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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남해 바래길-1코스 : 다랭이 지겟길

by 마음풍경 2011. 3. 21.

 남해 바래

제1코스 : 다랭이 지겟길

  

평산항- 유구철쭉군락지 - 사촌해수욕장 -

선구 몽돌 해안 - 향촌 조약돌 해안 -

향촌전망대 - 가천다랭이마을 - 가천초교

(16km, 6시간/휴식, 점심시간 포함)

 

 

남해 바래길은 4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코스인 다랭이 지겟길은

2,3,4 코스와는

떨어져 있는 구간이지요.

 

남해 바래길 1코스인

다랭이 지겟길은

남해군 남면의 평산항에서

가천다랭이마을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평산리 마을입구에서

버스를 내려

마을로 들어갑니다.

 

평산항은 아담한 포구입니다.

 

고려 선종 2년인 1085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하니

규모는 작지만

오래된 마을이네요.

 

일몰 풍경이 멋지고

봄이면 화가들이 모여들어

풍경을 스케치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항구 가까이에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느낌이 좋습니다.

 

평산 회관 옆쪽으로

바래길이 시작됩니다.

 

익숙한 안내판입니다.

 

작년 5월 여강길 이후 

참 오랜만에 걸어봅니다.

 

다랭이 지겟길을 표시한

거북이 모습이 참 귀엽네요.

 

다랭이 마을로 가는 지겟길은

뒷산을 넘어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시원한 바다의 조망이 펼쳐지는

걷기에 참 좋은 길입니다.

 

하늘을 보니 무지개 띠가

선명한 해무리가 떠있네요.

 

 달무리는 가끔 보는데도 대낮에

해무리를 보는건 처음입니다.

 

걷기의 좋은 징조인가 보네요.

 

 황토빛 마늘밭사이로

이어지는 길이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니 시원합니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이미 남해에는

봄이 와있는거겠지요.

 

푸릇 푸릇한 마늘도

이처럼 자라고 있으니요.

 

초입부터 마음에 드는 풍경이

펼쳐지니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층층이 밭을 일구려면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요.

 

 세상을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면

참 아름답다해도

삶의 고단함이 숨어있네요.

 

 소죽도라는 섬인것 같은데

마치 배 모습처럼 보입니다.  

 

 남해 바래길 바래지기의

전화 번호를 안내하는

멋진 나무 조각이지요.

 

주변에 화장실도 있고

쉼터도 있습니다.

 

 독살의 해안 풍경도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네요.

 

  이제 해안길을 잠시 접고

포근한 흙길을 걷습니다.

 

작은 고개를 넘어서니

유구마을이 나옵니다. 

 

 바닷 바람이 세차서일까요.

 

남루해진 바래길

깃발도 만납니다.

 

바다 마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돌담 풍경도

정겹게 다가옵니다.

 

 쉬엄쉬엄 거북이

걸음으로 왔는데도

2km를 넘게 왔네요.

 

 범머리에서 동산 방향으로

올라가 봅니다.

 

 언덕에 올라서니

죽도와 소죽도 등의

아름답고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지금까지 해안선을

따라 길을 걷다가

처음으로 숲길을

만나게 되었네요.

 

호두산 숲길을 걷습니다. 

 

 호두산 숲길은 과거 군초소

연락 길인것 같더군요.

 

주변에 군부대도 있고요.

 

 해안 풍경 길을 걷다가도

운치있는 숲길도 걷습니다.

 

 초봄이라 옅은 안개가 끼기에

풍경이 선명하지는 않아도

아스라한 느낌도

분위기 있게 다가옵니다.

 

영덕 블루로드 길로 그렇지만

요즘 해안가 길을 걷다보면

과거 군이 해안 경비를 섰던

흔적들을 자주 보게됩니다.

 

 이곳도 과거에는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곳이었겠지요.

 

 시원한 풍경이

펼쳐지는 곳에서

차 한잔해야겠지요.

 

커피믹스 하나와 등산용 컵

그리고 보온병 물이지만

궁색함보다는 낭만과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건너편에 독산이 바라보입니다.

