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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별 여행기록

지리산의 겨울 설국 풍경

by 마음풍경 2015. 12. 27.

 

지리산의 겨울 설국 풍경

 

 

지리산은 사계절 마다 아름답고

넉넉한 모습보여주는 산이지만

새하얀 눈쌓인 겨울 지리산은

언제나 가슴 설레이는 풍경입니다.

 

 

이제 올해도 얼마남지가 않았습니다.

보통 겨울 산행하면 설악산이나 한라산을 떠올리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설산 산행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2007년 12월 그해 마지막 산행으로 갔던 지리산이었네요.

(지리산 천왕봉 설산길 - 미지의 설국에 머물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1893206)

 

산행 들머리인 백무동에서 처음 만난 것은 세찬 눈보라였습니다.

능선 및 계곡을 따라 부는 바람이 너무 세서

과연 산행이 가능할까 걱정도 했었네요.

 

하지만 참샘을 지나 지리산의 깊숙한 품으로 들어서자

그저 아늑한 눈쌓인 풍경만 가득했지요.

 

과거에도 겨울 지리산에 왔을 때 남는 기억은

차가운 바람뿐이었는데 참 포근하고 여유로운 산행이었습니다.

 

잠시나마 새하얀 풍경 사이로

푸른 하늘도 열리고 햇살의 따스함도 느꼈지요.

 

물론 그 햇살은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구름속으로 사라져갔고

대신 눈을 풍성하게 내리게 했습니다.

 

새하얀 눈으로 단장을 한 장터목 대피소도

무척이나 이국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장터목 대피소의 우체통은

지금도 여전한지 궁금하네요.

 

장터목 대피소를 지나 제석봉으로 향하는 주능선 길은

온통 새하얗게 색칠을 한 듯 했습니다.

 

눈이 내린 아름다운 주변 풍광에 푹 빠져서 걸었네요.

 

8년이 지난 시간이지만 아직도

그때의 추억이 너무나 생생합니다.

하긴 이러한 풍경을 두 눈으로 본다면

아마도 영원히 잊을 수는 없을 것 같네요.

 

혼자 걷는 이 산길이 온통 눈으로만 쌓여있어

걷는 길 내내 외로움도 함께 해서인지

통천문을 만났을 때는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세찬 겨울 바람과 눈이 만들어낸 풍경은

그저 감탄의 연속이었고 겨울 지리산의

색다른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려서는 길은

이곳이 지리산인지 아니면 한라산인지 구분이 가질 않았네요.

 

내가 무엇인가 많이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건 나의 것이 아니다.

사는 동안 얻은 재물이며 지식이며 깨달음이며 사랑까지도

산이, 계곡이며 나무들 그리고 지빠귀며 비비추 같은 꽃들까지

많은 것을 품었어도

그것은 산의 것이 아니듯

내가 품고 있는 모든것도 내 것이 아니다.

돌려줘야 할 누군가의 것이다.

 

<박두규 - 지리산 중에서>

 

 

오래전 사진을 다시 꺼내어 보아도

그때의 기억들은 너무나 생생합니다.

앞으로 그러한 지리산의 설국 풍경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