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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남해 응봉산 바다조망길 - 유채꽃 가득한 다랭이 마을

by 마음풍경 2009. 3. 29.

 

남해 응봉산(설흘산) 바다 조망길

 

 

 

지난주 섬진강 매화마을로 해서 남해 다랭이 마을로 봄맞이 여행을 다녀왔는데

산에서 바라보는 남해 바다의 조망이 자꾸만 생각나

이번주에 또 다시 남해로 오게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봄의 기운은 더욱 완연하네요.

 

 산행 들머리인 사촌 마을의 푸릇하고 씩씩한

마늘밭의 풍경이 참 좋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돌담길을 걸으며 산행을 시작하는 기분이

오늘 산행이 왠지 포근할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대전에서 이곳까지 열심히 달려와도 3시간 30분이나 걸리는 먼거리지요.

늦은 11시 30분경에 산행을 시작합니다.

 

날은 바람도 불고 생각보다 따뜻한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생~~ 막걸리라.. 한잔 땡깁니다. ㅎ

하지만 병채로 팔아서 맛보지는 못했네요.

한잔씩 팔아도 좋을텐데요. 쩝

 

뒤돌아보니 사촌마을과 밭들이 거북 등 모양처럼 재미나게 보이네요.

 

사촌 마을 건너편 시루봉과 하늘로 솟아오르는 구름 풍경도 참 좋습니다.

 

산의 고도를 높일 수록 세상의 풍경은 레고같은 모습으로 변합니다.

근데 레고라는 표현이 너무 공돌이 같은 표현인가요. ㅎㅎ

 

기실 우리가 날마다 부대끼며 힘들게 사는 세상도

이처럼 평화롭고 아름답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배를 타고 온 섬은 아니지만 섬산행 같은 풍경이 이어집니다.

 

발아래 귀엽게 보이는 향촌 마을도 그 이름처럼 풋풋하네요.

 

물론 사촌 마을 풍경 또한 산행 내내 반가이 안겨주고 픈 모습이고요.

 

응봉산까지는 약 2.5km 남짓한 거리입니다.

하여 오늘 산행은 그저 멋진 조망을 보는 산책이라고 할까요.

 

올 봄 산행에서 처음 진달래를 만납니다.

 

멋진 바다 조망을 배경으로 피어오른 작은 진달래 군락..

 

진달래꽃은 여느 꽃보다 더욱 정감이 가는 꽃입니다.

그다지 화려한 색감은 아니지만 머리에 꽃 하나 꽂고 싶은 마니 아파인가요~~ ㅎㅎ

 

 해안선을 따라 하얀 포말을 내며 배 하나 지나갑니다.

 

저 바다 건너 땅은 여수 돌산인것 같은데 너무 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긴 사람의 거리도 생각에 따라서는 한없이 가까울 수도 있고

또 아득하게 멀 수도 있는 것처럼 다 마음에 달린거겠지요.

 

암릉 지대 조망처에서 바라본 풍경은 정말 시원하고 아름답습니다.

 

산행한지 1시간이 지나서 이곳에서 식사를 합니다.

이런 멋진 조망을 보며 먹는 밥은 정말 꿀맛입니다. ㅎㅎ 

 

 한마리 새가 되어 날고픈 마음..

애구 그런데 밥을 너무 많이 먹었나 봅니다.

넘 무거워서리 날 수가 없을것 같네요. ㅋㅋㅋ

 

그냥 이대로가 좋습니다.

가벼워지는 몸과 마음이 느껴지니요.

 

옅은 파스텔 느낌의 하늘은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오늘도 역시 좋다 너무 좋다

아름답다.. 시원하다는 말밖에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제 다시 저 바위를 넘어 산행을 이어가야지요.

 

1시 20분경에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주변 풍경은 다시 기다렸다는 듯이 새롭게 피어납니다.

근데 능선의 왼편은 산 풍경이 펼쳐지고

 

오른편은 바다의 시원함이 가득합니다.

ㅎㅎ 여느 섬 산행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색다른 경험이지요.

 

 물론 산과 바다의 풍경을 한꺼번에 볼 수도 있지요.

 

이곳 첨봉 암릉지대가 오늘 응봉산과

설흘산을 잇는 산행 중 가장 하일라이트인것 같습니다. 

 

응봉상으로 이어지는 이 멋진 암릉의 풍경이 참 시원합니다.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데 안전 시설도 잘되어 있고요.

 

  바다를 배경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걷는 기분은

마치 하늘을 나는 느낌입니다.

 

뒤돌아봐도 황홀한 풍경이 펼쳐지고요.

 

가야할 길도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바다와 산길이 이처럼 멋진 조화를 이루는 곳이 있을까요.

 

오늘 이 산과의 만남이 우연처럼 보여도 기실 깊은 인연이 있는 거겠지요.

