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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대둔산 장군약수터 길 - 갑천 발원지를 찾아

by 마음풍경 2012. 3. 24.

 

대둔산 장군약수터 길

(갑천 발원지)

 

 

충남 금산군 진산면 행정리

 

태고교 주차장 위 건물 ~ 화장실 공터 ~ 장군약수터 ~ 생애대(상여봉) ~

낙조대 ~ 태고사 ~ 화장실 공터 ~ 태고교 주차장 위 건물

(8km, 3시간 30분 소요)

 

 

대둔산 자락에 위치한 장군 약수터는 대전의 중심 하천인 갑천의 발원지로

장군 약수터를 찾아가는 길은 참 한적하며 또한 생애대를 거쳐

 낙조대로 이어지는 대둔산 산행을 겸할 수 있고

특히 만해 한용운 선생이 천하의 승지로 이야기한

태고사가 해발 600미터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서

고즉넉한 사찰의 느낌과 함께 시원한 조망을 만날 수 있는 길입니다.

 

 

대전은 대전천, 유등천 그리고 갑천 등

모두 3개의 천이 시내 중심을 따라 흘러갑니다.

과거에는 대전천이 그 중심이었으나 둔산 지역이 신도심으로 개발이 되고 나서는 

갑천이 가장 중심이 되는 대전의 하천이라 할 수 있겠지요.

 

또한 만인산에서 발원한 대전천은 중촌동에서

유등천과 합류가 되고 다시 갑천과 합류가 되어서 금강과 만나게 되지요.

그리고 유등천의 발원지는 금산군의 월봉산이라고도 하고

또 인대산 건지샘이라고도 하는데 아직 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튼 발원지가 어디가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어차피 모든 강과 천의 고향은 산이고 그 마지막은 바다일테니까요.

 

하여 오늘은 갑천의 발원지인 장군 약수터를 찾아 대둔산 자락으로 가봅니다.

대전에서 장군 약수터를 가는 방법은 네비게이션에 '태고사'를 검색해서 가면 가장 빠릅니다.

물론 68번 지방도를 따라 대둔산 수락계곡 방향으로

가다 태고사 삼거리에서 빠져가면 되고요.

금산군 진산면에서 오면 태고사 삼거리에서 행정저수지 방향으로

 좌회전하고 벌곡면에서 오면 우회전을 합니다.

태고교를 지나 조금 더 오니 건물옆으로

작은 주차장이 있어서 이곳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합니다.

 

물론 이 길은 장군 약수터로 가는 길이자 태고사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보통 대둔산으로 산행을 할 때 케이블 카가 있는 곳이나 아니면 수락 계곡을 통하지만

이곳 태고사 길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사람들도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그나저나 밤사이에 대전은 비가 왔는데 이곳은 눈이 왔나봅니다.

춘분도 지났는데 소복히 쌓인 눈길을 걷는 기분이 묘하네요. ㅎ

 

그래도 봄은 오는지 겨우내 얼었던 계곡물도 세차게 흐릅니다.

 

눈길을 따라 오르니 화장실과 주차 공간이 있는 공터가 나옵니다.

이곳이 태조사와 장군 약수터의 갈림길입니다.

 

이제 공터에서 왼편으로 이어지는 장군 약수터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머리위로는 생애대의 상여봉 바위가 멋지게 바라보입니다.

저 바위 아래쪽에 장군 약수터가 있지요.

 

흔들 다리도 건너고 소복히 쌓인 눈을 밟으며 걷는데 정말 겨울 산행의 느낌이 가득하네요.

 

나뭇가지에는 빙하도 열렸습니다.

 

3월 하순에 아무도 밟지 않는 눈길을 걸으니

정말 자연이 저에게 주는 멋진 선물인 것 같습니다.

 

눈 쌓인 이끼 계곡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의 풍경이 참 아름답고

흐르는 소리마저 매혹적이네요.

 

대둔산은 바위로 된 악산이면서도 주변 계곡의 물은 참 풍부한것 같습니다.

