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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삼례문화예술촌 감상길 - 시골 쌀 창고에 핀 문화의 꽃

by 마음풍경 2013. 8. 31.

 

삼례문화예술촌 감상길

(삼삼예예미미)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81-13(후정리 247-1)

 

 

삼례문화예술촌(http://www.srartvil.kr)은 방치된 시골의 양곡 창고를 이용하여

문화와 예술을 나눌 수 있는 전시 및 체험 공간으로 재 탄생시킨 곳으로

김상림 목공소를 비록해서 책박물관, 책공방북아트센터, 비쥬얼미디어아트갤러리, 문화카페 등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이루져있어서 주변 지역의 문화 자원을 접목한

수준높은 문화와 예술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오늘도 역시 세상밖으로 여행이라는 길을 찾아 떠나는데

늘상 가던 자연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아니고 참 오랜만에 사람으로 향하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늘 자연하고만 친구를 하다보니 자꾸만 세상에서, 사람에서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 새로운 길을 찾아보다가

지난 6월 개관한 삼례문화예술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오랜만에 문화와 예술을 접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삼례역과 삼례성당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삼례역 앞 골목 입구에 삼례문화예술촌이라는 안내판이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어서 찾기는 아주 쉽습니다.

 

예술촌 입구에서 '삼삼예예미미'라는 난해한 글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 의미는 삼예미, 즉 삼례의 예술과 미술를 말하는 앞글자를 하나씩 더 붙여서 이런 글자가 되었다고 하네요.

 

앞 마당으로 들어서니 일제시대의 시골 양곡 창고와 세련된 디자인의 조형물 그리고 그 뒤로 삼례 성당의 고풍스런 모습이 나타납니다.

어찌보면 무척이나 부조화로운 모습일 수도 있지만 이런 모습이 조화롭게 보이는 것이 이곳만의 개성인것 같습니다.

 

알파벳 m자가 겹쳐있는 것을 보니 삼삼예예미미 중 미미를 나타내는 것이겠지요.

ㅎ 미미하면 강동원과 이연희가 나오는 영화 'M'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이름과 같네요.

(영화 M - 아스라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06)

 

제일 먼저 입구 오른편에 있는 비주얼 미디어아트 갤러리를 찾아봅니다.

 

이곳에서는 "인+생의 공간"이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더군요.

 

ㅎ 예술만 재미있겠습니까.. 사는게 다 잼(?)있지요.

마음이 힘들고 인생이 고달파도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종착점을 생각하면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습니다.

 

260km graphics라는 디자인 회사도 자리하고 있고요.(www.260km.com)

이 회사는 디자이너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가치와 쓰임을 더해 디자인을 하는 기업이라고 합니다.

 

저같은 문외한의 머리로는 이해가 쉽지는 않지만 그냥 바라만봐도 멋진 작품들이 참 많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조명등이 시간차를 두고 꺼지고 켜지고를 반복하는 모습이

마치 우리 개개인의 삶의 모습과 비슷하다 생각해 보았네요.

 

마치 살아있는 사진과 같은 느낌이 드는 미술 작품들도 감상합니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사람들의 표정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네요.

 

이 작품을 보고 있으니 예술작품이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여러 작품 중에서도 이 그림에 마음이 오래 머물더군요.

말이나 글로는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마음을 끄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어두운 화면에서 한송이 한송이 꽃이 피어오르는 모습도 참 이색적이어서 오래동안 바라보았네요.

 

좋은 작품들을 감상하고 나서 잠시 커피를 한잔하기 위해 문화카페로 들어섭니다.

 

이곳은 단순히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고 문화 카페라는 이름처럼 예쁜 생활 도자기가 전시가 되어있습니다.

 

 또한 건너편에는 커피를 만드는 로스팅 기계들도 설치가 되어 있고요.

 

특히 김용택 시인의 시가 접시에 새겨져 있는데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시여서 더더욱 눈길이 가더군요.

 

바람이 불면 내 가슴 속에서는 풀피리 소리가 납니다.

 

오늘 차를 몰고 오는 길에 싱어송라이터인 최고은의 노래 몇곡을 듣고 왔습니다.

Beautiful As You Are, Song For You, L.O.V.E 등등

노라존스의 음악을 듣는것 같다가도 조금 굵은 존 바에즈같은 목소리..

그녀의 노래에는 '여행'이라는 느낌이 가득 담겨져 있다는 음악평론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정말 이곳으로 오는 내내 음악의 선율을 따라 바람이 된 기분이 들더군요.

 

저는 봄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것이 섬진강과 함께 김용택 시인의 시인데

저도 꽃피는 봄이 오면 늘 무작정 봄바람이 나고 싶어집니다. ㅎ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 또한 무척이나 여유롭고 근사합니다.  

 

작은 연못과 분수가 있는 정겨운 풍경이 마치 살아있는 그림 액자처럼 보입니다.

 

이 건물 또한 1920년대 지어진 창고이지만 리모델링을 멋지게 해서인지 보여지는 모든게 전부다 예술품처럼 보입니다.

또한 지붕 높이가 무척이나 높고 공간이 넓어서 오래동안 머물러 있더라도 답답하지 않고요.

 

자투리 공간 하나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아름답게 살린 이곳 주인장의 시선에 감탄을 하게됩니다.

 

카페에서 맛나게 차를 마시고 나서 이번에는 3번째 건물인 책공방 북아트센터로 향합니다.

 

이곳은 입장료가 있는 곳인데 인쇄와 제본 등 책을 만드는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어서

단순히 구경보다는 책을 만드는 체험을 하는 목적이 더욱 높은 곳입니다.

