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들,강변,해안

대전 갑하산 우산봉 능선길 - 계룡산 조망이 빼어난 산길

by 마음풍경 2014. 10. 5.

 

갑하산 우산봉 능선길

 

 

대전시 유성구 갑동, 반석동

 

갑동 ~ 갑하산(469m) ~ 신선봉 ~ 우산봉(573m) ~

흔적골산 ~ 반석동 세미래공원

(8.5km, 4시간 30분 소요/식사 및 휴식 포함)

 

 

대전의 갑하산에서 우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계룡산을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일명 계룡산 전망대로 불리는 길로

대전 최고의 능선 산행 코스이자

대전둘레산길잇기의 8구간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사람이 붐비는 연휴에는

멀리 가지않고 가까운 산을 찾곤 하지요.

하여 이번에도 집에서 가까운 갑하산 능선길을

걷기위해 갑동을 찾습니다.

 

그나저나 갑동은 참 오랜만에

찾는 것 같아 블로그 글을 찾아보니

이 길을 따라 마지막으로 걸었던 때가

2009년 7월로 벌써 5년이 넘어갔네요.

(시원한 계룡산 조망을 본 대전둘레 8구간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18)

 

갑동에서 갑하산으로 오르는 숲 길 옆으로는

아주 작지만 숨어있는 좋은 계곡이 있지요.

과거 여름에 안산동에서 이곳까지 대둘 길을 걷고나서

발을 담구던 추억도 떠오릅니다.

(3차 대전둘레 산길잇기 8구간 산행 이야기 : h

ttp://blog.daum.net/sannasdas/10857791)

 

고운 모습의 구절초 꽃을 보니

가을이 왔음이 실감나는 것 같습니다.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나뭇잎도 조금씩 물들어 가고

또 다시 가을이 오고 있구나 하는

설레임도 제 마음을 조금씩 물들이네요.

 

이번 연휴 기간에 고속도로가

차로 정체가 된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오늘 걷는 호젓하고 한젓한 산길은

사람들로 넘치는 설악산 못지 않을것 같네요.

 

갑동에서 갑하산 정상까지는

그리 가파르지 않는 산길이 이어집니다.

 

하여 숲길을 걸을 때 그냥 스쳐갈 수 있는

자연의 풍경도 소중한 인연으로 만나게 됩니다.

 

주능선을 올라서니 건너편으로

도덕봉의 모습이 가까이 다가서네요.

 

물론 왼편의 황적봉을 포함해서

멋진 계룡산도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등뒤로는 멀리 식장산을 비롯해서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대전 시가지의 모습도 아늑하게 바라보입니다.

 

이곳 갑하산에서 우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계룡산 주능선 전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기도 하지요.

 

산행을 시작할 때는 하늘에 구름 한점 없었는데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새하얀 구름도 얼굴을 보여주네요.

 

산 능선을 걸을 때 이처럼 푸른 하늘을 만날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자 고마운 자연의 선물이기도 합니다.

 

높고도 푸른 가을 하늘과 새하얀 구름

그리고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이처럼 멋진 풍광과 함께하니 오늘은

정말 설악산 조망이 부럽지가 않습니다.

 

오른편 삼불봉에서 자연성릉을 지나

가운데 있는 관음봉까지만 출입이 가능하고

쌀개봉을 지나 천황봉까지는 출입이 되지 않아

반쪽밖에 만나 볼 수 없는 산이기에

계룡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늘 애잔한 마음이 들곤합니다.

 

나무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새하얀 구름이

진한 코발트 색의 하늘과 대비가 되어

더욱 풍요로운 가을 하늘이 됩니다.

 

갑동에서 1.9km를 약 50분을 걸어서

갑하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물론 삽재 고개 방향이 아니고 갑동 식당쪽에서

바로 오르는 조금 가까운 길도 있지요.

 

갑하산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는데 나무가 자라서인지

과거에 비해 조망은 그다지 좋지않습니다.

 

이제 갑하산에서 우산봉으로 이어지는

약 3.36km의 능선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물론 눈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우산봉은 아니고 신선봉으로

이곳 전체 능선을 멀리서 보면

편안하게 이어지는 능선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모두 3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하지요.

 

발아래로는 대전 현충원도 보이고

대전 시가지의 모습도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물론 계룡산 조망은 마치 편안한 친구처럼

우산봉까지 내내 함께 하고요.

 

늘 이곳 능선을 걸을 때면 한마리 새가 되어

계룡산을 향해 가볍게 날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합니다.

자연속에 머물면서 느껴지는 소중한 선물 중 하나가

 바로 이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이고요.

 

이 소나무는 무슨 사연이 있길래

이처럼 나무가 이리저리 꼬였을까요.

하긴 우리네 삶도 늘 곧곧하게만 자라지는 않겠지요.

 

조금은 가파른 길을 내려서고

또 올라서서 신선봉에 도착했습니다.

갑하산에서 이곳까지 약 1.3km 거리로

역시 50분 정도가 소요가 되었네요.

 

이곳은 특히 전체 능선에서 가장 멋진

조망바위가 있어 기억이 나는 곳입니다.

