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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대청호반길 1코스 - 정취있는 로하스 Happy road

by 마음풍경 2010. 8. 29.

대청호반길 1코스 : 로하스 해피로드길

 

 대청공원 주차장 ~ Happy road ~ 호반가든 ~

대청교 ~ 대청댐 왕복 ~ 대청공원 주차장

(1코스 : 6km, 2시간 소요)

 

무더위와 함께 비가 많이 옵니다.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

오전에 가볍게 걷기를 하기위해

대청호반길 1코스를 택해

대청댐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는 눈에 익숙한

대청호반길 안내도입니다.

 

 순서대로라면 1코스를

제일 먼저 왔어야했는데

걷는 거리가 짧다보니

조금 뒤로 밀려있었네요. 

 

오늘 1코스를 걷고나면

이제 4, 5코스 2개만 남게됩니다.

 

 비가 자주와서인지

잔디밭이 참 푸르고 맑게보이지요.

 

 대청공원에 수련 한송이가 피어있네요.

지난번 6코스 연꽃마을이 생각납니다.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624

 

[대청호반길 : 6코스] 화사한 연꽃 정취 가득한 대청호 산책길

대청호반길 6코스 길>연꽃마을 길>  추동자연생태관 ~ 전망좋은곳 ~ 취수탑 ~ 황새바위 ~ 연꽃마을 ~ 주산동(6코스 : 11km, 3시간 20여분 소요) 무더운 여름에 화사하게 피는 꽃은 연꽃이지요. 하여

sannasdas.tistory.com

 

 금강변을 따라

본격적인 걷기를 시작합니다.

 

 길이 모두 나무데크로 되어있어

걷기에 무척이나 편하지요.

 

 "낙서대신 추억을 남기세요"에

글을 남기고 싶었는데

글을 쓸 도구가 없더군요. 

 

 흐르는 강물에서

비릿한 강내음이 풍겨옵니다.

 

 흐린날이라 그런지 날도 덥지않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주네요.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이창동감독의 영화 "시"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아네스의 노래"라는 시를 

읊어보고 싶어집니다.

 

그곳은 얼마나 적막할까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좋아하는 음악 들려올까요.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 소리 들리고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을까요

한 번도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을까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해야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 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이제 어둠이 오면  

촛불이 켜지고 누군가 기도해줄까요.

 

 하지만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당신을 축복하리.  

 

마음 깊이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머지 않아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 시간이 오겠지요.

 

계절의 변화는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벌써 밤송이도 탐스럽게 자라고 있네요.

 

 강물이 흐르는 길을 따라

나도 함께 흘러가는 느낌입니다.

자연스럽게 흐른다는 느낌...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안그래도 한적한 느낌이 좋은데

거기에다 비까지 내려주니

잔잔한 정취는 느낌이 더욱 커지네요.

 

호반가든까지 1.5km 거리를

거의 다 온것 같습니다.

 

 활짝핀 배롱나무꽃이 반겨주네요.

 

 호반가든에서 커피 한잔하고픈데 

이른 시간이라 오픈은 하지 않았겠지요. 

 

 아쉽지만 이곳에서 되돌아가야합니다.

2011년까지 금강 로하스 산호빛 공원까지

7km 로하스 해피로드길이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그리되면 산호빛공원에서 대청댐까지

약 10km의 좋은 길이 완성이 되겠네요.

 

 같은 길이라도 보는 시선에 따라

전혀 느낌이 다른 길이 되지요.

 

 빗방울이 조금씩 세차지네요.

물위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어린시절에는 처마끝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했었는데..

 

 정려각을 들려보려 했는데

풀이 우거져서 가보지는 못했네요.

 

 먼발치에서나마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산다는 것에는 외로움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걸까요.

 

 가끔씩 길을 걷다가 느껴지는

고독 그리고 외로움.

 

 외로움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슬픈거라는데

 

 별이 빛나는 것은 어둠이

배경이 되어 주기 때문이고

꽃이 아름다운 것은

땅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고

연어떼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 안도현의 <연어> 중에서 -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이치를 안다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자연의

일부임을 안다는 뜻이다.

