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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길

대전 갑천 자전거길 - 방동저수지에서 성북동 산성을 넘다.

by 마음풍경 2014. 8. 17.

 

대전 갑천 자전거길

 

- 방동저수지에서 성북동 산성을 넘다. -

 

 

신성동 ~ 갑천 좌안길 ~ 만년교 ~ 가수원교 ~ 괴곡동 ~ 상보안 유원지 ~ 노루벌 ~ 물안리 ~ 흑석리유원지 ~

봉곡동 ~ 방동저수지 ~ 성북2통 ~ 임도 ~ 성북동 산성 입구 ~ 대정동 임도 ~ 원계산동 ~ 갑천 ~ 신성동

(총 45km, 4시간 30분 소요, 점심 및 휴식 포함)

 

 

오늘 달려본 자전거 길은 흑석리 유원지까지 갑천 누리길을 가다가

방동 저수지를 지나고 성북2통 마을 안 길을 따라 성북동 산성으로 오른 후 

다시 대정동 임도 길로 내려서서 갑천을 따라 되돌아 오는 길로

특히 성북2통 마을에서 성북동 산성 및 대정동 임도를 잇는 길은

자전거 라이딩뿐만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한적하게 걷기에도 참 좋은 숲길입니다.

 

 

오랜만에 조금 길게 자전거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최근 비가 많이 와서 자전거를 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조금은 촉촉한 느낌의 길이 자전거 타기에는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녹음으로 무성한 KAIST 동문 입구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지납니다.

 

그리고 탁트인 갑천에 도착하니 오늘 하루

강변을 따라 자유롭게 달리고픈 생각에 마음이 설레여집니다.

세상살이에 둔감해지고 사는 일에 둔감해져만 가는데

그래도 이처럼 설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노랗고 새하얀 여름 꽃들과 인사를 나누며 본격적으로 갑천 길을 달립니다.

 

다리를 지날 때 마다 자동차 소리로 가득한 도심을 지나

이제 본격적인 갑천 누리길을 따라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습니다.

뺨을 스쳐가는 싱그러운 바람 때문인지 마음은 벌써 하늘을 나는 기분이네요.

 

새롭게 지어진 아파트로 가득한 도안 신도시 지역을 지나다 보면

왼편으로는 이처럼 아름답고 자연 친화적인 강변의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곳은 가까이서 맞이할 수 있는 자연의 숲뿐만 아니라

여기 저기 우후죽순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도 숲을 이루지요. ㅎ

 

가수원교와 호남선 철교를 연이어 가로 질러갑니다.

 

괴곡동에 도착하니 멀리 구봉산 능선이 한눈에 바라보이네요.

 

가장 최근에 이곳을 찾은 것이 2년전 여름인것 같은데

그사이에 이곳에 갑천과 유등천을 연결하는 자전거 길이 새롭게 생겼나봅니다.

다음번에는 이 길을 따라 달려봐야 겠네요.

 

 그나저나 이곳은 자전거보다는 대전둘레산길을 통해 더 많이 왔던 곳이라 그런지

저 구봉산 능선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때의 추억들이 새롭게 떠오릅니다.

(짙어가는 늦가을 풍경과 함께한 대둘 11구간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85)

 

때론 그 흔적들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나가는 길마다 애틋한 추억이 가득 가득하니 외롭지는 않습니다.

 

상보안 유원지를 지나 노루벌을 향해 한적한 길을 여유롭게 지나갑니다.

 

잔잔히 흐르는 강물과 녹음으로 풍성한 가로수,

그리고 편하게 이어지는 길위에 제가 있다는 것이 행복이고 기쁨이네요.

 

노루벌은 구봉산에서 마음 편하게 내려다봐도 좋고

이처럼 노루벌에서 갑천너머 구봉산 능선을 바라봐도 다 좋습니다.

 

산 자락과 강 사이에 좁은 데크길을 만들어서

갑천 누리길 중 가장 멋지며 이색적인 길을 지나갑니다.

 

이 길은 집에서 멀기에 자전거를 타고만 지났지만

그냥 두발로 걸어도 참 포근하고 평화로운 길입니다.

 

작은 의자에 앉아 등뒤 산에서 들리는 새소리와 잔잔하게 흘러가는 강물 소리를 듣고 있으면

참 편하다.. 참 평화롭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지요.

 

이제 흑석리 유원지에서 흑석리의 반대 방향인 봉곡교 방향으로 가다가

갑천 누리길과 작별을 하고 방동저수지 방향으로 향합니다.

과거에 이 표지판이 가려서 보지 못한 바람에 야실 마을로 바로 가지 못하고 방동저수지 방향으로 알바를 했었지요. ㅎ

(갑천 누리길 - 갑천을 따라 장태산 휴양림까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03)

 

올해는 여름이 빨리 와서인지 아직 8월 중순이지만

선선해져 가는 자연의 모습에서 가을이 멀지 않음을 느끼게 됩니다.

 

봉곡동 마을 회관앞도 지나고 이제 방동 저수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지금은 새롭게 길이 만들어졌지만 과거 이정표를 보지 못하고

알바를 하여 이곳에 왔을 때는 공사가 한참 진행중이었지요.

