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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지리산 둘레길 18구간 - 오미마을에서 난동마을까지

by 마음풍경 2019. 2. 24.



지리산 둘레길 18구간

(오미마을 ~ 난동마을)



운조루 주차장 ~ 곡전재 ~ 용호정 ~ 구례오일장 ~

지리산 생태공원 ~ 광의면 ~ 구만제

(15km, 5시간 소요, 식사 및 휴식 포함)




지리산 둘레길 18구간을 걷기위해

운조루가 자리한 오미마을에 도착한다.

운조루너머 왕시루봉 능선이

아늑하게 펼쳐지고.

그나저나 작년 10월에 14구간을 걷고난 후

세개 구간을 건너뛰었네.

(지리산 둘레길 14구간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595)


아직 2월이지만 남녘땅에는

봄이 성큼 다가왔다.


물론 반갑지 않은 미세먼지도

함께 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봄은 어서오라 반갑다.


운조루 주차장에서

마을밖으로 나서니

곡전재가 먼저 반겨준다.


곡전재는 조선후기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고택으로

구례군의 향토유적 9호라고 한다.


곡전재의 아주 높은

호박돌 모양의 담장이

무척 이색적이다.


물론 곡전재를 보니 옆마을인

상사마을에 있는 쌍산재가 떠오른다.

내부 정원이나 한옥 분위기가 아주

빼어난 곳이었다는 기억도 함께

(구레 쌍산재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62)


이제 오미마을을 벗어나

본격적인 길걷기를 시작한다.


오늘은 서시천변을 따라

걷는 길이라 발걸음은

무척 한가롭다.


서시천너머 사성암을 품고있는

오산도 오랜만이라고

 반갑게 인사를 하고.

(구례 사성암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59)


오산 옆산인 계족산도

미세먼지와 아침 안개로 인해

희미한 풍경속에 담겨져 있고.


서시천을 따라 둘레길은

편하고 아늑하게 이어진다.


향토문화유산 3호인 용호정은

경술국치의 울분을 달래고

항일사상 고취를 위해 건립했다고 한다.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이라고 하는데

정자 앞마당에 피어있는 홍매화가

마치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붉은 마음처럼 느껴진다.


다만 아직까지도 정리되지 않고

왜곡되어온 친일파의 그림자가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잘못된 역사를 정리하지 못하고

3.1운동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까..


그래도 용호정을 지나

탁트인 풍경을 마주하니

잠시 답답했던 마음이 가볍다.


이제 자연은 내 삶의 일부 아니

조금 과장하자면 전부가 아닐지.


남은 생에서 자연이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물론 사람으로부터는 조금씩 멀어지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100%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금은 편안한 자연으로

마음이 기운다.


사람과의 인연과 추억은

기쁨과 아픔을 전부 담고있지만

자연과의 추억은

늘 행복하고 마음에

편안함만을 주기에.


해서인지 요즘은 사람의 앞모습보다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뒷모습은 왠지 풍경처럼 느껴지기에..


미세먼지속에 갇혀있는 오산이

더욱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래도 시간이 더 지나

봄꽃이 피면 회색빛 풍경이 아닌

화사함을 찾을 수 있겠지.


이제 구례읍내로 들어가기위해

서시천을 건넌다.


오랜만에 만나보는 서시천의

아기자기한 풍경은 여전하다.

물론 이전에 만난 노란 유채꽃의

화사한 풍경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섬진강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60)


서시천 제방길을 따라 걸으니

지리산 주능선의 전체 봉우리를 표현한

지리산 생태공원에 도착한다.


물론 천왕봉 비석도

비슷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고.


그나저나 아무 생각없이

걷다보니 당초 가려한

구례오일장을 지나와서

다시 되돌아가 구례장으로 들어선다.


시장내에 있는 가마솥 소머리국밥 식당에서

소머리국밥으로 점심을 한다.

개인적으로 이곳 국밥은

전국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엄지척!)


소머리 국밥을 먹고 다시 튀김호떡으로

디저트를 하는데 배가 터질 지경이다.

그래도 무지 맛난 것을 어쩌랴.. ㅎ


무거워진 배를 부여안고

다시 천변을 따라 길을 이어걷는다.


미세먼지가 조금 가셨는지

하늘도 푸르고 환한 느낌이다.


고운 자연속 길을 따라

걷는 사람의 뒷모습은

늘 평화롭다.


비록 발걸음은 무겁더라도

길을 걷고 있는 동안은

삶에 대한 욕심도 없고

세상에서 조금 떨어져

바라보는 여유도 갖는다.


다리아래에서 바라보이는

지리산 노고산의 모습은

고운 그림을 보는 듯 하다.


아직 벚꽃도 피지않고

조금은 지루한 길이지만

매화꽃 향기에 기운이 솟는다.


매화꽃을 반갑게 만나니

이제 만화방창()이 멀지 않다.


내 안

어느 곳에

그토록 뜨겁고 찬란한 불덩이가 숨어 있었던가요.

한 생을 피우지 못하고 캄캄하던 내 꽃봉오리

꽃잎 한 장까지 화알짝 다 피워졌답니다.

그밤 그곳 그대 앞에서



김용택 시인의 만화방창이라는 시도

중얼거리며

봄의 기다림에 잠시 설레여본다.


그나저나 한달뒤에 찾는다면

벚꽃 흐드러진 길일텐데

조금은 아쉽다.


당초 난동마을까지 가야하지만

구만저수지가 있는 곳에서

둘레길 걷기를 마무리한다.


오늘은 길을 걸으며 과거속에 담겨있던

구례의 추억을 잠시 꺼내보는 시간이었고

길벗들과 함께한 구례오일장의

정겨움도 참 좋았다.

한달 뒤 벚꽃이 날리는 바람부는날

다시 찾고픈 마음이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