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국립공원은 서석대와 입석대의
주상절리 풍경이 많이 알려져있지만
장불재에서 안양산으로 이어지는
백마능선의 억새 물결도 장관입니다.
빛고을이 고향인 저에게는 무등산은
어릴 때 부터 늘 보고 자라서인지
넉넉한 큰바위 얼굴같은 산입니다.
다만 정상을 가지 못해서 아쉽지만
최근에는 일년에 몇번씩 개방 행사를 하지요.
10월초 중머리재를 거쳐 장불재로 가는 길에서
아직 피지 않은 억새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산을 가까이 하지 않았을 때는
억새와 갈대를 구분하지 못했었지요.
물론 갈대가 이름으로는 더 익숙하지만
억새의 풍경이 훨씬 친근하네요.
무등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서석대도
억새 풍경 너머 바라보입니다.
물론 서석대와 쌍벽을 이루는 입석대도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반겨주고요.
서석대와 입석대를 만나고 내려서다보면
화순방면으로 아늑한 능선이 펼쳐집니다.
새하얀 억새가 능선에 피어나면
백마의 등 갈기처럼 보인다고 해서
백마능선으로 불리우고 있지요.
백마능선은 무등산 장불재에서
화순 안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입니다.
무등산의 남동쪽으로 이어지기에
광주 방면에서는 볼 수 없는
무등산의 넉넉한 뒷모습도 만납니다.
억새를 따라 편안한 능선을 걷는 기분은
가을 산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지요.
바람에 살랑거리는 억새와 길을 걷다보면
제 마음도 가을 바람에 물들어 갑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곡선미를 갖는
산 능선이 얼마나 될까요.
걷지않고 그냥 보고만 있어도
저절도 행복해집니다.
사랑도 때론 조금 떨어져서
그리워 할줄도 알아야 하는 것 처럼
같은 산이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도
산을 즐기는 또다른 재미가 아닐까 하네요.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읍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도종환의 가을사랑>
안양산에서 바라보니 무등산은
백마능선 너머 저만치 멀어져 있네요.
10년전 찍은 사진을 꺼내어
마음에 남는 사진 몇장 옮겨보았습니다.
자연은 늘 변함이 없으니 다시 이 능선길을
걷는다 해도 같은 느낌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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