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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고성 금강산 화암사 숲길 - 성인대에 올라 울산바위를 조망하다.

by 마음풍경 2013. 10. 20.

 

금강산 화암사 숲길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신평리 473(잼버리로 163-100)

 

화암사 일주문 ~ 화암사 ~ 수바위 ~ 성인대(신선암) ~ 화암사골 ~ 화암사 ~ 일주문

(6km, 3시간 소요)

 

 

금강산 화암사(禾巖寺)는 신라후기인 769년(혜공왕 5년)에 진표율사가 창건하였으며

왕관모양의 수바위(쌀바위)를 비롯하여 금강산 일만이천봉 중 남쪽에서 시작하는 첫봉우리인

신선봉이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로 올해 초 화암사에서 성인대를 연결하는 숲길을 조성하여

울산바위와 속초 앞바다를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아늑한 숲길입니다.

 

 

오랜만에 대전에서 먼 거리에 있는 강원도 고성 화암사로 발걸음을 합니다.

 

화려한 설악 단풍을 두고 따로 이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화암사 숲길을 걷기위해서인데

올해 초에 일주문에서 수바위와 성인대를 올라 다시 화암사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일주문에서 차를 주차하고 화암사를 향해 걷습니다.

다른 사찰도 그렇지만 저는 일주문에서 경내로 이어지는 숲길을 참 좋아하네요.

 

부처님이 보리수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고 다섯 수행자앞에서 처음으로한 설법을 초전법륜이라고 하는데

이들 수행자들이 부처님의 최초 제자로 비구의 시초라고 합니다.

 

편안한 숲길을 걷다가 이제 수바위가 있는 왼편 산길을 오르게 됩니다.

 

이곳도 조금씩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네요.

 

산길을 조금 오르니 거대한 바위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이 바위가 화암사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수바위(쌀바위)로 화암사의 전설이 있는 바위입니다.

안내판 글을 읽어보니 늘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라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바위 정상에는 웅덩이가 있다고 하는데 로프가 없으면 조금 위험한 것 같아 중간까지만 올랐는데도

발아래 화암사 경내가 내려보이고 주변 조망이 참 시원하게 열리네요.

 

또한 화암사 뒷편으로는 미시령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인 상봉(1244m)과 신선봉(1204m)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특히 신선봉은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제일 남쪽에 위치한 첫번째 봉우리여서

이곳을 설악산이 아닌 금강산 화암사라고 합니다.

 

또한 남쪽으로는 울산바위를 비롯한 설악산 능선이 바라보입니다.

물론 이곳도 설악산 국립공원 관리 범주에는 들어가지만 미시령을 경계로 금강산 지역에 속합니다.

울산바위도 미시령만 넘어서 이곳에 합류했다면 금강산에 속했을텐데 바로 앞에서 멈춰버렸네요. ㅎ

 

수바위를 내려와서 다시 산길을 따라 성인대로 향하는데

주변 소나무에서 풍겨오는 솔내음이 참 진하고 좋습니다.

 

숲길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고도를 높여가는데

나무 사이로 멀리 동해 바다와 함께 수바위의 전체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바로 옆에서는 이 모습을 볼 수 가 없었지요.

 

깊고 파란 하늘과 두둥실 떠가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니 가을의 정취가 가득 느껴집니다.

 

가는 도중에 재미난 바위를 만났는데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퍼즐처럼 생겨서 퍼즐바위라고 한답니다.

겹겹이 쌓여있는 바위 조각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나기도 하네요.

 

빽빽한 숲길을 걷다가 하늘이 열리는 성인바위에 도착합니다.

일주문에서 이곳까지 약 2km에 1시간이 소요되었네요.

 

성인대 혹은 신선대(645m)는 이 선인바위를 시작으로

남쪽인 울산바위 방향으로 아주 거대한 너럭 바위지대가 이어집니다.

 

신선대 선인바위로 올라서니 푸른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북쪽으로는 왼편 미시령에서 이어지는 상봉이 바라보이고요.

 

또한 옆으로는 가분수 모습을 한 거대한 머리 모양을 한 재미난 바위가 위태롭게 서있습니다.

 

또한 조금전에 올라보았던 수바위의 모습도 완전하게 드러나는데

계란 모양의 바탕위에 왕관 모습의 또 다른 바위가 놓여있다고 합니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시작인 신선봉의 가을 모습도 뚜렸하게 바라보이네요.

단풍이 붉게 물든 저 아래 능선에서 건너편 바위들을 본다면 참 멋질것 같습니다.

 

정말 이곳에 서 있으니 동해바다의 파도소리까지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환상적인 조망처입니다.

 

 선인바위에서 내려와 울산바위 방향으로 너럭바위 지대를 걷는데

오른편으로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지는 미시령도 바라보입니다.

물론 지금은 아래쪽으로 터널이 생겨서 이제는 옛길이 되었지요.

 

경사진 길에 부서진 모래가 많아서 조심 조심 바위길을 걸으니

드디어 울산바위와 주변 설악 풍경이 장대하고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울산바위는 늘 미시령 도로를 지나면서 쳐다만 봤지

이렇게 수평적인 넉넉한 구도로 바라보기는 처음입니다.

