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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통영 장사도 - 동백에 물든 까멜리아 문화해상공원

by 마음풍경 2013. 3. 2.

 

장사도

(까멜리아 문화 해상공원)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장사도는 행정구역상으로는 통영시에 속하지만 거제도 남단에서 서쪽으로 1km의 지근 거리에 있으며

폭이 400m에 전체 길이가 1.9km로 이름처럼 긴 뱀 모양의 작은 섬입니다.

동백이라는 뜻의 까멜리아 공원은 남해 한려수도의 바다 절경과 함께 봄이면 동백꽃으로 섬 전체가 붉게 물들며

사람이 살지않은 섬을 2011년 12월에 문화해상공원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곳입니다.

 

 

매년 초봄이면 통영이나 거제 등 남해 앞바다에 있는 섬으로 동백을 보러 봄마중을 가는데

올해는 통영 앞바다에 있는 장사도(http://www.jangsado.co.kr)로 향합니다.

장사도를 가는 배는 통영 및 거제에 여러군데가 있으며 배 타는 시간이 가장 짧은 구간중 하나인 저구항에서 배를 탑니다.

저구항에서 장사도를 가는 배를 타는 곳은 소매물도를 가는 배를 타는 곳이 아닌 정 반대편에 있는 장사도 유람선 선착장입니다.

 

선착장의 오른편에 보이는 배인 선경호를 타고 장사도를 가는데 배 운임이 왕복 15,000원이고

장사도 입장료가 8,500원으로 장사도를 가기위해서는 1인당 23,500원이 들어갑니다.

또한 유람선이라 정해진 배 시간이 따로 없고 손님이 있어야 배가 출발하기에

당일 미리 전화로 시간을 알아보아야합니다.[저구항 연락처: 남부유람선(055-632-4500)]

 

섬으로 향하는 설레이는 마음을 아는지 갈매기들도 반갑게 맞아주네요.

 

그리고 배가 출발하자 갈매기들도 함께 힘찬 날개짓을 하며 배를 따라옵니다.

 

물론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먹기위한 것이긴 하지만

가까이서 갈매기를 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네요.

 

저구항을 출발한 배는 왼편의 거제 가라산과 오른편에 우뚝한 거제 망산을 뒤로하고 장사도를 향해 나갑니다.

 

오늘은 바다 또한 아주 잔잔하고 날도 무척이나 포근해서 봄마중하는 기분이 가득해지네요.

작년 거제 내도를 가던 추억도 생각이 납니다.

(섬을 거닐다 : 거제 내도 -  동백꽃따라 걷는 신선전망대 길,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48)

 

잠시후 눈앞에 긴 뱀 모양의 작은 섬인 장사도가 나옵니다.

 

20여분 배를 타고 오니 장사도에 도착합니다.

장사도가 속하는 통영에서는  40분이 넘게 걸리다보니

마찬가지로 행정적으로 통영에 속하는 매물도나 소매물도처럼 거제의 섬같이 느껴지네요.

 

선착장 입구에서 인어공주가 맨먼저 반갑게 맞아주네요.

ㅎㅎ 남이섬에서도 맨 먼저 반겨주는게 인어공주인데 둘다 조금 생뚱맞기는 합니다.

 

장사도의 또다른 애칭은 동백이라는 뜻의 까멜리아입니다.

마치 거제 외도의 별칭이 보타니아인데 이를 따라한것 같지요.

 

기존에 다니던 다른 섬에 비해 깔끔하게 단장이 되어서인지  

섬이라는 생각보다는 외도처럼 아름다운 공원 길을 걷는 기분입니다.

 

그래서인지 걷는 길 주변에 만나는 풍경 하나 하나가 다 고운 그림처럼 느껴지네요.

 

까멜리아 즉, 동백이라는 섬 이름에 맞게 동백꽃도 가득 만나게 됩니다.

 

물론 아직 아주 이른 봄이고 또한 올해도 봄이 더디게 온다고 해서인지

많은 동백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참 풍성합니다.

 

장사도를 구경하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그냥 탐방 안내도 번호 순서대로 바닥에 있는 화살표를 따라만 가면됩니다.

 

고개를 올라서니 사방이 탁트인 중앙광장이 나옵니다. 

 

저멀리 비진도도 보이고 바다의 조망이 참 시원하게 펼쳐지네요.

비진도를 다녀온지도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흘러갔습니다.

(섬을 거닐다 : 비진도 - 호리병 모양을 볼 수 있는 외산 선유대,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56)

 

과거에 주민들이 살던 흔적인 장사도 분교도 구경합니다.

 

 그리고 이곳 공원의 명물인 무지개 다리를 건너서 섬의 북쪽끝인 승리전망대 방향으로 갑니다.

 

달팽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장사도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네요.

 

주변 바다 풍경도 참 아름답고 길 주변에 아기자기 하게 꾸며져 있는 조각들도 좋고요.

