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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울산시 팸투어] 태화강 백리길 3구간 - 반구대 암각화 길

by 마음풍경 2013. 10. 5.

 

태화강 100리길 3구간

 

(반구대에서 천전리 각석까지)

 

반구대 암각화 박물관 주차장 ~ 반구대 박물관 ~ 반구대 암각화 ~ 천전리 각석

(4km, 2시간 소요/전시 구경 포함)

 

 

태화강 100리길은 태화강 하류인 명촌교에서 태화강 발원지인 탑골샘까지

4개 구간에 총 48km 거리의 생태문화탐방길로

그중 3구간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국보 285호인 반구대 암각화와

국보 147호인 천전리 각석을 만날 수 있는 선사문화 길입니다.

 

 

오늘은 울산시에서 주최하는 팸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울산에 도착합니다.

대전에서 KTX로 약 1시간 20여분이 걸렸으니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지요.

 

팸투어는 Familiarization Tour의 줄임말로 사전답사여행이라는 뜻으로

최근 울산시에서 조성한 태화강 100리길 등 울산의 생태환경 및 기타 볼거리 등을 다른 지역에 알리기 위해 초청을 한것 같습니다.

 

오전에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반구대 암각화길을 걷기전에 언양의 유명한 음식인 불고기로 점심을 합니다.

작년에도 언양불고기 맛을 봤는데 이곳 식당은 소의 여러부위를 다져서 떡갈비 형태의 불고기를 제공하더군요.

 

점심부터 푸짐한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탐방길을 시작합니다.

울산 암각화 박물관은 작년 6월에 찾아와서인지 무척이나 낯이 익네요.

(울주 암각화 길 - 반구대 암각화 및 천전리 각석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87)

 

물론 작년에는 박물관 구경은 하지 않고 길만 걸었는데

오늘은 팸투어인지라 박물관도 관람해 봅니다.

 

반구대 암각화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전시물도 있고 암각화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더군요.

 

실제 현장에서 보면 너무 멀고 벽화 그림도 희미해서 어디에 고래 그림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이곳 벽화를 보니 고래 및 기타 다양한 그림이 자세하게 보입니다.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이제 암각화를 향해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작년 6월에 왔을 때도 이 꽃이 있었는데 오늘도 변함없이 밝은 얼굴로 반겨주네요.

 

태화강의 본류인 대곡천도 조금씩 단풍으로 물들어갑니다.

 

늦가을에 이 길을 걸으면 참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아직은 10월 초이니 조금 이르지만

그래도 땅에 떨어진 낙엽들을 보니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가 느껴집니다.

 

편안한 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니 반구대 암각화라는 이름을 만들어준 반구대의 모습도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겸재 정선은 250여년전에 이 수직 바위를 바라보며 반구라는 산수화를 남기기도 했지요.

 

작년에는 이 고택에 대한 유래를 잘 알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울산의 문화나 자연 등을 잘아시는 분들과 동행을 하니 고택의 역사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됩니다.

 

반구대를 바라보고 있는 고택은 경주 최씨 문중의 정각인 집청전으로

고려 말 포은 정몽주 선생이 이곳에서 유배를 하면서 시를 남긴 것을 계기로 17세기 운암 최신기에 의해 세워진 정자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이곳 누각에서 바라보는 반구대의 풍경이 참 멋졌을 것 같은데

지금은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에 가려 예전의 풍광을 볼 수는 없지만

무거운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멋진 자연속에 머물기만 해도 행복할 것 같네요.

 

반구대 암각화 가는 길은 역사가 있고 문화가 있고

자연 생태와 힐링이 있는 종합 선물세트와 같은 길입니다.

 

작년에 이 길을 걸을 때도 와~ 좋다.. 정말 좋다라는 말만 중얼거렸는데

자연은 늘 변함없이 아름다움만 가득 전해줍니다.

 

올 여름 울산지역에 가뭄이 심했다고 하는데 그래도 습지는 촉촉함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왔을 때 아주 운치있는 길로 기억하고 있는 소나무 숲의 서늘함도 여전합니다.

 

황토길로 이어지는 숲길 사이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이 반가운 친구처럼 느껴지네요.

 

아늑한 숲길을 따라 걸어오니 반구대 암각화가 보이는 곳에 도착합니다.

울산 지역 방송에서 반구대에 대한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모습도 보이네요.

 

암각화 앞쪽으로는 문화재 발굴 공사 및 암각화 보존을 위한 공사가 진행이 되고 있더군요.

 

이곳 관리 담당자의 양해하에 공사 지역으로 잠시 들어가서 암각화의 실제 모습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울산시에서 개최하는 팸투어인지라 그리 할 수 있는 기회가 된것 같네요.

 

먼곳에서는 너무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는데

가까운곳에서 고래 그림을 직접 보니 참 신기했습니다.

