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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진안 구봉산 - 구름다리를 건너 단풍 조망을 만나다.

by 마음풍경 2020. 10. 24.

구봉산 주차장 ~ 1봉 .. 4봉(구름정) ~ 구름다리 ~

5봉 .. 8봉 ~ 돈내미재 ~ 구봉저수지 ~ 양명마을 ~ 주차장

(약 5km, 3시간 30분 소요, 식사 휴식 포함)

 

 

오래전 산악회 활동을 할 때

자주 찾던 산 중에 하나인

구봉산의 단풍 물든

가을 풍경을 만나고 싶어

무척이나 오랜만에 발걸음을 한다.

 

가는 길에 바라본

구름에 가려있는 구봉산의 모습에

가슴이 설레이기도 하고.

이곳을 마지막으로 찾은 것도

13년전이니 그사이 참 많이 변했다.

(blog.daum.net/sannasdas/9706753)

올해는 코로나 때문인지

가을 산행으로 인기가 있는

구봉산도 평일이긴 하지만

무척이나 한산하고.

초입 숲길은 가파르지 않고

조용한 숲길을 걷는 느낌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인지

지난 산행 기억은 남지않아

처음 걷는 산행길 같다.

당초 맑은 가을 하늘을 생각했는데

하늘은 내 마음 같지 않게 흐리고.

계단이 나오는 것을 보니

이제 본격적인 오르막 산행의 시작인 것 같다.

구봉산 정상과 바위산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의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등뒤로는 아스라하게 용담호의 모습도 보이고

바위와 소나무의 어우러지는 조망도 시원하다.

주능선에 올라서서

먼저 구봉산 1봉을 찾아본다.

 

비록 조망이 시원하지는 않지만

물들기 시작한 단풍의 조망은 참 곱다.

1봉 전망대를 구경하고 돌아가는데

1봉 정상석 뒤로 멋진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1봉을 지나면 본격적인 암릉 산행이 시작된다.

데크 계단이 설치되기 전에 이용했던

쇠난간 밧줄도 옆으로 보이고.

2봉을 지나니 구봉산 정상도

가깝게 다가오고 본격적인 조망 산행이 이어진다.

머리위로 정자가 자리한 4봉의

모습도 멋지게 다가오고.

구봉산이 단풍으로 유명하지는 않지만

군데 군데 고운 단풍이 반겨준다.

4봉에는 2층의 구름정이 자리하고 있어

이곳에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한다.

정자에 올라서니 주변 조망이 탁 트여

조망 맛집이라 할 수 있겠다.

2015년에 준공된 구름다리는

100m 길이이며 해발 740m 높이에 있어

제법 짜릿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다리를 건너며 바라보이는

주변 풍경은 가을 느낌이 완연하고.

흔들리는 다리와 불어오는 바람에

조금은 위태롭지만

발아래로 펼쳐지는 단풍 풍경에 빠져

그저 몰아지경이 된다.

구름다리를 건너서 바라본 모습도

멋지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5봉을 지나 바라본 6봉과

구봉산 정상의 모습도 환상적이고.

단풍 풍경에 빠져 걷다보니

어느새 6봉에 도착한다.

6봉을 힘들게 오르나 했는데

눈앞에 떡하니 7봉이 나타난다.

과거에 계단이 없을 때는

이 봉우리를 어찌 넘었을꼬..

끝없이 이어지는 가을 정취에 빠져 걷다보니

7봉에 도착한다.

7봉에서 8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작은 다리를 하나 더 건너야 한다.

몇년전부터 구름다리가 생겼다고 해서

오고 싶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온 것 같다. ㅎ

다리의 길이는 길지 않지만

고도감이 있어 제법 스릴도 있고.

이번에 오면 4번째 찾는 산이지만

처음 찾아 온 것 같은 새로움이 가득하다.

1봉부터 8봉까지는 하나로 이어진 산인데

구봉산 정상인 9봉은 멀찍이 떨어져 있다.

정말 오랜만에 단풍 산행의 묘미를

느끼는 시간이다.

물론 맑은 하늘이었다면

단풍의 색감은 더욱 곱고

용담호의 풍경도 더욱 선명했겠지만..

돈내미재에 도착하니

전망대 공사로 인해 정상은 오를 수 없어

왼편 계곡으로 바로 내려선다.

오르막의 힘듬에 비하면

내려가는 길은 참 순하다.

지금은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천황암 암자도 지나고.

단풍이 곱게 내려앉은

숲길도 평온한 마음으로 걷는다.

과거에도 이길은 내려온 적이 있는데

이처럼 아름다운 길이었는지...

산이나 길과도 시간의 인연이 있는가 보다.

같은 길이어도 언제 걸었는지에 따라

이처럼 다른 느낌의 길이 되니.

숲길을 빠져나가기가 싫을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다.

물론 숲길을 지나도

멋진 풍광은 계속 이어진다.

특히 구봉저수지에서 바라보는

구봉산 풍경은 하늘다리와 함께

오늘 산행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고.

작은 정자와 어우러지는 풍경에서는

숨어있는 보물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은 날이 흐려 조금 아쉽지만

내년 만추에 다시 꼭 와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정말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대단하고 정말 감사할 뿐이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산행을 마무리 한다.

5km 남짓한 짧은 산행이었지만

오늘 산행길에서 마주한 풍경은

정말 대단했고 다양했다.

10년이 훨씬 넘어 다시 찾은 산이지만

행복과 기쁨만을 가득 담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