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들,강변,해안

지리산 만복대 겨울 능선길 - 지리산의 시원한 조망처

by 마음풍경 2008. 1. 16.

 

지리산 만복대(1433.4m)

 

성삼재 주차장 입구 ~ 작은고리봉 ~ 묘봉처 ~

만복대 ~ 정령치 ~ 고리봉 ~ 고기리 삼거리

(약 11km, 4시간)

 

 

오늘은 오랜만에 눈이 많이 왔다는 태백산을 가기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가는 산악회 버스가 만차가 되는 바람에 태백산을 가지못하고

대신 지리산 만복대 가는 버스를 타게 되었네요. ㅎㅎ

살다보면 예상치 못한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 오늘이 딱 그런 경우네요.

여하튼 작년 마지막 산행을 지리산 천왕봉에서 하고

올해도 무등산에 이어 지리산을 바라보는 조망대인 만복대를 가게되니

그것도 나와 지리산의 인연이라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지리산이 나보고 오라고 불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2005년 늦가을 만복대를 다녀오고 나서 겨울에 같은 코스로 산행을 하게됩니다.

 

▼ 구례를 지나 성삼재를 향합니다.

당초 성삼재는 뱀사골로 올라야 하는데

동절기에는 도로가 통제라 남원을 거쳐 휘 돌아서 갑니다.

 

▼ 11시 가까이 되서야 성삼재에 도착합니다.

시암재까지는 눈을 보기 힘들었는데

시암재를 지나자 빙판길이 나오더군요.

 

▼ 평일이기도 하고 차랑통제이기도 하니

성삼재가 이처럼 한적할 때도 있습니다.

 

▼ 만복대까지는 제법 거리가 되지요.

하지만 능선길이 많아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 날은 무척이나 추웠지만 하늘이 그리고 햇살이 참 좋았습니다.

 

▼ 능선을 올라서니 먼저 반겨주는 것은 작은 고리봉입니다.

그리고 보니 고리봉이라는 이름의 봉우리가 제법 됩니다.

   남원에도 문덕봉과 고리봉이 있고

오늘 바래봉가는 능선에도 고리봉이 있고요.

 

▼ 무조건 정상만을 향하는 등산이 아닌 입산으로의 산행은

자주 뒤돌아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지요.

 

▼ 걷는 길에 하얀 눈은 별로 보기

어려웠지만 파란 하늘이 참 좋았습니다.

 

▼ 반야봉의 겨울 풍경도 지나는 바람처럼 횡하네요.

 

▼ 작은 고리봉을 지나니 오늘 산행의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만복대가 보입니다.

 

▼ 억새가 하얗게 핀 계절도 좋지만 이처럼

알몸으로 온전히 보여주는 겨울 만복대도 좋네요.

   이름처럼 많은 사람들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유토피아는 아닐까요.

 

▼ 능선에서 바라보는 서편 방향 조망..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머지않아 봄이 오면 저 아래 마을에도

노란 산수유 꽃이 피겠지요.

 

▼ 갑자기 세찬 소리가 들리는데

첨에는 바람소리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였네요. ㅎㅎ

  

▼ 달궁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계곡 능선은 강물이 흘러가듯 이어지지요.

 

▼ 햇살에 사라진 곳에는 눈 풍경이 남아 있네요.

동물의 발자국도 있고요.

 

▼ 깊이를 알 수 없는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한 만복대의 풍경때문에 걷는 발걸음이 가볍지요.

 

▼ 바람에 서걱거리는 낙옆을 보며 자꾸만

 뒤로 흘러가는 세월을 생각해 봅니다.

 

▼ 반야봉의 넉넉함이 있어 지리산은 더욱 아름다운것 같습니다.

   반야봉에서 올라 이곳 만복대를 바라본게 언제든가.. 가물가물하네요.

 

▼ 가슴으로 파고드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걷습니다.

 

▼ 지리산 온천 마을도 발아래 보이네요.

  

▼ 아~ 흐르고 또 흘러가는 능선의 이 아름다움..

한동안 지켜보게 되네요.

 

▼ 능선을 걷는 시간은 앞을 봐도 좋고요.

 

▼ 또 뒤돌아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지요.

 

▼ 다행히 햇살 덕분인지 바람이 불어도 그리 춥지가 않네요.

태백산 간다고 단단히 준비를 해서인지 되레 덥네요.

 

▼ 여하튼 조망마저도 왜 그리 맑고 깨끗하던지..

지못한 태백산의 미련은 완전히 잊게 됩니다.

 

▼ 철지난 억새길을 걷는 기분도 좋습니다.