하트 모양의 조각상을 보니 사랑은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한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온실 구경을 하고 다시 길로 나서니 섬아기집이 나옵니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이라는 노래를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네요.

 

지금은 공원으로 재 탄생햇지만 괴거에 이곳 장사도에는 14채의 민가와 80여명의 주민이 살았다고 합니다.

 

학습관에 들어가니 동백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전시가 되어 있더군요.

 

붉은 동백과 새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풍경이 무척이나 인상적인데

저도 이런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네요.

 

 물론 이곳만 하더라도 겨울에 눈이 거의 내리지 않기에

동백과 잔설을 한 프레임에 담기는 무척이나 어렵겠지요. ㅎ

 

동백이 만개하면 이곳 동백터널길이 붉은 양탄자를 깐 것처럼 보일텐데

아직은 많이 이른 시기라 조금 아쉽습니다.

 

아쉬움에 동백터널길을 빠져나가니 소덕도가 배경으로 펼쳐지는 야외공연장에 도착합니다.

 

이곳에는 머리 12 조각들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조각 전시물을 구경하고 나서 장사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인 부엉이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이곳 전망대 매점에서 뽕잎 아이스 크림을 사서 맛나게 먹습니다.

탁트인 바다를 보며 먹는 아이스크림의 맛은 무척이나 황홀하네요.

 

바다너머 거제의 해안선이 시원하게 펼쳐지고요.

 

이국적인 야외공연장의 모습도 멋지게 조망이 됩니다.

 

부엉이 전망대에서 되돌아 나오니 메일로드가 나옵니다.

엽서를 써서 고운 추억을 남길 수도 있겠지요.

 

거제에 청마 유치환 선생의 생가와 묘가 있어서인지 이곳에 그분의 시비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로 시작되는 행복이라는 시도 오랜만에 만나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편지를 쓰면서 학창시절에 참 많이도 즐겨 읽었던 시이지요. ㅎ

 

 

또한 시비 뒤편에는 유치환 선생의 영원한 연인인 이영도 여사의 시도 함께 담겨져 있습니다.

비록 유부남과 미망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으나 청마 선생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기전까지

청마 선생의 정운 여사를 향한 5천여통의 편지는 육체적 사랑만이 앞서는 요즘 세상에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보여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입니다.

 

 바다를 향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붉디 붉은 동백의 그리운 마음처럼 말입니다.

 

 청마 시인의 시와 정운 여사의 시를 읖조려봅니다.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그리운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너는 저만치 가고 나는 여기 섰는데

손 한번 흔들지 못한 채

돌아선 하늘과 땅

애모는 사리로 맺혀

푸른 돌로 굳어라

 

                                < 탑 - 이영도 >

 

 

여하튼 세상사는 것이 다 본인의 생각대로만 된다면 좋겠지만

늘 그리 되지 않는 것이 우리네 인간사이겠지요.

 

그래도 내 자신에 대한 욕심보다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우선한다면

어쩌면 이분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처럼 세상일도 다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잠시 애틋한 추억의 시간속에 잠겨보며 메일로드 길을 지나 다시 야외공연장으로 나왔습니다.

 

 아스라하게 펼쳐지는 바다의 정취가 제 가슴속으로 잔잔하게 스며듭니다.

 

이제 멋진 예술품을 구경하면서 야외 갤러리 길을 걷습니다.

 

이 조각상은 만화 주인공들을 주제로 해서인지 무척이나 친근하네요. ㅎ

 

 정겨운 농촌의 풍경을 담은 흙으로 만든 조각상도 있고요.

 

바다 바람을 시원하게 맞으며 야외 예술 조각상들을 감상하니

문득 작년 겨울에 다녀온 강릉 하슬라 아트월드 조각공원이 생각이 나더군요.

(하슬라 아트월드 조각공원-100가지 행복찾기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35)

 

출구 선창장이 보이는 것을 보니 이제 장사도를 떠날 시간이 가까워지나 봅니다.

들어올 때 타고온 배를 타고 다시 가야하기에 아쉽게도 이곳 장사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정도네요.

 

동백꽃 가득한 정취를 상상하면서 허브 가든을 빠져나갑니다.

입구 선착장에서 출구 선착장까지 걸었던 거리가 약 2.5km로 천천히 걷고 구경하면서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네요.

 

다시 배를 타고 장사도를 뒤로하고 육지로 돌아갑니다.

장사도는 기존에 다니던 섬들에서 느끼던 외로움과 쓸쓸함이 담겨있지 않는 섬입니다.

어쩌면 섬이라기 보다는 아주 잘 만들어진 해상공원이라는 생각이고요.

하여 청마 선생과 정운 여사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도 떠올리며

봄마중을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보면 참 좋은 섬인것 같습니다.

행복했던 장사도에서의 2시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