 

그나저나 방동저수지는 여러번 가보았지만

방동저수지의 시작이 되는 댐 전체를 보기는 처음입니다.

 

방동댐을 지나고 다시 작은 고개를 힘들게 올라서니 눈에 친숙한 대둘길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총 12구간의 대둘길을 3번을 완주하고 일부 구간은 4번씩 걸었으니 보통 인연은 아니지요.

 

방동저수지 입구에서 과거에 먹었던 맛난 칼국수가 생각이 나서 

칼국수로 점심을 하고 다시 성북동 방향으로 페달을 밟습니다.

 

방동저수지 주변에는 식당과 카페가 많은데

색다른 모습의 건물이 눈에 보여 렌즈에 급하게 담아보네요.

 

들판 너머 금수봉도 보이고 오른편으로 빈계산 봉우리도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이곳으로 와본 것은 2년전에 성북동 산림욕장을 찾아왔을 때 였네요.

(유성 성북동 산림욕장 임도길 - 영득사 절골계곡을 따라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16)

 

이제 임도로 오르기 위해 큰길을 벗어나 성북2통 마을로 향합니다.

 

마을 주변에 소를 많이 키워서 인지

입구에 귀여운 소 형상의 조형물이 있어서 더욱 기억하기가 쉽습니다.

 

마을 입구 버스 정류장 이름이 성북2통 동구나무라고 되어있던데

그래서인지 마을에는 200년이 넘은 우람한 느티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주변에 자라고 있는 나무를 보니 마을의 오래된 역사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여름 방학에 외갓집에 놀려가서

이런 멋진 느티나무 아래서 매미소리를 들으며 냇가에서 물고기도 잡고

피곤해서 낮잠을 잤던 추억도 이제는 아스라합니다.

 

저도 비록 도시에서 태어나 주로 도시에서만 자랐지만

그래도 시골의 추억들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고 가슴 속 깊이 남아있는데

삭막한 아파트 숲에서만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그런 소중함들을 알 수나 있을지요.

 

이 길을 찾아오기 위해 사전에 위성 지도를 보고 왔서인지

비록 몇몇 갈림길에서 망설이긴 했지만 마을 안길에서 바로 임도길을 만나게 됩니다.

 

트레킹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타더라도 잘 닦여진 포장길보다는

이와 같은 흙길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마을부터 계속 오르막이라 조금은 힘들었지만

성재고개 마루에서 대전둘레산길 이정표를 만나니 무척이나 반갑더군요.

 

이 구간은 빈계산에서 방동저수지로 이어지는 대전둘레산길 12구간 중 가장 짧은 길입니다.

(가을 바람 살랑부는 대전둘레 10구간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55)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인가요. ㅎ

그래도 이곳 고개를 오르느라 고생한 두발은 쉬지만

내리막길이라 계속 브레이크를 잡아야 하기에 이제는 두팔이 고생을 해야합니다.

 

이곳 대정동 임도길은 조용하고 한적하여 오늘처럼 자전거로 라이딩을 해도 좋고

또 가볍게 걷기를 해도 참 좋은 숲길인것 같습니다.

물론 임도 일부 구간이 국립공원으로 출입이 통제가 되어 아쉽지만

성북동 산림욕장을 중심으로 주변 임도 길을 자전거로 달려도 매력적이고요.

 

특히 길가에 단풍나무가 많아서 가을에 이 길을 걷는다면 더욱 좋을것 같습니다.

 

임도 숲길을 빠져나와 주암 마을로 내려섰습니다.

 

그리고 계산동 마을과 동막골을 지나 학하동으로 향합니다.

물론 이 길도 갈림길이 많아서 미리 지도를 공부하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네요. ㅎ

 

끊어질 듯 이어지는 마을길 주변에서 소박하지만 정겨운 풍경도 만나게 됩니다.

 

학하동 학의 뜰 아파트가 보이는 것을 보니 마을 길은 다 지나온 것 같습니다.

 

아파트 건너편에는 원계산동이라는 비석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길이 성북동 산성으로 오르는 임도로 가는 지름길이었네요.

 

학하지구를 지나 수통골에서 흘러나온 물이 갑천으로 흘러가는 화산천을 따라 갑니다.

 

화산천을 지나고 대전 역사박물관 건물 앞을 지납니다.

도안 신도시 개발과 함께 대전의 지난 과거 모습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곳이지요.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 (24)] 대전 역사박물관을 찾아서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45)

 

남을 배려한다는 마음은 나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이처럼 작은 마음 씀씀이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좁힌다.

 

 

사람들은 대부분 건너와 주길 바란다.

먼저 건너 주고 먼저 건너가 주고 먼저 손잡아주기.

사랑은 퍼내어 쓸수록 많이 고인다.

지치는 법이 없다.

 

< 유용주 - 그 숲길에 관한 짧은 기억 중에서 >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을 보면서

삭막하고 아픈 세상일 수록 서로가 마음을 열고

따뜻한 정을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저 또한 때론 고독한 방랑자를 자처하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서 살지만

인간 또한 자연의 또 다른 모습이기에 사랑하는 마음을 저버릴 수는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