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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봉화 청량산 단풍길 - 하늘다리를 건너 청량사에 머물다.

by 마음풍경 2008. 11. 2.

 

경북 봉화 청량산(870.4m)

 

 

입석 ~ 금탑봉 ~ 경일봉 ~ 자소봉 ~ 하늘다리 ~ 장인봉(의상봉) ~ 농가 ~ 병풍바위 ~ 청량사  ~ 청량폭포

(약 11km, 5시간)

 

 

청량산은 경북 봉화에 있는 도립공원으로 기암과 단풍의 절경으로 유명한 산입니다.

그리고 구름으로 산문을 지은 청정도량이라는 청량사의 운치는

청량산의 가을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깊이 있게 하지요.

 

 

11월의 첫날인데 새벽부터 안개가 자욱합니다.

 

대전IC에서 7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10시 40분경에 청량산 입구 팔각정에 도착합니다.

 

과거에는 이곳 봉화를 오려면 오지중에 오지였는데 이제는 3시간이면 올 수 있는 가까운 곳이 되었네요.

 

산행을 시작하려니 안개가 조금씩 걷히고 가을 햇살이 계곡으로 비추네요.

 

안개 사이로 비추는 햇살은 또 다른 자연의 감동을 선사합니다.

 

 

산행 시작점인 입석까지 버스가 갈 수 없어 계곡을 따라 길을 걷습니다.

 

단풍이 다소곳하게 내려앉은 맑은 가을의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ㅎㅎ 오늘도 여러번 좋다는 말을 반복할것 같네요.

 

약 1km정도 걸어오니 입석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11시 10분경에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 길 건너편으로는 축용봉과 청량 산성이 있지요.

나중에 1박 2일로 와서 넉넉하게 이곳을 가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안개가 걷히면서 파란 하늘도 가득하고 군데 군데 구름 풍경도 화사한 느낌입니다.

 

입석에서 자소봉까지는 약 2.3km가 됩니다.

 

고도를 높이니 청량사 계곡의 운해 풍경이 감동으로 다가오네요.

 

마음이 가득해지고 편해지는 느낌입니다.

 

10여분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오늘 만나야할 여러 봉우리 중 첫번째인 금탑봉과 응진전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본 건너편 능선은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은 느낌이지요.

 

화려한 단풍보다는 때론 이처럼 희미하면서도 담백한 느낌의 가을이 좋기도 하네요.

 

멋진 운해의 풍경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발아래 머물러 있고요.

 

참 고요한 가을 아침 햇살이네요.

 

경일봉을 향해 오르는데 청량사 건너편의 연화봉이 멋진 자태를 보입니다.

 

그리고 최고의 조망대라는 어풍대에 서서 청량사의 속살을 오랫동안 감상합니다.

 

신선들이 사는 곳이 이와 같을까요. 좋네요.

 

잠시동안 신선의 세계를 본 느낌입니다.

 

신라 명필 김생이 10년동안 수도했다는 김생굴을 가지않고 바로 경일봉쪽으로 향합니다.

나중에 또 왔을 때 새롭게 만나야 할 인연도 필요하겠지요.

 

경일봉까지는 가파른 오르막이지만 주변 풍광이 너무나 멋지네요.

 

오늘은 산에 속하기보다는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시간이어야 하나 봅니다.

 

사람의 인연과는 달리

산은 항상 거기에 같은 모습으로 있어 마음이 넉넉해 집니다. ㅎ

 

금탑봉에서 40여분 오니 경일봉에 도착하네요.

 

이제부터는 능선을 타고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는 시간이겠지요.

 

일명 보살봉으로 불리는 자소봉이 우뚝합니다.

 

 

물론 계곡쪽 능선의 가을 분위기도 가슴에 담습니다.

 

자소봉 앞서 봉우리 하나를 우회하지 않고 네발로 올라서니

눈앞에 자소봉이 성큼 다가섭니다.

 

 

저 멀리 선학봉도 바라보입니다.

 

멋진 봉우리들이 이어지는 모습이 청량산 능선 길의 묘미가 아닌가 하네요.

 

 기암 봉우리 주변도 모두가 멋진 조망처가 되지요.

 

 

철계단을 올라 12시 50분경에 자소봉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은 그저 행복한 조망이 가득한 시간입니다.

 

그저 시선만 돌려도 멋진 풍경이 보여지니요.

 

계단길을 되돌아 나와 만나는 탁필봉은

마치 자갈들을 시멘트로 버무려 만든것 같아 보입니다.

 

 

연적봉에 올라 바라본 자소봉의 풍경이 능선상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경치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기암들이 도열해있는 것 같은 주변 풍경은 말할 필요가 없고요.

 

 

 

자소봉을 되돌아가지 않고 넘어가니 1시경에 연적고개를 지납니다.

 

안개가 걷히니 하늘이 구름 한점없이 맑습니다.

 

이어 뒷실고개도 지나고요. 능선상에서 바로 청량사로 내려서는 산길이 많습니다.

 

그리고 최근 개방한 하늘 다리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 긴 거리는 아니지만 흔들림이 있어 약간의 스릴도 있지요.