 

                            - 안도현의 <연어> 중에서 -

 

 이 동네 아이들은 참 좋은 배경을

가지고 사는것 같지요. ㅎ

 

 빗소리를 들으며

길을 계속 걷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3km 거리를 여유롭게 걷는데

1시간이 걸리네요.

 

 이제 대청댐 방향으로

길을 이어가야지요. 

 

  대전 출생인 이덕영 시인의

"신탄진"이라는 시비가 있네요. 

 

江이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江가에 가득한 밀밭 위로
바람이 넘치고 있었다
흰 모래톱에 던지는 돌팔매
하늘 위의 몇 마리 새들과
무심한 물결이
 빈 가슴에 들어와
어둠을 허물고 있었다
키큰 밀밭 사이로
지남 밤의 하찮은 불면이
구름 처럼 사라저 가는 것이
보였다.
 

 

 대청호반길 안내 화살표를

오늘 처음 보네요.

 

 대청댐위로 현암사도 보입니다.

이곳에서 대청댐 방류 모습을 보면

가장 좋은 장소인것 같습니다.

 

벌써 가을의 느낌이

가득 배여있습니다.

 

 사무친다는 게 뭐지?

아마 내가 너의 가슴 속에

맺히고 싶다는 뜻일 거야.

무엇으로 맺힌다는 거지?

흔적 .......지워지지 않는 흔적.

 

                            - 안도현의 <연어> 중에서 -

 

 늦가을에 이곳에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떨어진 낙엽을 벗삼아

커피 한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그나저나 올 늦가을에는

가야할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대청댐으로 가는 길은

일반 계단길이 있고

휘돌아가는 나무 데크길이 있습니다.

 

보라색 맥문동 꽃들이 반겨주고요.

 

 길위에 떨어져 있는

빗물에 젖은 낙엽..

정말 가을이 오나봅니다.

 

 대청댐 광장으로 올라섭니다.

 

 세찬 바람이 부는 대청댐을 걸어봅니다.

 

 현암사나 구룡산이 아니라

대청교를 이런 조망으로

바라볼 수도 있네요.

 

 

이제 더 이상 갈 길은 없고

역시 되돌아 가야합니다.

이곳을 개방하면 현암사까지

바로 걸어갈 수 있는

좋은 길이 될것 같은데..  

 

지금은 막혀있지만 아래 나무 데크를 따라

대청교쪽으로 길을 만들 수도 있을것 같고요.

 

 

 물 방류 모습을 보면 참 시원하겠네요. 

 

 댐으로 인해 생겨난 호수는

강물의 휴식처는 아닐까요.

 

 장수 뜸봉샘에서 시작해서

금강하구둑까지 약 400km의 천리길..

잠시나마 쉬었다 가라고..

 

 물전시관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도 참 좋습니다.

 

과거 대청호가 생기기전에 있던

압실 마을의 모습이라고 하네요.

 

 물 전시관을 나와 

되돌아 가는 일만 남은것 같습니다.

 

 가을 정취가 느껴지는 길도

다시 되걸어 보고요.

 

 바람의 소리를 듣습니다.

나무를 통해 느껴지는 바람 내음을..

고맙네요. 살아있음이..

자연이 내곁에 있음이..

 

 걷기가 다 끝나가니

비가 멈추네요. ㅋ

대청호반길과 비의 인연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편안한 좋은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강이 흐르는 정취있는 길이었고요.

 

안도현 작가의 연어라는 책을 보면

연어라는 말에는 강물의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다른 대청호반길과는 다르게

이 길에도 강물의 냄새가 가득 배여있더군요.

 

그리움, 이라고 일컫기엔 너무나 크고,

기다림, 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넓은 이 보고 싶음.

삶이란 게 견딜 수 없는 것이면서

또한 견뎌내야 하는 거라지만,

이 끝없는 보고싶음 앞에서는

무엇도 속수무책일 뿐이다.

 

살다가 살다가

그리움이 사무치게 못견딜 때

한걸음 한걸음

걸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흐르는 강이, 불어오는 바람이,

그리고 길가에 서있는 나무들이

그 그리움에 사무치는 마음을

달래줄 것 같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