한참을 올라왔는데도 물줄기가 제법 세차게 흐르니요.

 

오늘 걷는 길 주변의 세상은 온통 화려한 백색의 모습입니다.

 

지난 겨울에 산행을 많이 하지 못해서 겨울 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 많이 보지는 못했는데

오늘 그 모습들을 한꺼번에 다 보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 올 때는 그냥 갑천의 발원지인 장군 약수터만 찾아보려 했는데

이런 멋진 선물을 주네요. ㅎ

 

계곡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오대산 능선도 시원하게 다가옵니다.

 

다음에 이곳에 다시오면 저 오대산 능선을 따라 길을 걸어야겠다 생각해보네요.

 

새하얀 오대산 능선너머 금산 진악산도 반갑게 인사를 하네요.

 

처음부터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이지만 주변 풍경에 빠져서 걷다보니 전혀 힘들지가 않습니다.

이 나무는 무척이나 오래되어 보이는데 무슨 나무인지 궁금해지네요.

 

눈쌓인 계단 길을 따라 오르니 장군 약수터가 나옵니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약2km의 거리로 1시간이 걸렸네요.

이 약수터는 백제 멸망 후 허둔 장군이 은둔 생활을 하면서 약수를 마신곳이라고 해서 장군 약수터라고 전해진답니다.

 

과거에 5대강 발원지를 전부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도 깊숙하게 숨어있던데 갑천 발원지인 장군약수터도 그에 못지않네요.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49)

 

그나저나 장군약수터 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정말 장관입니다.

비록 강도 아니고 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갑천이지만 그 발원지는 정말 아름답고 멋진 곳이네요.

 

오늘도 이런 멋진 풍광이 펼쳐지는 곳에서 차분하게 차 한잔 합니다.

나에게는 이 공간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준돌 카페'라고 할까요. ㅋ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이곳 저곳에 참 많이도

제 자신만의 아름다운 카페를 많이 만들어 놓았습니다. ㅎㅎ

 

쉬면서 맛난 커피도 한잔하고 이제 다시 생애대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나무 끝에 고드름이 열렸네요.

여튼 오늘은 봄맞이 산행이 아니고 겨울 산행이라 생각합니다.

 

조스 얼굴 모양의 바위도 만나고요.

 

아름다운 눈길을 구름위를 걷는 것 처럼 오다보니 어느새 오대산 주능선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낙조대 방향으로 가다가 상여봉 바위라고 불리는 생애대에 잠시 올라봅니다.

 

생애대에서 바라보니 흰눈에 덮인 대둔산 칠성봉 능선이 정말 아름답게 다가오네요.

 

겨울에 이곳에 왔다면 이런 풍경을 당연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정말 감탄의 연속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이렇게 온 가슴으로 대하니

봄에 내리는 눈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정호승 시인의 '봄눈'이라는 시가 다시 생각이 납니다.

 

나는 그대 등 뒤로 내리는

 봄눈을 바라보지 못했네

끝없이 용서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그대 텅빈 가슴의 말을 듣지 못했네

 

 

 새벽은 멀고 아직도 바람에 별들은 쓸리고

내 가슴 사이로 삭풍은 끝이 없는데

나는 그대 운명으로 난 길 앞에 흩날리는

 거친 눈발을 바라보지 못했네

 

 

 용서 받기에는 이제 너무나 많은 날들이 지나

다시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사막처럼 엎드린 그대의 인생 앞에

붉은 무덤 하나

 흐린 하늘을 적시며 가네

 

 

검정 고무신 신고

봄눈 내리는 눈길 위로

그대 빈 가슴 밟으며 가네

 

 

생애대에서 잠시 황홀 속에 빠져있다가

다시 낙조대를 향해서 길을 오릅니다.

 

그리고 대둔산 주능선에 오르니 주변에 눈꽃 풍경이 가득합니다.