 

다리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도 참 시원하고 아름답습니다.

 

 

수직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풍경이 멋진 자연의 수묵화를 보는 느낌입니다.

 

청량산의 바위들은 주왕산의 바위들과 많이 흡사하지요.

 

 

 건너편 축융봉 능선은 이곳과는 다르게 넉넉한 모습입니다.

 

자란봉과 선학봉을 이렇게 쉽게 건너갑니다.

다리가 없으면 한참을 내려서서 다시 올라서야 하는데

현수교라서인지 자연을 크게 해치지 않아 좋네요.

  

하늘다리라는 이름이 주변 절경과 참 잘 어울린다 생각해 봅니다.

 

하늘다리를 지나 늦은 식사를 하고 청량산 최고봉인 장인봉을 향합니다.

 

오늘 마지막 봉우리이자 최고봉인 장인봉에 2시경 도착했습니다.

휘돌아오니 이곳을 오는데 3시간 가량 걸렸네요.

 

신라 명필 김생 선생의 글씨도 봅니다.

 

정상 기념 사진도 한장 남겨봅니다. 

 

보통은 정상에서 되돌아 가야하나 조망대를 거쳐서 휘돌아 가기로 합니다.

 

발아래 펼쳐지는 낙동강의 흐름도 좋고

 

가을 단풍이 내려앉은 정취도 참 아름답네요.

 

왠지 바라만 봐도 가슴이 저려오는 풍경이네요.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한 채

전망대를 지나 바로 청량폭포로 내려서는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내려서는 길은 낙엽이 미끄럽고 또한 제법 가파르고요.

 

지나온 풍경과는 다르게 여느 평범한 가을 산길의 느낌입니다.

 

하지만 하산길이 지루해지면 뒤돌아 하늘 한번 바라보면 마음이 다시 상쾌해지지요.

 

 한참을 내려서니 농가가 나오고 직진하면 청량폭포로 바로 내려서지만

청량사를 가기위해 좌측 길로 농가를 가로질러 갑니다.

콩타작이 한참이어 건너가길 망설이고 있는데

그냥 건너가라고 친절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지붕에 널려진 곶감처럼 참 인심이 넉넉하신 분들이십니다.

 

 이런 멋진 풍경을 배경삼아 살고 있어 그런 넉넉함이 계신것 같네요.

 

농가를 오기전까지는 사람들로 이어가는 번잡한 산행이었는데

이곳으로 들어서자 거짓말같이 너무나 조용하고 황홀한 산행길이 나타납니다.

그 길을걷는데 지난 봄 욕지도의 해안 절벽길이 생각나더군요.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연화봉인가요. 멋진 소나무에 멋진 봉우리입니다.

 

역시 오늘은 그 산에 속하지말고 이처럼 먼발치에서 바라봐야 하나 봅니다.

 

산에서 보는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의 모습도 오늘은 처음인것 같네요.

 

산길만이 매혹적인것이 아니라 멋진 주변 풍경에 입을 다물 수 없습니다.

거기다가 사람까지 없이 한적하니 이 모든 아름다움을 제가 몽땅 가진 기분이고요.

 

 

병풍바위의 풍경은 중국의 어느 유명한 산을 보는 느낌이네요.

 

 

이 길을 걸으면서 이런 멋진 풍경을 볼지는 생각하지 못했네요.

저는 이 길을 "홀로 청량사 가는 길"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하늘다리도 이곳에서는 더욱 멋진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늦가을의 운치가 있는 길을 걸은것 만으로도 행복한데

생각치 않은 멋진 풍경을 보니 행복이 가슴에 가득하네요.

 

 

아스라한 가을의 햇살이 잠시동안 마음을 뺏기도 하네요.

 

하늘에 구름 한점 그리고 멋진 봉우리의 조화로운 풍경도 참 좋습니다.

 

 혼자만의 산길을 마무리 해야 하나 봅니다.

3시경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청량사 오르는 길에 도착했으니요.

 

 

사람들로 붐비지만 가을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네요.

 

 

정말 이름처럼 청량한 산사입니다.

 

너무 주변 경치에 빠져서인지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하여 안심당에서 차 한잔 마시는 여유는 다음으로 기약합니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문구가 참 좋습니다.

 

산사의 주변 풍광을 바라보기에도 바쁘네요.

 

 

정말 청량이라는 이름이 딱 맞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가을 햇살을 가득 머금고 있는 금탑봉의 풍경을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한참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아쉽지만 청량사를 내려섭니다.

 

 

주차장으로 나오는 길에 바라본 청량 폭포는 가물어서인지 물이 말랐더군요.

 

11월 첫째날 다녀온 청량산과 청량사의 늦가을 정취는 역시 오래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여유로움과 행복함을 가득 가슴에 담아왔으니요.

버스에서 읽은 정희성 시인의 시중 오늘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한 시가 또 있네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 한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네

 

 11월이라고 가을이 사라진것은 아니네요.

청량산에는 더더욱 ...

 

 

[관련] 봉화 청량산성 길 - 단풍으로 화려한 청량산 조망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