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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안면도 백사장항 일몰 풍경 - 대하랑 꽃게랑 인도교에서

by 마음풍경 2017. 6. 4.



안면도 백사장항 일몰풍경




안면도의 백사장항과 건너편 드르니항을 연결하는 인도교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 오랜만에 백사장항으로 발걸음을 했다.

만 5년전에 백사장항에서 시작해서 꽃지해수욕장까지 태안 해변길을 걸을 떄만 해도

이 다리가 건설이 되지 않았는데 그 사이 거짓말처럼 멋진 다리가 생겼다.

(태안 해변길 : 노을길 - 백사장항에서 꽃지까지 걷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66)


당초 날이 흐려서 일몰을 보지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이처럼 멋진 일몰 풍경을 만나게 되니

단 몇시간 뒤의 일도 알수가 없는 것이 세상사 아닌가.


지난 연말 마지막 일몰을 홍성 속동전망대에서 아쉽고 보내고

또 새해 첫 일출 또한 겨우 맞았는데

이번에는 운이 좋게 참 아름답고 황홀한 서해 일몰을 만난다.

(홍성 속동전망대 일몰길 - 아쉬운 2016년 마지막 일몰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334)

(서산 간월암 일출 -  2017년 첫 일출을 어렵게 만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335)


거기다가 다리로 비추이는 일몰의 햇살은

당초 생각하지 못했던 황홀한 자연의 선물이 된다.


과거에 내가 만나본 서해의 일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학암포의 황홀하고 멋진 낙조이지만 오늘 이곳에서의 인연 또한 가볍지 않다.

(태안 학암포 오토캠핑 - 황홀한 학암포 낙조를 만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30)


이처럼 멋진 다리와 서해 낙조의 조화로움이라니..


개인적으로 많은 일출과 일몰 풍경을 사진으로 남겼지만

어쩌면 멋진 사진의 가치보다 그날 그곳에서 그 풍경을 바라보며

머물렀던 지난 추억이 가장 값지고 소중한 것 같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는 옛 노래 가사처럼

그냥 멍하니 자연이 주는 고마운 선물을 가슴에 담아본다.


일생을 살면서 이시간처럼 평화롭고 또 여유롭게 보내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


삶의 굴레는 늘 무겁고 힘들게 다가올 때가 있지만

그래도 오늘같은 시간이 있어서 늘 견디고 또 버티는가 보다.


물론 언젠가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는 날이 올것이다.

그러면 자유로운 새가 되어 하늘을 날 수도 있겠지.


다리위에서 마지막 지는 해를 만나보기 위해 다리로 향한다.


이곳 다리가 일반적인 다리 이름과 달리

'대하랑꽃게랑'이라는 긴 이름을 붙인 것은

드르니항쪽에서는 꽃게가 많이 잡히고

백사장항쪽에는 대하가 많이 잡히는 것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제 지평선 너머 해는 조금씩 하루의 치열했던 시간을 접어가고 있다.


나도 그 처연한 모습을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나기 위해

인도교 다리로 올라선다.


비록 수평선 너머 지는 해는 아니지만

바다 너머 능선으로 저물어 가는 풍경 또한 잔잔함을 안겨준다.


앞으로 남은 나의 삶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일몰을 얼마나 볼 수 있을까?


일몰을 만나면 늘 떠오르는 생각이지만

이세상 마지막 날에 이처럼 멋진 풍경을 만나보고픈데

이 또한 욕심이 되지 않을까.


공지영 작가의 '월춘 장구'라는 소설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우리는 일년 중의 그 하루, 그 한순간을 지금 지나가고 있는거야."



다시 올 수 없고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그 순간이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그래도 일몰의 풍경에는 해가 지고난 후의 여운도 참 사랑스럽다.


물론 해가 지고 난 이후의 분위기는 쓸쓸하지만

이별 또한 사랑스럽다는 것을 나는 일몰에서 늘 새롭게 느낀다.


어쩌면 내일 또 변함없이 해는 뜨고 질것이기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겨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제 해는 저물고 다리에는 멋진 조명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당초 흐린 하늘에 일몰 촬영은 포기하고 단지 저녁 식사를 하러 백사장항에 왔는데

이처럼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었으니 행운이라고 해야할까.

아마도 다음번에는 태안 해변길을 걸으며 드르니항에서 이곳으로 다리를 건너오겠지.

그때는 또 어떤 풍경을 반가운 손님처럼 맞이할지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