 

반구대 암각화는 수직 바위에 높이 3m, 폭 10여m에 걸쳐 동물과 사람 등 다양한 그림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그림이 신석기에서 청동기 시대에 제작된거라고 하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간 기분이네요.

 

가까이서 봐도 그림의 형체가 그리 선명하지 않고 장마철에는 강물에 잠겨서 훼손이 더욱 심해질것 같은데

현재 진행 중인 공사를 통해 오래 오래 잘 보존이 되었으면 합니다.

 

 생생한 반구대 암각화를 구경하고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나옵니다.

대곡천을 따라 만날 수 있는 자연의 모습은 참 좋습니다.

 

감나무에는 감이 풍성하게 익어가고 주변 공기는 얼마나 상쾌한지

이곳은 암각화가 없더라도 정말 가까이 있다면 날마다 만나고 싶은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그런 좋은 친구와 돌담길을 따라 이어지는 운치있는 길을 걷는다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겠지요.

 

 이제 되돌아온 삼거리에서 천전리 각석을 만나기위해 오른편 길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삼거리에서 천전리 각석까지는 약 1.1km로 다시한번 이곳에 온다면 꼭 걷고 싶었던 길이었습니다.

물론 작년에는 길을 만드는 공사가 진행중이었고요.

 

차를 가져오면 갔던 길을 온전히 되돌아와야 하기에 쉽게 엄두가 나질 않는데

오늘은 팸투어 인연으로 인해 편안한 마음으로 이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천전리 각석으로 가는 길은 무척이나 편하고 아늑했습니다.

 

단풍이 예쁘게 물든 풍경도 만나고 멀리 물소리와 새소리의 명랑한 합창도 듣게 됩니다.

 

자연을 훼손하지않고 기존 길을 그대로 이용해서 약간의 안전시설만 설치를 하였고요.

 

가는 길에서 만나는 자연의 모습들은 행복이라는 얼굴을 하고 방긋 웃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멋진 자연속에서 행복으로 물드는것 같네요.

 

세상에 몇발자욱 걷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천전리 각석이 보이네요.

너무 편하고 행복해서인지 지나온 길이 너무나 짧게 느껴집니다.

 

이곳 천전리 천변에도 1억년전 백악기 시대에 살았던 대형 초식 공룡인 울트라사우르스 등 공룡 발자국 200여개가 있습니다.

하긴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공룡도 살기가 좋았겠지요.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이 있는 이곳 대곡천 주변은 선사시대에 무척이나 인기가 있는 삶의 터전인것 같네요.

 

작년에 이곳을 찾게된 계기는 네비게이션이 반구대 암각화라고 잘못 알려줘서

정말 우연하게 알게 되었던 곳이어서인지 더욱 친근한 마음입니다.

 

다만 작년에 처음 봤을 때보다 벽화의 훼손이 더욱 진행되는 것 같아서 조금 안타깝더군요.

청동기 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옛 조상들의 흔적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인데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울산을 공업도시로만 알고 있지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인지는 대부분 잘 모르지요.

저도 작년에 처음 울산 여행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었고 또 오늘 여행을 통해 그 느낌이 깊어집니다.

 

또한 역사의 흔적뿐만 아니라 천을 따라 이어지는 자연 생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덕분인지

무척 풍요롭고 보존이 잘되어 있어서 향후 울산의 미래를 만드는 소중한 자원이 될것 같습니다.

 

반구대 암각화를 지나 이곳 천전리 각석까지 길은 아쉽게도 짧지만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모습들을 만나게 되었네요.

 

천전리 각석을 구경하고 나서 버스로 이동해서 약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울산 대곡박물관에 도착합니다.

 

대곡박물관은 대곡댐으로 인한 주변 수몰지역의 삶과 문화를 발굴 전시하기 위해 2009년 6월 개관한 박물관입니다.

 

이곳에서는 청동기 시대 집자리와 삼국시대의 고분군,

그리고 철과 숯 등의 생산 시설 및 건물터 등 만 3천여점의 유물이 출토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동쪽 바닷가를 중심으로 울산이라는 도시가 형성이 되었지만 옛날에는 이곳이 삶과 교통의 중심지였다고 하네요.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허수아비 축제를 하는지 논밭에 귀여운 허수아비 인형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 그리고 대곡박물관을 구경하면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문화와 역사는 별개의 것이 아니고 모두 하나로 이루어진 공통체라는 생각이 드네요.

과거 울산이 오염 및 공해 도시라는 이름이었다면

현재의 울산은 그런 아픔을 이겨내고 주변의 자연을 돌아보고 찾아가는 단계인것 같습니다.

미래에는 이처럼 숨어있는 자연을 찾아 잘 보존하고 공생의 길을 통해

생태도시 울산이라는 이름으로 발전하길 소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