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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논산 노성산 - 편안한 산벚꽃 길을 걷다.

by 마음풍경 2021. 4. 8.

논산 애향공원 ~ 임도 ~ 일월당 ~

금강대도 ~ 노성산성 ~ 정상 ~

옥리봉 ~ 궐리사 ~ 명재고택 ~ 애향공원

(6km, 2시간 40분 소요, 식사 포함)

 

 

문득 예전에 편하게 다녀왔던

노성산이 생각이 나서

참 오랜만에 다시 발걸음을 한다.

지난 블로그 글을 보니

만 10년전 4월에 이곳을 찾았었다.

(blog.daum.net/sannasdas/13389734)

예전에는 옥리봉을 거쳐 정상을 올랐는데

오늘은 왼편 길을 따라 걷는다.

지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임도를 따라 일월당을 거쳐

오르는 능선길을 택한다.

올해는 봄이 너무 빨라서인지

다른 해도 꽃들이 일찍 핀다.

10년전 이곳을 찾았을 때가

4월 20일이 넘어서였는데

4월 초인데도 벚꽃의 낙화를 만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봄이 점점 빨라지고 짧아지는 것 같고.

편안한 숲길을 걷다보니

세갈래 길이 나온다.

가운데 길은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편 길은 최근에 길을 낸 임도이고

오늘은 왼편 길을 따라 걷는다.

연두빛이 화사한 봄날의 길은

너무나 매력적이고.

아늑한 숲길을 한참 걷다가

이제 임도를 버리고 오른편

일월당 방향으로 능선길을 오른다.

쓰러져 잘린 나무 너머로

화사하게 피어나는 산벚꽃의 풍경이

마치 삶과 죽음의 대비를 보여주는듯 하고.

잘린 나무에도 아직 향기가 남아있다.

나무의 향기는 언제나 포근하고.

오르막을 잠시 오른 것 같은데

벌써 금강대도에 도착한다.

금강대도는 유불선을 통합한

종교라고 하는데

건물은 불교의 형태를 보여준다.

이곳 주변의 산벚꽃 풍경이 좋아

잠시 풍광을 감상하고 정상으로 향한다.

10년전 4월 말에 왔을 때도

낙화의 모습이었는데

4월초에 와도 여전히 낙화만 만난다.

10년이라는 시간은 계절의 기후도 변하게 하지만

흘러간 기억들은 애틋한 추억이 되기도 한다.

주차장에서 약 3km거리를 1시간이 걸려

노성산(348m) 정상에 도착한다.

예전에 왔을 때 식사를 했던 정자는

무너질 위험때문에 출입이 통제가 되고.

오른편 향적봉에서부터 펼쳐지는

계룡산 주능선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계룡산 능선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처라고 할 수 있고.

정상 주변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하고

궐리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아늑하게 다가오는 계룡산을 바라보며

걷는 능선길은 참 여유롭다.

봄 내음이 물씬 배여있어

더더욱 행복한 시간이 되고.

다만 작년 3월에 방화로 인한 산불 흔적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자연은 인간에게 무제한적인 사랑만을 주는데

인간은 그런 자연을 파괴만하니.. 쩝

벤치에서 잠시쉬며 커피도 한잔 마시고

궐리사로 발걸음을 이어 걷는다.

노성천이 흐르는 아득한 풍경도

마음에 담아본다.

연두빛으로 물드는 이 시간이

4계절 중 가장 좋다.

아직 공사 중인 임도를

가로질러 내려선다.

숲길을 벗어나니

궐리사가 나오고.

궐리사는 공자의 영정을 모신 곳으로

이곳 노성과 화성에만 남아있다고 한다.

궐리사 내부는 들어가지 못하지만

한옥과 어우러지는 봄 정취는

참 아늑하고 깊다.

다른 나라의 위인인 공자를

이처럼 극진하게 모신 우리 조상들의

깊은 뜻은 온전히 헤아릴 수 없지만..

최근 유행한 테스형이라는 노래처럼

점점 돈의 노예가 되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가르침을 줄 수는 있겠지.

마을길을 넘어 명재고택에 도착한다.

명재고택은 장독대의 풍경이 유명해서

많은 사진 작가들이 찾는 곳이다.

물론 10년전 노성산을 등산하고 나서

왔던 곳이기도 하다.

(blog.daum.net/sannasdas/13389735)

10년 동안 큰 변화는 거의 없는 것 같고.

봄날이라 그런지 더더욱

친숙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잊지 못하는 건 추억이에요

서로가 아니라

우리가 견뎌야 하는 것은 이별이예요

서로가 아니라"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있으니

최근 들었던 노래 가사가 중첩이 된다.

노성향교 담장에 핀

새하얀 라일락꽃 향기가

온 마음을 사로잡고.

추억도 향기도 봄도

모두 행복한 삶의 일부가 되겠지.

노성향교를 지나 애향공원 입구에 오니

예전에 없던 출렁다리도 나오고.

다시 노성산 애향공원으로 돌아와

노성산과 궐리사 그리고

명재고택을 잇는 봄날의 산행을

행복한 마음으로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