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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광양 청매실농원길 - 매화 꽃과 함께 봄을 거닐다.

by 마음풍경 2009. 3. 22.

 

광양 청매실 농원길

 

 

 오랜만에 매화꽃 풍경 한아름 가슴에 담기위해

섬진강 흐르는 광양 청매실 농원을 찾아갑니다.

 

섬진간의 본래 이름은 모래내, 다사강으로 모래가 많은 강이었나 봅니다.

 

 

두꺼비 섬자를 쓰게 된 것은 고려 우왕때 수십만의 두꺼비가 왜적을 몰아냇다고 해서

그 이후로 섬진강이라고 했다 하고요.  그때에는 두꺼비도 애국자였네요. ㅎㅎ

 

 

섬진강하면 마음이 왠지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휴~~ 다음주 까지 매화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광양 매화마을의 대표적인 농원이지요.

과거 문화관광부에서 국내 관광 위원회 위촉 행사에 참석했을 때 홍쌍리 여사를 뵌적이 있었지요.

 

 

푸릇 푸릇한 새싹과 어우러지는 하얀 매화꽃들이 참 곱습니다.

 

 

 

 

매실 장아치를 담기위한 장독들도 많고요.

 

 

 

 

순백색의 잎과 소줍은 듯 빨간 볼과 같은 매화 꽃의 소박함..

 

 

섬진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풍경 하나만 보고 있어도

이곳을 찾아온 보람이 있네요.

 

 

 마치 눈꽃처럼 피어있는 매화꽃을 보니 지난번 무등산에서 봤던

새하얀 눈꽃 풍경이 생각나더군요.

 

 

지난 겨울 무등산에서 눈꽃을 보며 매화꽃 풍경을 떠올리고

이곳 매화풍경을 보면서는 지난 무등산의 눈꽃 풍경을 다시 생각나게 하고..

 

 

마치 여름 날씨같은 화창한 하늘도 참 좋고요.

 

 

자유로운 여행자의 마음이라서 일까요.

참 여유롭고 넉넉한 시간입니다.

 

 

어김없이 봄이면 피어오르는 꽃들의 모습에서

계절의 의미를 다시금 느껴봅니다.

 

 

매화꽃이 피면

그대 오신다고 하기에

매화더러 피지 말라고 했어요

그냥, 지금처럼

피우려고만 하라구요.

 

    - 김용택 "매화" -

 

 

 

 

매화꽃이 반겨주는 길을 걷는 사람들의 마음도 온통 꽃들로 가득하겠지요. 

 

 

 

 

멀리 악양의 성제봉도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과 산 그리고 매화꽃이 참 평화롭고 아늑합니다.

 

 

초기집 위로 피어오는 꽃들의 향연..

보고만 있어도 그저 행복하네요.

 

 

너무나 아름다워 때론 가슴이 저리기도 하지요.

 

 

땅에 떨어진 매화 꽃잎...

문득 천년학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눈먼 소리꾼 송화가 자신을 소실로 데리고 살았던

노인의 죽음을 보며 부르던 흥타령의 곡조를 떠올려 봅니다.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 나도 꿈속이요 이것저것이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그때 바람에 날리던 매화 꽃의 낙화 풍경..

참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영화 장면이었네요.

 

 

 언젠간은 한번은 맞이해야할 죽음을

그처럼 아름답게 맞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물론 그런 아름다운 죽음앞에는 그에 못지 않는

아름다운 삶이 있어야 하겠지요.

 

 

그래야만 아름다운 낙화의 모습처럼

죽음의 모습도 아름답지 않을까요.

 

 

 

 

애구 이처럼 멋진 풍경을 보면서 괜히 죽음을 깊게 생각했나 봅니다.

 

 

여하튼 매화 꽃잎 수북하게 떨어진 작은 길을 걷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ㅎㅎ 매화꽃에 기죽어일까요. 주변 한적한 곳에

제비꽃도 조용 조용 피어있네요.

 

 

잠시 숲속에 앉아 매화 꽃 향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지요.

 

 

눈부시게 하얀 매화 풍경속에서

 

 

 그리고 조망이 트이는 바위에 올라

시원한 바람과 조망을 함께 하니 제 마음까지도 시원해 집니다.

 

 

다음주에 성제봉에 갈 예정인데..

이처럼 먼발치에서 먼저 바라보게 되네요.

 

 

매화꽃 길을 조용 죠용 걸어봅니다.

 

 

너무 아름다워 가슴이 탁 막힐것 같네요.

 

 

마치 꿈결 속에 있는 느낌이고요.

 

 

영원히 꿈이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이 꿈속에 오래 오래 머물고 싶고요.

 

 

걷고 또 걸어도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집니다.

 

 

애잔한 풍경 또한 더욱 눈에 가까이 다가오고요.

 

 

이런 풍경 하나 가슴에 온전히 담고 싶습니다.

 

 

삶이란 그리 거창한게 아니라

그저 이처럼 소박하고 순박한 모습이겠지요.

 

 

지나친 욕심때문에 그 모습이 온전히 보이지 않아서겠고요.

 

 

퇴마루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풍경의 일부네요.

 

 

무덤가 옆 작은 오솔길..

 

 

마치 저 세상으로 넘어가는 길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근데 그 저승길이 이처럼 편안하고 포근하게만 느껴질까요. ㅎㅎ

 

 

바라보면 먼 산처럼

아득하기만 한 인생이지만

잠시 이처럼 풍요로운 꽃과 함께 하니

마음이 참 아름다워지는 느낌입니다.

 

 

청매실 농원을 뒤돌아 나오는데

어느 식당 스피커에서 노래 한곡조 나오네요. ㅎㅎ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은 못노나니
   화무는 삼일홍이요
  달도차면 기우나니라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화란춘성 만화방창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ㅎㅎ 김용택 시인의 만화방창이라는 시를 생각했는데 만화방창이 이런 노래에도 있었네요.

 

삶도 봄꽃처럼 피었다가 가을 낙엽되어 스러지는 것과 같이 유한하겠지요.

우리네 인생도 후회하지 않고 살려면 어찌 살아야 하는 걸까요.

매화농원을 뒤돌아 나오면서 그런 물음이 자꾸만 발길을 붙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