 

바람처럼 스쳐지나는 인연에도 영겁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처럼 많은 감동과 기쁨을 주는 만남이라면

얼마나 많은 인연이 겹겹이 쌓여있을까요.

참 소중한 인연입니다.

 

하늘로 피어오르는 진달래 꽃

 

그 꽃 한다발 내 삶의 소중한 인연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저 바다도 그리고 저 하늘도 마치 내 것인양

그 또한 온전히 내주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것은 바라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기쁩니다. 

아름다운 사람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있고 함께 일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꽃, 아름다운 풍경이

꼭 내 것이 아니어도 관계없습니다.

그것들이 거기 그렇게 있고,

내가 아름다운 그 것을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쁩니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가식 없는 사람의 진실한 언행이 보여주는 아름다움,

꾸미고 만들어낸 아름다움이 아닌

순수한 아름다움, 그런 풍경, 그런 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자주 만나고 싶습니다.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박수를 보내고,

아름다움과 하나 되어 있고 싶습니다."

 

                                - 도종환 시인의 글 중에서- 

 

 

이런 저런 생각과 풍경에 취해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벌써 응봉산 정상이네요.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설흘산도 넉넉하게 다가오지요.

마치 남덕유산과 마주보고 있는 서봉에서 바라보는 느낌이 듭니다.

 

 ㅎㅎ 산사이로 바다가 보이니 바다가 아니라 호수같고요.

 

바다와 산의 조화로움이 이처럼 시원하고 멋질 수가 있을까요.

 

육조바위 너머 다랭이 마을도 보입니다.

 

정말 동화 나라의 풍경을 보는 느낌입니다.

참 아늑하고 평화로워 보이지요.

물론 길에는 차들이 즐비하지만서도. ㅎ

 

당초 설흘산까지 이어가려 했으나 멋진 풍경을 천천히 음미하고자

바로 가천 마을로 내려서는 아주 짧은 코스를 선택합니다.

 

 ㅎㅎ 갑자기 무릎이 좋지 못해서인지 다리 또한 그리 하라고 도와주네요.

 

하나를 포기하니 하산하는 발걸음은 더더욱 여유롭지요.

 

하긴 저 아름다운 하늘이 갑자기 사라지지 않을것이고

 

저 바다 또한 육지로 변하지는 않겠지요. 

 

하니 여유롭게 이런 멋진 풍경들을 온 가슴으로 담고

느끼고 하는 행복감이 더욱 소중합니다.

 

오호라 그덕분에 길가에 피어있는 봄 야생꽃도 만나게 됩니다.

뱀딸기 꽃 같기도 한데..

 

그리고 내려서는 길에

아~ 참 느낌이 좋은 조망처를 만납니다.

 

이 풍경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기분이 좋은..

 

작은 풍경 하나 하나가 가슴에 콱 박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네요.

 

하여 잠시 그자리에 앉아 햇살에 반짝이는 풍경 하나 가슴에 담아봅니다.

 

사랑이란 작은배 하나

이미 바다로 띄워졌네..

 

박기영의 비나리 노래 한 소절 입으로 중얼거려봅니다.

 

그저 이곳에 누워 하늘 바라보며 한잠 자고픈 생각만 가득하네요.

 

 잠시동안이지만 세상의 아픈 시름도 잊고

이런 저런 무거운 고민들도 내려놓습니다.

 

아~~

참 행복합니다.

그저 행복합니다.

 

ㅎㅎ 하지만 시간의 제약이 있는게 세상사겠지요.

하여 다시 다랭이 마을 풍경을 위안삼아 내려섭니다.

 

몇걸음 내려선것 같은데 멋진 응봉산 암릉 능선도 이제 머리위로 보이네요.

 

그 아래 유채꽃은 어찌나 아름답던지...

 

3시 조금 넘어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3시간 30분 남짓한 짧은 산행이었지만

긴 여운과 여유로움이 가득한 시간이었네요.

 

딱 1주일전에 온곳이지만 산행을 해서일까요.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벚꽃도 피고 모든게 더욱 풍요롭게 느껴지고요.

 

하여 다시 마을 아래 바닷가로 내려서봅니다.

 

작은 섬 소치도를 바라보며 바다의 소리를 듣습니다.

 

쏴아~~ 쏴아~~

산에서는 새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더니

이곳에서는 바다의 소리가 내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내게 남은 삶도 오늘만 같다면 참 행복하겠지요.

그런 행복을 소망하고 꿈꿔봅니다.

 

ㅎㅎ 왠지 하트 모양으로 보이는 것은 내 눈의 착각일까요.

그런 마음으로 살고프네요.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오후 봄 햇살에 살랑거리는 유채꽃이 무척 정감이 있습니다.

 

아직은 내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있어 행복합니다.

그런 눈이 열려있어 참 많이도 행복합니다.

 

행복이라는 꽃다발 한아름 가슴에 담고

남해 바다로 찾아간 봄 산행의 추억을 마무리 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