 

울산바위와 달마봉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너럭바위의 제일 끝 부분에 도착합니다.

선인바위에서 이곳까지 약 100여미터를 전부 바위길만을 걸어서 왔네요.

 

옆으로는 마치 낙타 모습을 한 바위가 우뚝 서있는데

이곳은 정말 재미난 모습을 한 바위들의 자연 전시장 같습니다.

 

발아래 수바위와 동해 바다의 모습도 가깝게 펼쳐지고요.

 

울산바위도 이처럼 가까운곳에서 바라보니 감탄의 탄성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지난 겨울 울산바위에 올라 옆에서 바라본 풍경과 또다른 멋진 매력이 있네요.

(설악산 울산바위 조망길 - 새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74)

 

울산바위너머 보이는 설악산 화채봉 능선의 풍경도 아늑합니다.

 

울산바위 옆쪽으로 일년에 한두번 정도만 길이 개방이 되는 달마봉도 친근하게 다가서고요.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한 산의 모습은 멋진 바위와 어우러져서 한폭의 고운 그림과 같습니다.

 

멋진 울산바위를 구경하고나서 다시 선인바위쪽으로 되돌아 오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아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입구에서 먼 거리가 아니기에 새벽에 올라 울산바위와 함께 동해 일출을 봐도 참 멋질것 같네요.

 

을산바위너머 저멀리 중청과 대청봉의 모습도 아늑하게 바라보입니다.

설악산은 주로 암봉으로 되어 있어서 이곳처럼 넉넉하고 탁 트인 주변 조망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지요.

 

이 조망처는 설악산과 금강산 남쪽 자락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서인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알려지지않은 것 같습니다.

 

하긴 저도 수없이 설악산을 찾았었지만 화암사 숲길이라는 길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다시 선인바위로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탁 트인 조망 한번 바라보며 하산을 준비합니다.

싱그런 가을 햇살과 함께 바다 바람과 산 바람이 동시에 느껴지는 참 편안한 시간이네요.

 

이곳에서 화암사까지는 약 2km로 오던 길이 아닌 시계뱡항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내려서는 길에 고운 단풍도 눈에 보이는데 올해 단풍은 예년만 못한것 같네요.

 

직진하면 백두대간인 상봉으로 이어지는 길로 신선봉을 거쳐서 다시 화암사로 내려올 수도 있으나

출입금지 지역이기에 저는 이곳에서 오른편 길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합니다.

물론 이를 무시하고 신선봉으로 길을 걷는 글을 보기도 했지만 자연보존을 위해 지킬것은 지켜야 겠지요.

 

내려서는 길도 멋진 소나무들과 푸른 하늘이 반겨주는 길입니다.

이곳 소나무들은 북쪽에서 부는 차가운 바람때문인지 전부 남쪽을 향해 있는 것이 이채롭네요.

 

단풍능선너머 달마봉도 다시 오라는 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달마봉도 지금처럼 일년에 한두번이 아니라 연중 개방을 한다는 소식도 있던데

인연이 있다면 언젠가는 저 곳을 가게되겠지요.

 

이제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탁트인 하늘이 펼쳐지는 조망을 봅니다.

정말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편안하고 아늑한 풍경이지요.

 

저멀리 봉우리 위로 조금전 올랐던 선인바위도 보이고

그 아래 자락은 화려한 단풍색으로 곱게 단장을 했습니다.

 

산길을 내려서니 작은 계곡도 나오고 가을이지만 계곡물도 제법 세차게 흐릅니다.

 

싱그런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걸으니 화암사 입구가 나옵니다.

묘한 인연인지는 모르겠으나 지난 9월에 완주에 있는 화암사를 가본 적이 있는데

한자로는 다르지만 한글이름이 같네요. ㅎ

(완주 화암사 사찰길 - 안도현 시인이 숨겨 두고픈 절집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51)

 

경내 입구 다리에 서니 조금전 올라갔던 수바위가 바라보입니다.

 

 하늘, 구름, 바위, 나무, 그리고 빛과 그림자..

온전히 자연이 만들어주는 느낌이 깊은 풍경이네요.

 

다리를 건너 화암사 대웅전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천년 사찰인 화암사는 6.25 전쟁으로 인해 소실된 것을 다시 새롭게 지은 사찰이라 고색적인 느낌은 없네요.

 

하지만 우리나라에 참회불교를 정착시킨 법상종의 개조 진표율사가 창건한 절닮게

이곳에 서있으니 왠지 몸과 마음이 정결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건너편 수바위의 뻬어난 풍광과 어우러지는 사찰 경내의 모습도 무척이나 정겹습니다.

 

화암사 경내를 구경하고 한적한 숲길을 따라 다시 일주문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사방 팔방으로 너무나 멋진 풍경들이 펼쳐지는 자연을 만나고 오니

마치 신선들이 사는 세상에 잠시 다녀온 기분이 듭니다.

특히 성인대에서 바라본 울산바위의 풍광은 오래 오래 잊지 못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