 

호두산과 독산 사이에 만들어진

이름없는 해수욕장이네요.

 

양식장에서 나오는 물인것 같은데

물줄기의 모습이 계곡을 흐르는

풍경같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독산을 넘는

조릿대 길을 걷습니다.

 

오솔길을 넘어서니

해안선이

사촌해수욕장이 펼쳐집니다.

 

크고 작은 돌들이 깔린

해안선을 걷습니다.

 

 바다의 철석거리는 소리가

더욱 생생하게 들립니다.

 

참 선명한 색감이지요.

 

자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색감인것 같습니다.

 

 돌을 넘고 넘어 걷습니다.

 

마치 적벽강 주변의

변산 마실길을

걷는 느낌이 들더군요.

 

비릿한 바다 내음을 맡으니

내가 바다에 와있구나 하는

존재감이 새롭게 느껴지네요.

 

한적한 느낌의

사촌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의자에 앉아 쉬며

해수욕장을 바라보니

마음의 여유라 할까

아님 평화라 할까..

 

편안함이 파도처럼

밀려드네요.

 

 사촌 마을을 벗어나

향촌 마을로 가야지요.

 

거북이는 여전히 풀린 눈으로

힘든 표정이고요. ㅋ

 

 마을 입구에 매화꽃도

활짝 피었네요.

 

 동백도 금방이라도 필 듯이

꽃망울을 머금고 있고요.

 

 화려한 꽃의 계절이

금방이라도 다가올것

같습니다.

 

 사촌 마을의 당산 나무도

오랜만에 만나게 되네요.

 

 2년전 3월말에 이곳에서 시작해서

다랭이마을까지 설흘산을

등산한 기억도 납니다.

 

2년의 세월이라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가지요.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371

 

남해 응봉산 바다조망길 - 유채꽃 가득한 다랭이 마을

남해 응봉산(설흘산) 바다 조망길  지난주 섬진강 매화마을로 해서 남해 다랭이 마을로 봄맞이 여행을 다녀왔는데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369 남해 다랭이 마을에도 봄은 오네요.다랭이 마

sannasdas.tistory.com

 

고갯마루에서 보는 고동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촌 마을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사촌 마을을 빠져나와

선구 마을로 들어섭니다.

 

 이곳이 선구 몽돌 해안입니다.

 

몽돌 해안은 자르르 하면서

빠져나가는 바다 소리가 좋지요.  

 

 몽돌 해안을 걷다가

뒤돌아본 풍경도

그저 평온하기만 합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잠시 쉬는듯한

평온함이 가득하네요.

 

해안선은 선구마을과 향촌마을을

연결하기에 해안선도 2개 이름을

가지고 있나 보네요. 

 

이곳은 만나는 마을마다

자그마한 포구가 있습니다.

 

 해안선을 벗어나서

숲길을 걸어야 합니다.

 

해안선이 지겨울때가 되면

어김없이 숲길이 나오니

참 절묘한 타이밍입니다.

 

 숲길을 넘어오니

향촌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향촌 전망대를 내려서니

향촌 마을 전경이 나타나네요.

 

운치있는 마을 길을

따라 걷습니다.

 

 1024번 지방도를 가로질러

설흘산 능선쪽으로

길을 이어갑니다.

 

왼편은 설흘산이 이어지고

오른편으로는 바다가

펼쳐지는 길입니다. 

 

이 길이 오늘 걸어본 길 중

가장 바래길다운 길입니다.

 

 일부 길은 다녀본 길들과

많이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이 길은 바래길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길이라는 생각입니다.

 

장석남 시인의 글

하나 옮겨봅니다.