 

▼ 겨울에는 산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시간이지요.

눈도 없으니 이처럼 알몸으로 ㅎㅎ

 

▼ 만복대에 가까이 갈 수록 다른나라의 산에 와있는 착각이 듭니다.

 

▼ 겨울 잠을 자고 있는 듯 한가로운 마을의 풍경도 보이고요.

 

▼ 능선 오른편 너머로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의 모습도 참 웅장합니다.

   그리고 보니 지난 12월30일 천왕봉을 갔으니

저곳을 오른지도 아직 20일도 채 되지 않았네요.

   그때는 눈보라에 눈을 뜰 수 없었는에

오늘은 얄밉게도 참 한가롭게 보이지요.

 

▼ 가보지도 않은 알프스의 어느 언덕을 걷는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요.

 

▼ 여하튼 날이 좋아 지리산 능선을 산행 내내 보고 가는 시간입니다.

 

▼ 올 겨울 산헹에서는 맑은 날이 많아서 멋진 하늘을 자주 봅니다.

찍사 입장에서는 참 행운이지요.

 

▼ 지나온 능선길을 바라보고 있으면

지난 과거의 흔적들이 보이는것 같습니다.

   때론 남루한 모습으로 또 때론 정갈한 느낌으로 남는..

 

▼ 이제 이 고개만 넘어서면 만복대가 지척이겠지요.

산행은 인생과 닮았지요.

스스로의 의지로 홀로 걸어야 한다는 것이..

 

▼ 저멀리 하늘의 구름도 산 능선처럼 보이는 풍경이네요.

 

▼ 산머너 마을이 있어 사람이 살고 또

그너머 산이 이어지고요.

저도 나중에 어느 산 너머에 살고 싶네요.

 

▼ 햇살이 좋고 깊은 하늘이 좋고..

여하튼 오늘도 참 행복한 산행입니다.

 

▼ 자칫 자루할 수 있는 푸른 하늘에 점점이 흐르는 하얀 구름..

 

▼ 이 바위는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새롭게 생기진 않았을터인데.. ㅎ

  

▼ 바위와 만복대가 서로 등지고 있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바위가 돌아선걸까요. ㅎㅎ

 

▼ 무언가 기다림을 주는 풍경입니다.

저 바위에 내 마음을 담아봅니다.

그립다고.. 바람처럼 지나는 그리움이 허전하다고.

 

▼ 바위에 올라 세상을 바라봅니다.

바람에 그 그리움을 떠나보냅니다.

어차피 당초 내것이 아니었기에

 

▼ 넉넉함으로 보이는 능선들...

지리산에 오면 항상 넉넉함을 배우고 가네요.

 

▼ 정상에는 까마귀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고요.

 

▼ 하늘로 열린 길을 가는 기분이 이럴까요.

 

▼ 마지막 300미터라고 하는데 길이 나를 인도하는 기분이 듭니다.

 

▼ 하늘로 향하는 문이 있을것 같은 느낌이고요. 몸이 붕 떠가는 느낌..

 

▼ 등산이 아닌 입산의 느낌을 음미하는 시간입니다.

얼마를 걸었는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는지도 알 필요 없는..

  

▼ 그래도 시계는 보게되네요. 벌써 1시가 넘었습니다.

2시간의 산행이지만 왜그리 짧게만 느껴졌는지.

 

▼ 저 멀리 아버지 누워계시는 남원도 바라보이고.

 

▼ 지리산 천왕봉 주능선도 이처럼 편하게 바라보고요. 참 좋습니다.

 

 

▼ 이런 멋진 지리산 능선을 조망하며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오늘도 역시 행복한 식사를 합니다.

    날마다 도시에서도 이 같은 기분으로 식사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ㅎㅎ

    나중에 산아래 살면 날마다 점심식사는 산에 오라서 할까 생각중입니다.

  

  

▼ 멀리 노고단도 편안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 그 너머 햇살이 비추는 곳은 바다일까요.

아님 강일까요. ㅎㅎ 섬진강이겠지요.

 

▼ 과거 이곳에서 바라본 능선을 넘어 흘러가는

구름 풍경이 기억나네요. 황홀했던 풍경이..

 

 

▼ 지난 달 산행에서 저곳 천왕봉은 온통 눈세상이었는데

이제는 많이 녹았나봅니다.

 

▼ 여하튼 맛나게 밥도 먹고 또 반찬삼아 조망도 실컷 먹고..

다시 길을 떠나야죠.

 

▼ 정령치 너머 바래봉도 하얀 모자를 쓰고 있지요.

