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테마별 여행기록

무등산 백마능선의 은빛 억새 풍경

by 마음풍경 2015. 10. 4.

 

무등산 백마능선의 억새 풍경

 

 

무등산 국립공원은 서석대와 입석대의

주상절리 풍경이 가장 많이 알려져있지만

가을이 오면 장불재에서 안양산으로 이어지는

백마능선의 억새 물결도 장관입니다.

 

 

 

빛고을이 고향인 저에게는

무등산은 어릴 때 부터 늘 보고 자라서인지

넉넉한 큰바위 얼굴같은 산입니다.

다만 정상을 가지 못해서 아쉽지만

최근에는 일년에 몇번씩 개방 행사를 하지요.

 

10월 초 중머리재를 거쳐 장불재로 가는 길에서

아직 피지 않은 억새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산을 가까이 하지 않았을 때는

억새와 갈대를 구분하지 못했었지요.

물론 갈대가 이름으로는 더 익숙하지만

억새의 풍경이 훨씬 친근하네요.

 

무등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서석대의 모습도

억새 풍경 너머 바라보입니다.

 

물론 서석대와 쌍벽을 이루는 입석대도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반겨주고요.

 

서석대와 입석대를 만나고 내려서다보면

건너편 화순방면으로 아늑한 능선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새하얀 억새가 능선에 피어나면

마치 백마의 등 갈기처럼 보인다고 해서

백마능선으로 불리우고 있지요.

 

백마능선은 무등산 장불재에서

화순 안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입니다.

 

무등산의 남동쪽으로 이어지기에

광주 방면에서는 볼 수 없는

무등산의 넉넉한 뒷모습도 만날 수 있습니다.

 

억새를 따라 편안하고 넉넉한 능선을 걷는 기분은

가을 산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이지요.

 

바람에 살랑거리는 억새와

나란히 길을 걷다보면

제 마음도 가을 바람에 물들어 갑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곡선미를 갖는 산 능선이 얼마나 될까요.

걷지않고 그냥 보고만 있어도 저절도 행복해집니다.

 

사랑도 때론 조금 떨어져서

그리워 할줄도 알아야 하는 것 처럼

같은 산이지만 이처럼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도

산을 즐기는 또다른 재미가 아닐까 하네요.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읍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도종환의 가을사랑>

 

 

안양산에서 바라보니 무등산은

백마능선 너머 저만치 멀어져 있네요.

10년전 찍은 사진을 꺼내어

마음에 남는 사진 몇장 옮겨보았습니다.

자연은 늘 변함이 없으니

다시 이 능선길을 걷는다 해도 같은 느낌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