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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길 이야기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34) - 비 내리는 봄꽃 길을 걷다.

by 마음풍경 2014. 3. 29.

봄의 정취가 가득한 비를 맞으며 

진달래 꽃, 개나리 꽃, 벚꽃과 목련 꽃을

친구삼아 34번째 동네 올레길을 걸었습니다.

 

집에서 쉬기 위해 길을 떠나지 않았는데

마침 봄비도 내려주니 마음도 가볍고

몸도 한가로워집니다.

 

창밖에 내리는 비만 바라보기에는

봄의 정취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카메라를 들고 동네 길을 걸어보네요.

 

비가 오네요

봄비지요

땅이 젖고

산이 젖고

나무들이 젖고

나는 그대에게 젖습니다.

앞강에 물고기들 오르는 소리에

문득 새벽잠이 깨었습니다.

 

< 김용택 - 봄비 >

 

최근 날이 갑자기 더워서인지

다양한 색감을 지닌 봄 꽃들이

갑자기 피기 시작합니다.

 

그래서인지 진달래도 벌써 

연분홍 색으로 단장을 했네요. 

 

진달래가 피었는데

개나리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노란색의 영춘화꽃이 봄이 오는 길

목에서 맞이하는 꽃이라면

개나리는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https://sannasdas.tistory.com/13390100

 

영춘화가 피는 것을 보니 봄이 오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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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오늘 걷는 길에는

순백의 목련 꽃이 주인공입니다.

 

빨리 피지만 또 너무나 빨리

저버리는 꽃이기에

이처럼 풍성한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오랜만인 것 같고요.

 

백목련보다 조금 늦게 피는 자목련만이

아직 꽃잎을 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으로 가득한 길인데

오늘은 목련 꽃으로 수놓는 길이 되네요.

https://sannasdas.tistory.com/1339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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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꽃길을 걸으면 가수 양희은이 부른

하얀 목련이라는 노래가

생각이 나서 흥얼거리며 걷게 됩니다.

 

요즘은 봄이 오면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먼저 생각날지 모르지만

과거에는 하얀 목련이 떠오르곤 했지요.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노래를 흥얼거리며 탄동천변 길을 걷다보니

봄이면 벚꽃터널로 아름다운

화폐박물관 입구에 도착합니다.

 

아직 만개한 상태는 아니지만

비가 와서 꽃의 색감은 더욱 진하네요.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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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봄비 내리는

쓸쓸한 주말일지 모르지만

내 자신도 잠시 봄꽃이 되는

기분이 느껴집니다.

 

문득 지난번 매물도를

다녀올 때 가슴에 담았던

정호승 시인의 시 한편이

생각이 납니다.

 

늙어가는 아버지를 용서하라

너는 봄이 오지 않아도 꽃으로 피어나지만

나는 봄이 와도 꽃으로 피어나지 않는다

봄이 가도 꽃잎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내 평생 꽃으로 피어나는 사람을 아름다워했으나

이제는 사람이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지 않는다

사람이 꽃처럼 열매 맺길 바라지 않는다

 

늙어간다고 사랑을 잃겠느냐

늙어간다고 사랑도 늙겠느냐

 

< 정호승 - 산수유에게>

 

배를 타고 오는데 이 시의 구절이

가슴에 팍 와닿더군요.

 

몸이 세월속에 늙어간다고

사랑이 늙어 가는 것도 아니고

더더욱 사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요.

 

매년 봄이 오면 연두색 새싹이

자라고 화사한 봄꽃이 피듯이

사랑의 감정도 늘 새롭게

피어나는 것은 아닐지요.

 

잠시 봄날의 천국속에 머물다가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빗소리만큼만 살고

빗소리만큼만 사랑하는 게다

사랑하기 때문에 끝내

차지할 수 없는 게 있다는 거다

 

< 안도현 - 토란잎 중에서 >

 

오늘은 촉촉하게 내리는 봄비에 젖어

딱 빗소리만큼만 살고

그만큼만 사랑하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