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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섬총사 촬영지인 모래언덕의 섬 우이도의 추억

by 마음풍경 2017. 5. 26.


모래언덕의 섬 우이도(牛耳島)



          - 신안 우이도 ① : 모래언덕 사구 및 황홀한 일몰(http://blog.daum.net/sannasdas/13389378)

                                       - 신안 우이도 ② : 상상봉 산행(http://blog.daum.net/sannasdas/13389379)



최근 새롭게 시작한 tvN의 프로그램인 "섬총사"에서

여행을 하는 첫번째 섬으로 "우이도"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우이도는 아주 오래전에 다녀온 곳이라

TV에 나오는 낯익은 풍경을 보니 마치 잊고있던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하여 블로그를 펼쳐 기억에 남는 그때의 풍경을 몇장 꺼내본다.



우이도는 목포항에서 배로 4시간이 걸리는 먼 곳으로

쾌속선이 가는 가거도도 4시간이 소요가 되니

마음의 거리는 가거도와 같은 오지의 섬이다.


비금도, 도초도 등 신안 앞바다의 여러 섬을 지나가는 동안

때론 선내에서 잠도 자고 또 밖으로 나가 섬의 풍경도 바라보며 가다보면

거대한 모래 언덕이 먼저 반겨주는 우이도에 도착하게 된다.


우이도는 해안 절벽의 풍경도 매우 웅장하여

배를 타고 섬을 한바퀴 둘러보아도 좋을 것 같다.


아름다운 곡선의 해안선과 어우러지는 모래언덕인 사구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다른 섬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유일한 풍경이다.


특히 이곳은 2006년 개봉한 영화 "가을로"의 촬영지로 알려지게된 섬으로

나도 그 인연의 끈을 따라 오게 되었다.

(영화 '가을로' 촬영지와 기억에 남는 대사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33)


소박하지만 운치가 있는 우이도의 모습처럼

섬 속에 담겨져 있는 마을의 느낌도 참 정겹다.


특히 성촌마을 너머 펼쳐지는 해안선의 풍경을 대하면

소박한 마을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시원한 해안선을 등지고 올라가면 섬 풍경의 극치와 같은

모래언덕인 우이도 사구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영화 가을로의 첫 장면으로 우이도가 나오는데

다음과 같은 대사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바다를 향해서 이 여행은 시작되는 거야

바다 가운데에 사막을 가진 섬이 하나 있어

모래 서말은 먹어야 시집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모래가 많고

그 모래를 싣고 바다를 건너온 바람이 가득한 곳이 이 우이도야.

그래 사실은 작은 모래 언덕일 뿐이야

그래도 그냥 귀여운 사막이라고 부르면 재미있을 것 같아

사막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는 게 이상하다구

그럼 이런 주문을 한번 외워보는 건 어떨까

지금 우리 마음은 사막처럼 황량하다

하지만 이 여행이 끝날 때에는 마음속에 나무숲이 가득할 것이다.



이곳 사구는 남자는 죽어 바람이 되고 여자는 죽어 모래가 되어 만난다는

애틋한 사랑의 전설이 있다고 한다.


바람이 만들어 준 고운 모래에 작은 발자국 하나 남겨보는 것도

이곳에서는 참 행복하고 소박한 사치가 된다.


돈목마을과 성촌마을을 연결해주는 돈목 해수욕장의 풍경은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평온해 진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아무런 행동도 필요없는

그야말로 멍 때리기의 본좌라고 할까. ㅎ


그리고 이곳에서 저무는 해를 바라보는 감동은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육지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섬에서 만난

잔잔하고 조용한 일몰의 모습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해가 저물고 나서 캄캄한 밤하늘에 펼쳐지는 별의 풍경도 장관이었다.

별이 쏟아진다는 일반적인 표현보다는

별이 하늘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고 해야할까.


우이도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우이도의 가장 높은 산인 

상상봉(현재는 상산봉)을 향해 발걸음을 한다.


소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우이도라 하는데

사방으로 펼쳐지는 능선의 모습이 정말 귀의 모습처럼 보인다.


그 당시만해도 상상봉 정상에는 초라한 이름표만 있었는데

지금은 정상석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

하긴 과거에는 상상봉이었는데 현재는 상산봉으로 이름이

변경이 될 걸보면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 짐작해본다.


동북쪽으로는 비금도와 도초도의 모습도 바다 너머 펼쳐진다.

생각해보니 우이도에서 도초도가 이리 가까이 있고

또 쾌속선으로 목포에서 비금도까지는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아

쾌속선이라면 우이도까지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느린 배로 오기에 4시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오지의 섬처럼 느껴진다.


또한 서쪽으로는 흑산도의 전경도 아스라한 신비의 섬처럼 다가온다.


마치 불가사리처럼 사방으로 펼쳐지는 능선들은

이곳에 오래 머물며 이 능선들을 다 걷고픈 매력적인 모습이다.


돈목항 너머 작은 섬처럼 보이는 도리산의 모습도

마치 작은 분화구 마냥 귀엽게 바라보이고.


정상에서 올랐던 길을 되돌아 나오면 모래로 가득한 돈목 해수욕장이다.


그리고 2박 3일의 여행을 마지고 다시 뭍으로 되돌아 가는길은

떠나는 섭섭함과 행복했던 추억에 대한 충만함이 교차하는 시간이 된다.


안녕이라는 말은 만날때와 헤어질때 모두 쓰는 말이지요.

그말처럼 만남과 헤어짐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그리 생각하니 참 황망한 이별마저도 행복하네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약속이 있어...


"섬총사"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오래전 다녀온 우이도의 추억을

마치 오래된 앨범을 뒤척이듯이 꺼내보았다.

우이도는 섬 여행으로 다녀온 많은 섬 중에서도

몇 손가락에 꼽을만한 섬이자

또 개인적으로도 좋은 추억이 가득 담긴 섬이다.

꼭 다시 한번 찾고픈 마음을 다시 희망으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