 

▼ 1시 20분경에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 만복대의 풍경을 등지고 가는 발걸음이 아쉬워 뒤돌아보게 됩니다.

   지난 시간은 돌아보지 말라고 하는데 산에서는 그리 하지 못하지요.

 

▼ 또한 이처럼 편안한 능선을 바라보고

걷는 기분은 산행의 묘미이지요.

  

▼ 발아래 남원 시가지도 한눈에 바라보이고요.

 

▼ 멋진 바위 옆길도 지나고

 

▼ 수북한 눈길도 걷습니다.

 

 

▼ 물론 시원한 조망은 보너스고요.

 

▼ 근데 더한 보너스가 있네요. 한눈에 펼쳐지는 지리산 주능선..

 

▼ 반야봉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조금씩

그 느낌이 다르다는것을 오늘에야 새삼  느낍니다.

 

▼ 만복대에서 벌써 이처럼 멀어졌네요.

 

▼ 이런 능선길을 걷다보면 나와 산 길이

하나가 되는 기분이지요.

내 자신이 녹아 길이 되는 느낌...

 

▼ 백두대간길을 따라 북쪽을 향해

조금씩 운봉방향으로 가고 있는거지요.

 

▼ 왼편 조망도 좋고 오른편 지리산 능선 조망도 좋고

늦어지는 발걸음이지만 아직 시간이 많네요. 달도보이고.

 

▼ 가끔씩 만나는 조릿대 적설은 겨울 산의

일반적인 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 이제 정령치가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 고개를 넘으면 되겠네요.

 

▼ 2시경에 정령치에 도착했습니다.

 

▼ 차가 다니지 않아 그저 한적하기만 한 느낌입니다.

 

 

▼ 잠시 목을 축이고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커피 한잔 하고싶었는데 차가 다니지 않으니

장사도 하지 않는것 같고요.

 

▼ 이 길을 따라 육모정으로 이어지는 길을

늦가을에 드라이브하면 참 좋습니다.

    나중에 낙옆 구르는 이 길을 걸어서 가고 싶네요.

뱀사골 달궁에서 육모정까지..

 

▼ ㅎㅎ 지난 봄 바래봉 철쭉때와서 고리봉에서

 다시 되돌아 왔던 기억이 나네요.

 

▼ 그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줄지어 갔는데

이제는 나만이 이 길을 걷습니다.

 

▼ 하늘에 반달도 살짝 얼굴을 비추네요.

 

▼ 익숙한 바위도 만나고요.

  

 

▼ 바위에 올라 뒤돌아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참 멀리도 왔구나 하는 느낌만이 담담하게 드네요.

 

▼ 여하튼 참 오랜만에 이처럼 맑은 지리산 능선을 보는것 같습니다.

 

▼ 산과 사람이 하나처럼 조화로운 풍경이지요.

 

▼ 2시 30분에 고리봉에 도착합니다.

이곳도 해발 1300미터가 넘습니다.

 

▼ 세걸산을 지나 바래봉까지 걷고픈 충동이 들고요.

지난 봄 철쭉 향기 살랑거리는 팔랑치에서 불던 바람의 냄새..

 

▼ 하늘에 떠 있는 구름처럼 담백하면서 감미로웠지요.

 

▼ 그곳에서 바라본 이곳 풍경도 기억에 남는데..

오늘은 이곳에서 저곳을 바라봅니다.

   지난 감미로웠던 추억을 새삼 떠올립니다.

 

▼ 여하튼 이제 아쉽지만 하산이 시작되네요. 쩝..

 

▼ 길도 제법 가파르고 미끄럽네요.

 

▼ 하지만 이내 편안한 산길이 이어지지요.

 

▼ 깊은 숲속에 나만이 있는 느낌..

하늘을 보니 이 나무들이 저만 쳐다보고 있는것 같고요.

 

▼ 바래봉이 가깝게 보이는걸 보니

이제 산행을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나 봅니다.

 

▼ 운봉 마을도 보이고요.

 

▼ 3시 조금 넘어 오늘 산행을 마무리하는 종점인

고기리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고리봉에서 이곳까지 3km이지만 왠지 길게만 느껴지네요.

 

 전혀 예상치 않게 가게된 지리산 만복대였습니다.

하지만 그 느낌은 태백산 간 것보다 더 좋네요.

기대하지 않았던 충만감 때문일까요.

그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고 날은 추웠지만

등뒤로 비추이는 햇살은 얼마나 밝고 따뜻하던지

잡을 수 없는 바람이고 모을 수 없는 햇빛이지만

잠시나마 나도 바람이 되고 또한 햇살이 되어본 느낌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