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마곡사 솔바람길
(백범 명상길 1코스)
충남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567
마곡사 주차장 ~ 일주문 ~ 마곡사
(백범명상길 1코스: 대웅보전 ~ 삭발바위 ~
영은교 ~ 군왕대 ~ 극락교, 3km)
~ 일주문 ~ 주차장
(약 5km, 2시간 소요)
공주 마곡사 솔바람길은 천년 고찰인 마곡사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태화산을 연계하는 길로
3개 코스의 백범 명상길로 재탄생하였으며
그중 1코스는 마곡사 사찰의 앞산을 도는
3km의 가장 짧은 코스로 가벼운 마음으로
명상을 하며 걸을 수 있는 산책길입니다.
2009년 가을에 마곡사의 단풍 구경을 하고
참 오랜만에 다시 마곡사를 찾습니다.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477
공주 태화산 능선길 - 가을 정취 가득한 마곡사를 찾아
충남 공주 마곡사 태화산(423m) 마곡사 주차장 ~ 마곡사 ~ 등산로 초입 갈림길 ~ 활인봉 ~ 고개 ~ 나발봉 ~ 샘골마을 ~ 마곡사 주차장 (약 7km, 4시간 소요) 보통 "춘(春) 마곡 추(秋) 갑사"라고 해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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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왔던 곳을 다시 찾아오면
그 사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감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
일주문을 지나 매표소에 도착하니
과거에는 없던 걷기 길 안내도가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삭발바위와 군왕대를 거치는
1코스를 걷기로 합니다.
경내로 들어가는 길이
참 편하고 아늑합니다.
봄도 끝자락에 있기에
연두색은 아니지만
짙어만 가는 잎의 푸르름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네요.
특히 마곡사 가는 길이 좋은 것은
일주문을 지나 법당으로 들어가는
길옆으로 계곡물이 흘러가는 것이지요.
공주 마곡사(http://www.magoksa.or.kr/)는
640년 신라 고승인 지장 율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며 조계종의 제6교구 본사로
유명한 계룡산의 갑사, 동학사,
신원사가 모두 마곡사의 말사이지요.
또한 마곡사는 산과 땅의 형세가
산태극수태극(山太極水太極)이어서
난세에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십승지지(十勝之地)의 하나이자,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불릴 만큼
경치가 아늑하면서도 빼어난 곳입니다.
숲길을 따라 걸으니 해탈문을 지납니다.
해탈문은 마곡사의 정문이며
이 문을 지나면 속세를 벗어나
부처의 세계로 들어가는
해탈을 하는 의미를 지닙니다.
해탈문을 지나자 천왕문을 만났습니다.
마곡사가 다른 사찰에 비해 특이한 점은
보통은 해탈문 다음에 천왕문이 있는데
이곳은 해탈문이 먼저 있는 것입니다.
천왕문을 지니고 극락교 다리를 건너
본당 앞 마당으로 들어섭니다.
마곡사에는 모두 4개의 보물이 있는데
이곳 본당 앞마당 건너편으로
3개의 보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일 앞은 처음에는 13층 탑이었지만
임진왜란때 무너져 5층탑으로 다시 세운
일명 다보탑 또는 금탑으로 불리는
보물 799호의 오층 석탑입니다.
다음 건물인 대광보전은 보물 802호이며
대웅보전은 보물 801호입니다.
또한 이곳에 없는 또 하나의 보물은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보물 800호 영산전이네요.
2층으로 되어있는 대웅보전을 보고 있으니
부여 만수산 무량사의 본당인
미륵전이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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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만수산 무량사 매월당 길 - 김시습의 마지막 거처를 찾아서
충남 부여군 외산면 무량사 주차장 ~ 일주문 ~ 도솔암 ~ 태조암 ~ 무량사 경내 ~ 무진암 ~ 무량사 주차장(약 5km) 지난 주는 멀리 순천 송광사에 다녀왔는데 이번 주는 대전에서 그리 멀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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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대웅보전과 무량사 미륵전의
건축 모습은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매월당 김시습의 머물렀던 무량사처럼
마곡사 또한 매월당이 기거했다는데
매월당은 이런 건물을 좋아했나 보네요.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가깝게 나란히 자리한 모습도
마곡사의 독특한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
이제 본격적인 백범 명상길을 걷기위해
대웅보전 옆 계곡쪽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늦은 봄의 향긋한 향기가 풍기는
그늘 숲길을 따라 계곡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길 주변에는 온통 수백년된 소나무가
울창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기분이 한층 상쾌해집니다.