 

날로 더해가는,

저 사랑의 연합과도 같은

봄 파밭의 총기를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어서

머리 감고 길 나서자

사방에 가깝드라 바다와

수평선 가깝드라

 

 수평선이 내 입술에 들어와

메마른 노래를 갈아주니

빛들이 수면을

뚜드리며 건너오고

나는 군내 나는 옛이야기도

뜯어 펼쳐서

바다에 주고 다시는

갖지 않기로 하고

노을까지 더디게 더디게

걷기로 하네

 

 내 가질 사랑의 무게는

저 봄 파밭 빛깔의

그것이면 되리니

날마다 이마를 맵고

푸르게 깎으리

 

 적당한 조망의 위치에서

바다의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걷는

이 시간이 행복하기만 합니다.

 

 다만 그 매력적인 길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못하고

 거친 산길을 걸어야 하네요.

 

산길을 휘돌아 내려서니

다시 지방도를 만났습니다.

 

이제 차도를 조금만 걸으면

가천 마을이 나오겠지요.

 

오늘 바래길 1코스의 종점인

가천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가천 마을은 그 명성에 걸맞게

들어서는 입구도 매력적이네요.

 

몽돌 해안 풍경도 절경입니다.

 

해안까지 내려갈 수 있는

나무 테크길도 있더군요.

 

전망대에서 작은 섬 하나

외롭게 떠 있는

담백한 풍경 하나

렌즈에 담아봅니다.

 

이 풍경처럼 

삶의 마음도 비우며

살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마을 입구 길을 휘도니

다랭이 마을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가천다랭이마을은

 설흘산(481m)과

응봉산(412m)이 만나

바다로 흘러내리는

급경사 중간에 위치하기에

가파른 산비탈을 깎고

석축을 쌓아

계단식 다랑논을

일궜다고 하네요.

 

 석축 쌓기가 얼마나 힘들면

평생 두마지기 정도의

다랑논을 만들고 나면

허리가 버들가지처럼

휜다고 합니다.

 

 

 2년전에 왔을 때 보다

지붕에 예쁜 그림도 그려져 있고

건물도 늘어나서

복잡해진 느낌이더군요.

 

가천초교로 가면 바래길 1코스가

마무리되는것 같습니다.

 

애구 거북이도 걷느라

고생이 많았네요. ㅋ

 

 2년전 초봄에 2번이나 왔는데

2년이 지나서도 자연의 모습은

변함없이 그대로 입니다.

 

 아스라하게 펼쳐지는 바다도

여전히 담백한 모습이고요.

 

마을 위로 펼쳐지는 멋진

응봉산 바위 능선도 여전합니다.

 

다만 그때는 없던 나무 테크와

정자가 새롭게 생긴것 같습니다.

 

이곳도 노동이라는 모습보다는

관광이라는 삶의 형태로

바뀐건 아닐까요.

 

 과거에는 다랭이 밭의 풍경이

고단한 삶의 모습이었겠지만

 

 이제는 고단함의 흔적들도

관광상품화된것 같으니요.

 

하긴 삶이란게 늘

무거울 필요는 없겠지요.

오랜 세월 힘들었으니

가볍게 살 필요도 있을테니요.

 

유채꽃이 피기 시작하는

오솔길을 따라 2번째

정자로 가봅니다.

 

때론 정자에서 보는 풍경보다는

이처럼 그 정자를 바라보는 풍경이

더욱 가슴에 와 닿을 때도 있습니다.

 

 잘못하면 실제 봐야할

풍경은 보지못하고

그 풍경을 보기위해 만든 정자만 

바라보는 오류를 범할 수 있지요. 

 

마치 달은 보지못하고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만을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정자를 따라 길을 이어가다보니

폐교된 가천초등학교에 도착해서

바래길 1코스를 마무리합니다.

 

봄이 오는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해안선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바닷물이 빠질 때 드러난

갯벌이나 바위틈에서

해산물과 해초류 등을 채취하는 일을

남해 토속말로 '바래'라고 한다는데

 

남해 바래길이 진정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발전하기 위해

주민의 삶의 이야기가

배여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여튼 어느 길을 걷든

길은 끝이 없기에

길을 걷는 시간은

내내 참 행복합니다.

 

봄이 성큼 다가오는

남해 바래길을 걸으며

 함께한 시간 또한

좋은 추억이자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