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역사,사찰

문경 선유동천 나들길 - 빗속에 걸어본 계곡길

by 마음풍경 2019. 7. 22.



문경 선유동천 나들길



문경의 선유동천 나들길은

선유동계곡(1코스, 4km)과

대야산 용추계곡(2코스, 4.4km)을 걷는

총 8.4km의 코스로 이루어져있다.




선유동천 나들길 중 2코스를

먼저 걷기위해

대야산 용추계곡 입구에 도착한다.


대야산 산행을 위해

이곳을 찾은지도

만 14년이 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대야산 산행기 :

http://blog.daum.net/sannasdas/1782772)


선유동천 나들길은

숲길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했다고 하는데

계곡을 따라 멋진 비경이

펼쳐지는 길이라 그런 것 같다.


나들길 2코스는 대야산 주차장에서

월영대를 되돌아 나오는

4.4km 거리의 산행길이다.


며칠전부터 이곳에 많은 비가

와서인지 계곡물이 아주 세차다.


산행 입구에는 식당이 많아서

피서철 사람들로 붐비고.


참 오랜만에 우렁찬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을 한다.


잠시 붐비는 산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용추폭포에 도착하는데

게곡물이 너무 많아

용추폭포가 사라졌다. ㅎ


물론 용추폭포는 과거에도

몇차례 찾았던 곳이고.

(대야산 자연휴양림 - 용추폭포를 찾아서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01)


계곡에 적당히 물이 흐르면

아래와 같은 하트모양의

멋진 풍광이 펼쳐지는데.


비록 용추폭포의 모습은

계곡물에 가려 볼 수 없지만

세찬 계곡 물소리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용추폭포를 지나

반환점인 월령대로 향한다.


대야산을 오르는 산행길이지만

길은 그리 힘들지 않고

다만 불어난 계곡물이

가는 길을 자주 막는다.


잠시 후 월령대에서

계곡을 건너 반대편으로

길을 이어가야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여튼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세찬 계곡 물소리에

복잡한 생각은 사라진다.


비를 머금고 있는

아직 피지않은

원추리꽃도 반갑고.


산길에서 마주한 비소리와

계곡물소리는 그저 행복이다.


비에 젖은 발걸음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월영대에

도착한다.



당초 월영대 계곡을 건너 가야하나

역시 생각대로 물이 불어서

갈 수가 없다.

물론 조금 무리를 해도 되지만

함께한 회원님들이 있어

그냥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비록 비 때문에

온전히 걷지 못해 아쉽지만

시원한 계곡의 풍경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것 같다.


세상 일이 정해진 대로

되는 것도 재미있지는 않으리라.


오를 때 피지 않은

원추리꽃을 보았는데

내려가는 길에는

활짝 핀 원추리를 본다.


계획대로라면

이곳에서 걷기를 마무리해야하는데

비때문에 버스로 이동해서

이곳에서 1코스를 시작한다.



선유동천 나들길 1코스는

의병대장 운강 이강년기념관에서

시작한다.



요즘 일본의 작태를 생각하니

일제에 항거하여 목숨을 바치신

운강 선생의 희생이

새삼 가슴에 사무친다.


치욕의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으니..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진

많은 민초들의 뜻이

사라져서는 않될텐데..


여전히 친일의 피를 이은

매국노들의 작태는 기승을 부리고..


그래도 이제는 더 이상

가만히 당하지 않으리라는

대다수 국민의 뜻은 확고하리라..


조금은 무거운 마음이지만

비소리를 들으며

선유동천 나들길 1코스를 시작한다.



다만 1코스도 계곡물 때문에

징검다리를 건너지 못해

차가 다니는 다리를 건너는 등

초입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하긴 길이란 사람이 정하는 것이

아닌데 그저 갈 수 있는 곳까지만

걸으면 되지 않을까..


한적하면서도 촉촉한

숲길만으로도

그저 좋을뿐이다.


언제부턴가 정상을 가지 않아도 좋고

정해진 길을 다 마무리 하지 않아도

괜찮은 여유로움이 생겼다.


사는다는 것에 특별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 걷는 이 길처럼

그저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을 수 있는 만큼

만족하며 사는 것이

소확행은 아닐까..


또한 걷는 길에는

고마운 선물처럼

칠우칠곡과 선유구곡의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하다.



숲길 나무잎에 떨어지는

비소리는 어찌나 정겹던지..


또한 빗물에 젖은

숲의 향기는 어찌나 진한지

가슴마저 촉촉해진다.


비가 많이 와서

칠우폭포도 웅장한 모습이다.



그나저나 가는 길에 난관은 계속된다.

이곳도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물에 잠겨 위쪽 다리로 건넌다.


구름모자 쓴 산봉우리와

숲속에 잠겨있는 건물도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


다른 날이라면 칠우구곡을

하나 하나 찾으며 걸었을텐데

오늘은 그냥 스쳐간다.


이제 길은 더이상 이어지지 못하고

이곳에서 마무리를 한다.

비록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주어진 풍경에 만족하고

행복해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소확행을 사는 마음이 아닐까 한다.


이번이 인연이 아니면

다음번 단풍물든 가을에

다시 찾으면 되겠지..

삶은 내일도 모레도

여전히 이어지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