 

계룡산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은

동학사를 가기위해서 늘 지나가던 곳인데

이처럼 위에서 바라보니

참 포근하고 아늑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선봉을 넘으니 이제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우산봉이 나타나네요.

 

보고 싶다는 말보다 간절한 말은 이 세상에 없다.

어떤 수식어가 필요하단 말인가, 그 자체로서 완성이다.

'사랑아!'하고 불러 보라.

두려움과 두려움으로 인한

두근거림이 없는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첫사랑이라고 말할 수는 더욱 없다.

당신의 가슴이 두근거리면, 언제 어느 때든 그게 바로 첫사랑이다.

'사랑아!'하고 부를 때 가슴이 두근거리는지 손을 대 봐라.

 

<안도현 시인의 두근거림>

 

 

길가에 떨어져 있는 고운 색의 낙엽을 보니

마음이 두근거려집니다.

비록 사랑의 설레임은 다 잊어버렸지만

그래도 아직 자연을 향한 기대는 남아 있나 보네요.

 

금베봉 삼거리를 지납니다.

왼편 길로 가면 금베봉을 지나

공주시 반포면 공암리로 빠지게 되지요.

 

우산봉으로 오르는 길에 바위 아래쪽에 있는

석간수가 생각이 나서 찾아봅니다.

 

물론 과거에는 약수도 쓰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주변이 오염이 되서 식수로 먹을 상태는 아닌것 같네요.

 

하신리 입구에서 장군봉을 지나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늘 걷고픈 마음이 들 만큼 매력적인 산길입니다.

 

그리고 약수터를 지나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점심을 하고

조금 더 오르니 우산봉 정상이 나옵니다.

 

정상 이정표를 지나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우산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갑동에서 이곳까지 약 5.2km로

점심 및 약간의 휴식을 포함해서 3시간 정도가 걸렸네요.

 

지나온 갑하산 능선길이 넉넉하게 펼쳐집니다.

그나저나 우산봉(573m)이 갑하산(469m)보다

훨씬 높아 갑하산이 갑하봉이 되고

이곳이 봉보다는 산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우산봉이 우산산이 되면 무척이나 어색해져서

봉이라 이름한 걸까요. ㅎ

 

이제 우산봉에서 잠시 쉬고

흔적골산 능선을 따라 내려서야 하네요.

 

요즘은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아파트가 숲을 이룹니다.

그래도 대전은 산으로 둘러싸여있고

작은 동산들도 많아서 그리 나쁜 숲은 아닌 것 같네요.

 

저 멀리 대둔산까지 쉼없이 이어지는

능선의 아득한 그리메가 참 곱습니다.

 

저 멀리 세종시 모습도 보이고 

또한 황금으로 변해가는 들녁의 풍경을 보니

정말 가을이 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흔적골산 능선을 따라 내려서는 길도

참 좋은 조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능선을 내려서니 이제는 아늑한 숲길이 이어집니다.

 

생각해보니 이 길은 몇년전 동네 올레길로 걸었던 길이기도 하네요.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 ⑮] 구름 안개 자욱한 우산봉 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86)

 

나무야 네게 기댄다

오늘도 너무 많은 곳을 헤맸고

많은 이들 사이를 지나왔으나

기댈 사람 없었다

 

 

네 그림자에 몸을 숨기게 해다오

네 뒤에 잠시만 등을 기대게 해다오

날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왔다는 걸 안다

 

 

네 푸른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잠시만 눈을 감고 있게 해다오

나무야 이 넓은 세상에서

네게 기대야 하는 이 순간을 용서해다오

용서해다오 상처 많은 영혼을

 

< 도종환 - 나무에 기대어>

 

 

과거에 이곳에 왔을 때 만나지 못했던

이정표도 만나게 됩니다.

유성 온천에서 세종보까지 이어지는 바램길이라고 하는데 

언젠가 이길을 걸을 기회가 있겠지요.

 

당초 대둘길의 종점인 안산동으로 내려설까도 생각했는데

이처럼 멋진 숲길을 걸으니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보지 못한 정자로 새롭게 설치가 되어있어서

잠시 휴식도 할겸 정자로 올라가 봅니다.

 

고운 하늘과 좋은 조망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함께하니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고마운 행복이란 바로 이런 것이겠지요.

 

반석동 아파트가 가까이 보이니

이제 오늘 산행도 종점을 향해 가네요.

 

산길을 빠져 나가니 법성암 입구에 도착합니다.

그나저나 과거에는 없었던 송전탑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안쓰럽네요.

 

반석동의 세미래 공원으로 들어서서

오늘 산행을 모두 마무리 합니다.

 

공원 입구에도 바램길에 대한 길 안내도가 설치가 되어있는데

정말 올 가을에 시간을 내서 꼭 걸어봐야 할것 같습니다.

 

좋은 가을 하늘 및 싱그런 바람과 함께

 숲 향기 가득한 길을 걸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10시 되어 시작한

산행이었지만 채 3시가 되지 않았네요.

복잡한 연휴 기간에 참 편하고 한가로운 산행이라

 더더욱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