너머에 있습니다.
계곡은 모두 멋진
동양화 풍경을 보여주고요.
지나는 길 또한 여느 설국 세상
부럽지 않습니다.
100여미터의 층층 바위가
하나의 거대한 모습을 보이는
제5곡인 첨성대가 들어옵니다.
제 4곡인 금사담과 암서재도 지나고요.
우암 송시열 선생의 별장이지요.
멋진 풍경이 많은 화양 구곡입니다.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이처럼
조용하면서도 멋진 풍경을 주네요.
송시열 선생의 유적지입니다.
담넘어 살짝 봤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많이 언급된 인물이
바로 우암 선생이라고 합니다.
무려 3000번 정도가 나온다고 하니
조선시대에서
그의 무게감을 느낄수가 있지요.
구름의 그림자가 맑게 비친다는
제 2곡인 운영담의 겨울 풍경은
그저 환상적입니다.
오늘은 9곡중 4개를 보았습니다.
나머지 경천벽, 읍궁암,
능운대, 와룡암, 파천 등은
다음번에 찾아봐야 할것 같네요.
국립공원 매표소는 모두
시인마을로 변경이 되었지요.
오늘은 운이 좋게도
소담스럽지만 세찬 바람이 없는
힘들지 않은 눈을 실컷 맞은
산행길이었습니다.
눈이 내린 자연은
그저 세상을 밝음과 어둠
아니 흰색과 나머지 색으로
나누어 줍니다.
그런 자연속에 있으면
마음속 모든것들이 단순해 지지요.
제가 그 산길을 걸으며 얻은것은
바로 가벼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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