 

아름다운 대둔산의 겨울 조망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오늘은 정말 횡재한 날인것 같네요. ㅎㅎ

 

푸른 하늘과 새하얀 구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겨울 자태가

가슴이 저릴 정도로 황홀합니다.

 

그나저나 대둔산에서 겨울 눈 풍경을 본것이 2009년 1월이니 만 3년이 넘었네요.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339)

 

세찬 바람이 부는 낙조대에 도착했습니다.

이곳까지 3km를 오는데 무려 2시간이 걸렸네요.

하긴 계속 오르막길만 올랐으니 거리는 짧아도 시간은 많이 걸린 것 같고요.

 

이곳에서 다시 황홀한 겨울 풍경이 펼쳐집니다.

오늘은 마음속으로 여러번 환호를 외치게 되네요.

 

수락저수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눈꽃의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저 먼 곳은 봄의 느낌이 가득한데

이곳 대둔산은 한 겨울의 모습을 보이니 더욱 대비가 됩니다.

 

그리고 마천대 방향으로 눈을 돌리니 오늘 탄성의 그 끝을 보는 것 같습니다.

 

춘분도 지난 3월 하순에 이런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보게될 줄은 정말 생각지 못했는데

고마운 자연은 저에게 이런 멋진 선물을 가득 안겨주네요.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바라만 봅니다.

이 풍경을 대하면서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발아래로 하얀 눈에 덮인 오대산의 능선이 귀엽게 보이네요.

 

내 삶도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닮으면 좋을텐데하고 생각해 봅니다.

지나친 욕심이라해도 포근한 자연의 모습을 내 마음속에 담고싶네요.

 

황홀경 속에 빠졌던 낙조대를 내려서서 되돌아 가는데도

아름다운 겨울 풍경들이 길 주변에 가득합니다.

 

능선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무척이나 세차지만

그러기에 눈꽃 풍경은 더욱 날카롭고 아름답겠지요.

 

이제 대둔산 주능선을 벗어나 태고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계곡 건너편 저 멋진 봉우리 너머에 태고사가 있겠지요.

 

 

산길을 내려서니 포장된 넓은 공터가 나오고

왼편으로 태고사 가는 길이 있습니다.

 

태고사는 다른 절과는 다른게 이 석문이 일주문 역할을 합니다.

 

바위 사이로 좁은 산길만이 있는 이곳에 절을 세운 것도 참 특이하지요.

 

왼편 석문이라는 한자는 우암 송시열 선생이 쓴 글자를 음각한거라 합니다.

 

석문을 빠져나가니 머리위로 우뚝 솟은 범종루가 멋진 모습으로 반겨주네요.

 

태고사는 해발 600미터가 넘는 곳에 있는 사찰입니다.

 

하여 태고사에서 바라보이는 조망은 정말 시원합니다.

바로 정면으로 금산의 진산인 진악산이 우뚝하고요.

 

뒤로는 대둔산의 멋진 암릉 풍경이 펼쳐집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은 대둔산 태고사를 보지 않고는 천하의 승지를 말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정말 멋진 곳에 은둔하고 있는 사찰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은은하게 들려오는 풍경 소리를 들으며 시원하게 비상하는 새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저도 바람처럼 저 새처럼 자유롭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특별하게 믿는 종교는 없지만 사찰은 자연의 품에 있어서 인지

늘 절에 오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편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태고사를 구경하고 석문을 빠져나와 다시 주차장을 향해 길을 걷습니다.

 

내린 눈이 많이 녹아서 인지 오전보다는 계곡의 물소리가 더욱 세찹니다.

비록 겨울의 풍경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봄이 오는 소리로 들리네요.

 

아무 생각없이 그냥 갑천의 발원지를 찾기 위해 가볍게 나선 길이었는데

올 겨울에 채 느끼지 못했던 겨울의 자연 풍경을 맘껏 눈으로 또 마음으로 담아보았네요.

특히 당초 전혀 생각지 못해서인지 그 감동은 두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여튼 봄의 초입에서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만난 소중한 시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