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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청보리와 유채꽃이 가득한 슬로시티 청산도

by 마음풍경 2017. 4. 16.


청보리와 유채꽃이 가득한 슬로시티 청산도



- 청산도 ① - 서편제 촬영지과 청보리밭(http://blog.daum.net/sannasdas/13389373)

- 청산도 ② - 범바위 산행 및 해안선 걷기(http://blog.daum.net/sannasdas/13389374)




남쪽 섬의 붉디붉은 동백 꽃으로 설레이는 3월을 지나

4월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섬은 완도의 청산도이다.

이즈음 청산도는 청보리와 유채꽃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어

먼 길을 찾는 수고를 할만큼 그 보람은 가득하고.


청산도에 내려서 제일 먼저 반갑게 맞아주는 것은

바닷바람에 살랑거리는 청보리의 물결이다.

이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밀려갔다 밀려오는 파도의 모습과도 같다.


그리고 멋진 해안선을 배경삼아 펼쳐지는

노란 유채꽃의 풍경은 너무나 황홀한 보너스라 할 수 있고.


청산도가 사람에게 알려진 것은 아늑한 돌담길을 따라

진도 아리랑을 부르던 장면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영화 서편제를 통해서이다.


지금은 다른 촬영 세트장과 유채꽃이 만발한 화려한 모습이지만

영화속의 장면은 소박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황토길이었다.


등뒤로 펼쳐지는 섬의 풍경 또한 왜 청산도가 봄이오면

사람들이 잊지 않고 방문하는 관광 명소가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평화롭고 아늑한 곳에서 초가집 한채 짓고 살아도 그저 행복할 것 같다.


드라마 봄의 왈츠의 세트장으로 나온 왈츠하우스의 모습은

마치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의 어느 장소같은 이국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그나저나 내가 갔을 떄가 2009년 4월초이니

지금은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돌담길을 지나면 당리 마을에서 서편제의 한장면을 담은 초가집도 만날 수 있다.

이제는 아스라한 옛영화가 되었지만 판소리를 부르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고.


그리고 당리와 구장리 마을을 지나

범바위가 배경처럼 펼쳐지는 권럭리 마을의

인심이 좋은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기거했다.


다음날 맛난 아침을 먹고 산길을 따라 범바위가 있는 능선에 올라서니

어제는 보지못했던 바다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청산도의 범바위는 바위의 자기 세기가

지구의 자기보다 강해서 나침판도 길을 잃는다하여

TV에서도 몇번 방송에 나왔던 곳이다.


범바위에 올라서면 등대와 함께 넉넉한 보적산 능선이 등뒤로 시원하게 펼쳐지고.


어쩌면 청산도에서 바다 조망이 가장 멋지게 펼쳐지는 곳이

이곳 범바위 전망대가 아닌가 한다.


범바위를 내려서서 만나는 마을 길 풍경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래 오래 여운이 깊게 남는다.


아직 봄이 오지 않은 조금은 쓸쓸한 무덤과

주변의 싹이 자란 청보리 모습은 너무나 극명하게 대비가 되고.


어쩌면 사는 것이란 이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늘 아슬아슬하게 보내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청산도에서는 그 경계마자도 한없이 아름다운 것 같다.

섬 시인으로 유명한 이생진 시인은

가장 살기 좋은 곳이 가장 죽기 좋은 곳이라 하지 않았던가.


청산도의 해안선은 무턱대고 보라고 강요하지 않은 아름다움이 가득 스며있다.

우리는 그것을 절대적인 순수함이라 말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청산도의 모습을 회상하니

짧은 시간으로 인해 다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고

넉넉하게 시간을 내서 구석구석 걷고픈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날이 내년이 될지 아니면 내후년이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