백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가 시해된
1896년에 일본군 중좌를 죽이고
사형수로 복역중 교도소를 탈출하여
마곡사에서 은신하다가
이곳 냇가에서 상투를 삭발하고
원종이라는 법명으로
출가를 하셨다고 합니다.
백범 선생이 출가후 명상을 하며
걷던 길이라하여
백범 명상길로 명명한것 같습니다.
삭발바위에서 마곡천을 잇는
다리인 백범교를 건너가는데
녹음 우거진 풍경도 좋지만
계곡물에 비친 단풍이 물든 풍경은
무척이나 아름다울 것 같네요.
백범교를 지나고 영은교 옆을 스쳐
군왕대 방향으로 길을 걷습니다.
영은교 주변에는 템블스테이
신축 건물 관련 공사로 어수선하지만
그곳을 벗어나니 다시 계곡을 따라
호젓한 숲길이 이어집니다.
자연을 벗삼아 길을 걷는 일은
참 단순한 행위 같지만
온 우주를 내 품에 안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찮게 보이는 꽃도 자세히 바라보면
우주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지요.
계곡에서 산길을 올라서니 입구에
김구 선생의 말이 써져있는 쉼터가 나옵니다.
군왕대로 오르는 길 주변에
매발톱 꽃들이 피어있더군요.
삭발바위에서 1.2km왔으니 마곡사부터
전체 3km 중 절반은 온것 같습니다.
둥근 나무 의자위에 사람들의
작은 소망도 켜켜이 담겨있고요.
땅만 보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때죽나무 꽃도 만납니다.
정상 고개를 넘어서니 이번에는
솔향이 가득한 소나무 숲을 만납니다.
그런데 이 풍경이 어디서 본듯한
기시감이 들어 생각해보니
서천 희리산 자연휴양림에서 만났던
해송숲길과 비슷합니다.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879
서천 희리산 자연휴양림- 향기로운 해송 바람길
서천 희리산 자연휴양림 해송 바람길 충남 서천군 종천면 희리산길 206 희리산 휴양림 주차장 -> 왼편 등산로(숲속의 집 방면) -> 문수봉(329m) -> 산천호수 입구 -> 휴양림 주차장(약 6km, 2시간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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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편백숲을 가장 좋아하지만
소나무숲 또한 그에 못지 않습니다.
매력적인 소나무 숲길을 이어걷다보니
어느새 군왕대에 도착했습니다.
땅의 기운이 너무 강하고 왕이 나올
지세라해서 군왕대라고 부른답니다.
그래서인지 군왕대에 서있으니
지금은 나무가 커서 가려있지만
주변 산들이 마치 신하의 모습으로
둘러싸고 있는 형국처럼 느껴지네요.
이제 군왕대를 내려서서
백범명상길의 마지막인
영산전으로 갑니다.
숲 사이로 비추이는 햇살과 함께
포근하고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숲길이 계속 이어지네요.
영산전 입구를 지나 다시
극락교 다리 입구에 도착합니다.
마곡사의 사찰 담벽 모습처럼
오늘 걸었던 길도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었습니다.
비록 김구 선생의 의거가 나라의 울분과
독립을 위한 행동이었겠지만
목숨을 좌지우지 했던 행위에 대해서는
마음이 무척이나 무거웠을것 같습니다.
하여 백범 선생이 마곡사에 머물면서
사색과 명상을 하며
분노보다는 사랑을 배우고,
거짓을 이기는 힘은
바로 진실이라는 것들을
깨닫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거짓을 물리치는 것이
나라를 사랑하는 일이고
궁극적으로는 인류를 사랑하는
숭고한 행위라는 것을...
마곡사는 매월당과 백범 흔적이
머물러 있는 곳이자
포근하고 아늑한 솔숲길이
이어져 있는 보물같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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