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역사,사찰

지리산 둘레길 13구간 : 대축마을 ~ 원부춘마을

by 마음풍경 2018. 10. 1.



지리산 둘레길 13구간



대축마을 ~ 평사리 부부송 ~

대촌마을 ~ 윗재 ~ 원부춘마을

(약 11km, 4시간 소요)





정말 무척이나 오랜만에

지리산 둘레길을 걸어본다.

마지막 찾은 것이 2009년이니

거의 10년의 세월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났다.

(지리산 둘레길(6) - 금계마을에서 인월까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68)


대축마을뿐 아니라 악양의 마을에서는

튼실한 대봉감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이곳 악양을 전국 명소로 만든 것은

토지의 무대인 최참판댁이고.

(하동 악양 토지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133)


이제 악양 들판을 향해 본격적인

지리산 둘레길 걷기를 시작한다.


10여년전 마지막 걸었던 계절도

가을이었는데 새롭게 시작하는

발걸음도 다시 가을로 돌아왔다.


자연속 길을 걷는 사람의 뒷모습은

참 행복해보인다.

규칙적인 듯하지만 자연스럽게 보이는.


누런 들판 너머로 형제봉의 모습도 가깝고

하늘이 조금 흐린 것만 빼고는 다 좋다.


예전에 지리산 둘레길이 생기고

처음 걸을 때는 전체 길이 다 완성이 되면

전부 이어 걷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잊고 지냈던 세월이 길었다.


지리산 둘레길을 한마디로 말하면

자연과 어우러지는 편안함이라고 할까.


지리산의 거대한 기운이

사방곡곡 퍼져있는 느낌도 좋고.


또한 언제 오더라도 반가운 모습인

악양 평사리 부부송도 변함이 없다.


부부송은 5년전에 봤을 때 보다

풍성한 모습이라 더 정겹게 바라보인다.


어쩌면 세월이 한겹한겹 쌓일수록

살아온 삶의 정은 더 두터워지겠지.


부부송을 보고나니

재미난 모습의 허수아비가 반겨준다.


이곳에서 열린 허수아비 축제때문에

들판에 다양한 모습의 허수아비가 설치되어 있다.


동정호의 모습도 그저 평화롭기만 하고.


또한 악양들판에 불어오는 바람이 심심하지 않게

노란 바람개비의 모습이 친근하다.

봉하마을 입구에서 만났던 바람개비도 생각이 나고.

(김해 봉하산 숲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98)


저 하늘에서 이 풍경을 보고 계신다면

참 좋은 세상을 살다 왔다 생각하실까..


누군가를 잊지않고 그리워 하는 마음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고

또 그분과 동시대를 함께 했다는 것도

참 행운이었다.


어차피 뒤로 돌아갈 수는 없기에

길은 여전히 앞을 향해 이어진다.


박경리 토지길을 걸은 것도

벌써 만 8년이 넘었으니

세월이 때론 무심도 하지만

좋은 추억도 만들어 주었기에

다시 찾아온 길이 반갑기만 하다.

(박경리 토지길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353)


가을길은 수확만큼

보여지는 풍경도 참 풍성하다.


이제 악양 들판을 벗어나

대촌마을부터는 형제봉을 향해 걷는다.


쇠락해가는 시골마을이지만

보기좋은 벽화가 있어

조금은 마음이 훈훈해진다.


비록 이곳에 사는 마을사람들에게는

벽화가 큰의미가 아닐지 모르겠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예쁜 마을로 보여지는 것만으로도

자긍심이 있지 않을까.


아이들을 찾아보기가 무척 힘든

시골에 이와 같은 풍경을

보게될 날이 다시 올 수 있을지..


그래도 돌담길이 허물어지기 전에

어른과 아이가 함께 공존하는

활기찬 시골이 다시 왔으면 한다.


시골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영원한 고향이자 가고픈 휴식처이기에.


마을길을 따라 오르막길을 걷다가

뒤돌아 보니 악양 들판이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형제봉 능선을 향해

고요하고 조용한 길을 걷는다.


넘어가야할 윗재 고개를

가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때론 아껴 걷고픈 좋은 숲길도 나오고.


한참을 오르니 오늘 걷는 길에서

가장 높은 곳인 윗재에 도착한다.


윗재에서 함께 한 사람들과

맛난 식사를 하고 이제 원부춘마을을 향해

편안한 산길을 휘돌아 걷는다.


능선을 타고 가는 길이 아니고

넘어가는 길이라 섬진강 조망이

많지는 않아 더욱 귀하게 다가온다.


울창한 조릿대 숲도 지나고.


시원한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을 만나기도 한다.

여름에 오면 풍덩하고

알탕을 즐기면 좋을 것 같고.


가을 꽃은 봄꽃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가까이 다가가 말이라도 걸고싶다.


지리산 둘레길에서는

화려함보다는 포근함이 가득하다.

강요하지 않는 아름다움이 숨어있고.


그러한 아름다운 숲을 지나니

마을 입구가 나온다.

길객들의 휴식을 위한 시설도 고맙다.


이곳에서는 애호박 하나도

가볍게 느껴지지 않고

아름다운 꽃처럼 자세히 바라보게 된다.


10여년전에 걸었던 지리산 둘레길을

다시 이어 걸은 것은 아니지만

그곳에 있는 길을 다시 찾은 것 만으로도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지리산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걷는 시간을 갖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