 

물론 저야 활자판을 비롯해서 오래된 기계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네요.

 

전시가 되어 있는 여러 기계 중에서 직접 타자를 치면 납을 녹여서 자판을 만들었던 100여년이 된 이 기계가 흥미롭더군요.

물론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지는 않았고 시간이 급박한 신문사 등에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회계에 사용하기 위해 종이에 여러가지 색의 줄을 그어주는 기계에 대해 친절한 설명도 듣습니다.

 

실을 이용해서 책을 자동으로 제본하는 일제시대 기계도 만나게 되고요.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각각의 건물마다 주제가 있고 개성이 있어서

다음에는 또 어떤 주제를 만나게 될까하는 설레임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책을 만들었던 역사를 만나보았으니 이번에는 4번째로 옛 고서가 있는 책박물관으로 향합니다.

 

물론 이곳도 입장료가 있지만 가치있는 작품들을 보는 것이기에 약간의 비용은 당연히 지불해야 하겠지요.

여튼 나중에는 처음 입장할 때 전체에 대한 통합 입장료를 받으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 책박물관의 대표이신 박대헌 관장님은 고서점 호산방을 운영하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고서적의 대가라고 하십니다.

지난 10년간 운영했던 영월책박물관을 이곳으로 옮겨와서 새롭게 오픈을 하게 되었고요.

 

가수 양희은이 직접 쓴 아침이슬 글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림 판화에 자신의 글을 쓴 은희경 작가의 글도 만날 수도 있고요.

이곳에는 여러 유명인들의 친필을 만날 수 있는 경험도 참 좋습니다.

요즘은 대부분 컴퓨터로 책을 쓰기에 이런 독특한 정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아서 더더욱..

 

물론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60년대의 국어 교과서입니다.

철수와 영희로 시작되는 참 아스라한 모습이네요.

근데 생각보다 책 크기가 무척이나 작아서 놀라게 되었습니다.

마치 어릴적 다니던 교정을 가보면 담도 낮고 학교 운동장도 작다고 생각되는 기분과 같다고 할까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만화책을 비롯해서 여러 고서들을 만나보고

이번에는 나무 냄새가 가득한 김상림 목공소로 향합니다.

 

삼례문화예술촌도 김상림 목공소의 주인장인 김상림대표에 대한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지요.

입구로 들어서니 가구를 만드는 많은 연장들이 벽면에 가득 전시가 되어있습니다.

 

토요일이면 이곳에서 가구 만드는 교욱도 실시한다고 하는데

저도 나중에 은퇴하게되면 주말마다 이곳에 와서 가구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네요.

이곳 주인장님께 그떄도 배울수 있도록 오래오래 이곳을 지켜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ㅎ

 

제가 자연을 좋아하는 이유도 어쩌면 나무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무 냄새를 맡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무작정 좋거든요.

 

작업장 옆에 자리한 전시 공간으로 들어가 봅니다.

소박하지만 간결하며 정감이 가는 좋은 작품들이 참 많습니다. 

딱! 제 스타일이더군요. ㅎ

 

저도 저절로 두 손을 들어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진도 아리랑을 부르며

덩실 덩실 춤을 추고 싶을 만큼 마음이 편하고 좋네요.

그런게 어쩌면 예술의 힘이고 문화의 힘이겠지요.

 

포스가 있으신 이곳 목공소의 대표님은 처음부터 목수가 된것이 아니고

출판사 일을 그만두고 취미로 찍던 사진을 담을 나무액자를 직접 만들면서 나무와의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이분의 이름 '상림'(相林)에 나무 목자가 3개나 들어간 것이 보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 이름(李浚碩)에도 나무, 물, 돌이 들어가니 이처럼 늘상 자연과 벗하며 사는건가 하는 의미도 부여해 보네요.

 

김상림 대표가 운영하던 못과 망치는 서울 인사동에서 15년 동안 꽤나 이름이 난 액자집이라고 하는데

남들이 머물고픈 서울을 떠나 이런 시골에서 새로운 일을 하시는 이분의 꿈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구에서 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돌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건물인 디자인뮤지움 동에 도착합니다.

 

이곳에는 실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산업 디자인 제품들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특히 저 자전거가 맘에 들더군요. ㅋ

 

정말 오늘은 이곳에서 다양한 주제의 문화와 예술을 즐겁고 흥미롭게 만나는 시간이 되네요.

 

디자인 뮤지움 동을 구경나고 나오니 입구에서 삼삼예예미미의 첫 조형물인 '삼삼(SS)가 반겨줍니다.

이제 아쉽지만 이곳 삼례문화예술촌을 떠나야할 시간입니다.

비록 1시간 30분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많은 여운이 남네요.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앞으로도 생각나면 찾아올 수 있도록 영원히 이 지역에 자리하면서

더욱 멋지고 풍요로운 예술과 문화 공간으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이곳을 오면서 들었던 최고은의 노래중에 기억에 나는 노래를 중얼거리며 삼례문화예술촌과의 첫번째 인연을 마무리합니다.

이제 삼례문화예술촌을 떠나 가까이 있는 비비정 마을을 찾아갑니다.

(삼례 비비정 마을길 - 비비정 농가 레스토랑과 만경강 정취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38)

 

우리 매일매일 가득 채우려고

시간 속에 사라지지 않게

 

I don't wanna stay

but need to turn around

 

모두 흩어지는 어제의 기억

마음에 깃드는 말은

 

You are so beauti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