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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3차 대전둘레산길잇기 2구간 산행이야기

by 마음풍경 2007. 2. 11.

올 겨울 특히 2월은 너무나 포근합니다.

 

동해 바다에는 한류성 어종인 명태보다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가 풍년이랍니다.

 

온난화, 엘리뇨 등 자연의

파괴로 인한 현상이지요.

 

하여 항상 대전둘레 산길을

걸으며 느끼는 거지만

도시의 황폐함을 막아주고

자연성을 유지하게 해주는

대전을 둘러싸고 있는 이 산들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토요일로 변경하고 2번째 산행인데

지난번 1구간 못지않게 많은 분들이

함께 산행에 참석하셨습니다.

 

9시 조금 넘어 금동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작년 2차때 안산쪽에서 오다가 알바를 해서

이곳으로 오지 못하고

양지말 마을쪽으로 내려왔으니 

늘은 제대로 땜빵을 하는것 같습니다. 

 

 

 아들인 영돌이 이제 3월이면

고등학생이 되네요.

 

대전둘레를 하면서

부쩍이나 커버렸습니다.

 

마음도 함께 크길 바래봅니다.

 

날은 생각보다 흐려서

해가 달처럼 느껴지네요.

 

한적한 산길을 걷는 느낌은

참 편안하고 좋습니다.

 

날이 따뜻해서 봄이 오는

내음을 기대했는데

아직 빠른거겠지요.

 

푸른 싹들은 보지 못했습니다.

 

아직 아침 해가 해가 되지 못하고

여전히 달처럼 느껴집니다.

 

안개도 조금 끼여 있고요.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느낌입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다시금 생각합니다.

 

낙옆이 쌓인 산길을 줄지어 갑니다.

 

 산천의 봄은 흙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온다고 합니다.

 

얼음이 박힌 흙살을 헤치고

제 힘으로 일어서는 들풀들의

합창속에서 온다고 합니다.

 

이 산길을 걷는데 문득

봄이 기다려 지더군요.

 

 가까운 시일내에 이 회색빛 숲도

초록 빛이 완연한 풍경이 되겠지요.

 

 산에서 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왠지 외롭게만 느껴집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지만

자신 스스로의 발걸음을

걸어야만 갈 수 있는...

 

 재미난 굴참나무를 봤습니다.

 

살아 있을때는 보지못한 모습이지만

간벌을 위해 자르니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네요..

 

 멋진 하트 모양이지요.

함께하신 모든 회원님들에게

사랑을 보냅니다. ㅎ

 

 떡갈봉도 지나고 한참을 가니

11시 30분경에

지난번 산행때 알바를 했던

443봉에 도착합니다.

 

오른편으로 갔어야 했는데

완만한 능선이 있는

왼편으로 내려 갔었지요. 

 

개인적으로 완전 땜빵을 합니다. 

 

 오늘은 예쁜 꽃대신 재미난 나무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안산을 가기전에 12시 30분부터

20여분간 점심식사를 합니다.

 

바람이 제법 차갑게 불어

차가운 손을 비비며

나눠먹는 식사 시간은

날마다 먹는 밥이지만

참 특별한 느낌이지요.

 

 식사도 마치고 세찬 바람이 부는

산행 길을 계속합니다.

 

안산으로 오르는 길은

제법 가파르더군요.

 

작년에 이 길을 편하게 내려왔을텐데

이번에는 힘들게 올라갑니다.

 

같은 길인데도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산길에서

생각에 따라 또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인생의 모습을 느낍니다.

 

 안산 능선길은 참 편안한 길입니다.

대전과 충남의 경계이기도 하고요.

 

 드문 드문 빗방울도 떨어지고

흐린 날이 계속됩니다.

 

하지만 이 회색의 색감도

화려함 못지않게 깊이가 있더군요.

 

 1시 30분경에 먹치에 도착했습니다.

 

2차때 왔을때는 도로 공사 중이었는데

이제 전부 마무리가 되었더군요.

 

 올려다본 만인산쪽 풍경도 하늘로 솟은

나무만큼이나 시원하게 다가오네요.

 

 모두들 먹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동그랗게 모여 있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먹치재는 해발 315미터 정도로 

오늘 산행은 300미터에서 500미터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산행인 것 같습니다. 

 

샤카님과 이상은님이 무언가를

열심히 담고 계시네요. 

 

먹치길을 올라서서 만인산으로 향합니다.

 

먹치에서 1시간을 가파르게 올라서니

537m의 만인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하늘이 참 푸르데요.

 

언제 비가 오고 안개가

끼였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새하얀 뭉게구름이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시선을 남서쪽으로 돌리니

멀리 대둔산이 성큼 다가오네요.

 

 

 오늘 산행에서 최고의 풍경을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만인산 정상은 봉화대가

있던 곳이랍니다.

 

하긴 사방으로 트여 있으니

지리적으로 좋은 장소였을것 같네요.

 

 만인산 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보고

이제 태실을 향해 내려섭니다.

 

 지나는 산객의 소망을 하나 하나

쌓은 돌탑을 지납니다.

 

다른 돌탑과는 다르게

비대칭적인 모습이네요.

 

 오늘 2구간 산행중 처음보는

대둘 이정표여서 더욱 반갑습니다.

 

 대둘 산행에서 가장 스릴?있는 코스이지요. 

 

 씨줄과 날줄이 이어지는 모습처럼

이 줄들을 보며

다양한 인연으로 이어지는

삶을 생각했습니다.

 

 3시경 도착한 태실입니다.

당초보다 1시간이나 빠르게 왔네요.

 

 전 노란색을 가장 좋아하는데

대둘 시그널이 노란색이라 참 좋습니다.

 

 풍성하지는 않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시산제 차림입니다.

 

올 한해도 모두 안전하고 행복한

산행이 되길 빌어봤습니다.

 

 이제 시산제도 마무리 짓고

만인산 자연휴양림 길을 내려섭니다.

 

시산제 시 증약막걸리에 돼지수육을

몇점 먹었더니만 기분이 알딸달한게..

모든게 행복하게 보입니다. ㅎ

 

그리고 여전히 하늘은 나의 눈을

그리고 가슴을 사로잡습니다.

 

 저 구름에 누워 좋을 꿈이라도

한바탕 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계족산의 모습이

기존에 보던 모습과는 달라보입니다.

 

돌아오는 봄에는 저곳 능선을 걷겠지요.

 

 봄이 가장 먼저 오는 곳은

사람들이 가꾸는 꽃뜰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들판이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빼았는 꽃이 아니라

이름 없는 잡초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습니다.

 

2구간 산행은 차갑게 흐르는 바람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산행이 아니었나 합니다.

 

신영복님의 글을 읽으며

희망의 봄을 기다려봅니다.

 

아직은 희망을 꿈꿀 수 있기에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