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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별 여행기록

봄의 길목에서 떠올려보는 영덕 블루로드 길

by 마음풍경 2017. 3. 12.


영덕 블루로드 길



- 영덕 블루로드(동해 트레일 길) : 개요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43)

- 영덕 블루로드(동해 트레일 길)-(1)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44)

- 영덕 블루로드(동해 트레일 길)-(2)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45)

     - 영덕 블루로드(동해 트레일 길) : 에필로그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46)



영덕 블루로드 길을 걸은 지도 벌써 만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하여 블로그에 남겨진 몇장의 사진을 골라 새로운 기분으로 그때의 추억을 떠올려본다.

대전에서 출발하여 포항을 거쳐 강구항까지 가는 길은 참 멀었고

온통 대게 분위기로 가득한 강구항의 모습은 참 이색적이었다.


처음에는 호기롭게 대게로 점심을 하려했으나 너무나 비싸서

작은 식당에서 백반으로 점심을 하고 강구항의 뒷산을 오르면서

장장 50km에 이르는 블루로드를 시작한다.


자금은 봄이 되면 맑은 날보다는 황사로 인해 뿌연하늘이 익숙한데

그때만 하더라도 봄은 참 맑았던 것 같다.

푸른 하늘과 새하얀 구름을 배경삼아 세월을 보내는 무덤의 모습도 생생하게 남아있고.


고불봉을 향해 이어지는 능선길은 아늑한 바다 조망과 함께

소나무 향기가 가득한 편안한 길이다.


도로를 가로지르는 흔들다리도 그 당시에는 색다른 경험이었고.


고불봉은 영덕의 풍력발전기뿐만 아니라

영덕 시가지의 모습도 시원하게 조망이 된다.


과거 선자령에서만 보던 풍력발전기를

이곳 영덕에서 보니 선자령을 걷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져지는 바람개비의 풍경 또한

선자령의 모습을 많이 닮았고.


영덕 해맞이 공원의 창포말 등대에도

과거 동해 일출을 보기위한 무박 산행의 추억이 담겨있는 곳이다.


바다는 아직 저녁이 오지 않았는데 동편 능선으로 해는 벌써 저물어 간다.


하여 어디서 하룻밤을 기거해야 할까 하면서

분주해진 발걸음의 추억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만 나온다.

당초 생각했던 숙박지를 지나 조금 더 걷겠다는 욕심을 부리다

겨우 겨우 민박집을 찾고 저녁밥도 겨우 겨우 때웠기에.. ㅎ


석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해가 뜨는 아침에 고래불을 향해

이틀째 걷기를 시작한다.


전날 피곤해서인지 조금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제대로된 일출을 보지는 못했지만

동해 바다의 아침 햇살만으로도 무척이나 운치가 있었다.


첫날에는 주로 산길과 마을길을 걸었는데

석리마을에서 시작한 둘쨰날은 해안길을 따라 이어진다.


아직 이른 아침이지만 동해 바다의 모습은

해가 질 무렵과 같은 깊은 정취를 선사한다.


아침을 가볍게 먹어서인지 건조장의 오징어를 보니

저절로 침이 삼켜진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해안길 중 하나인 길을 걸다보니

대게의 원조 마을이라는 차유마을에 도착한다.


차유 마을을 지나 과거에 군인이 이용했던 해안길을 따라 걷다보니

멀리 죽도산을 만날 수 있다.


기묘한 바위와 파도의 풍경이 참 조화롭게 다가오고.


공사중인 죽도산을 잠시 올라보기도 했다.

물론 길이 막혀서 되돌아 나왔던 기억도 아직 뚜렸하다.

물론 최근에 죽도산 전망대를 다시 가보기도 했다.

(영덕 축산항 바다조망길 -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죽도전망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345)


축산항에서 막 신장개업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으로 점심을 하고

봉수대가 있는 대소산으로 올랐다.


대소산은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지나왔던 축산항도 바라보며 맛난 커피도 한잔했다.


봉수대에서 괴시리 마을로 이어지는 십리길은

목은 이색 등산로로 소나무 향기 가득한 숲길이 이어진다.


괴시리 마을은 고려의 목은 이색 선생의 유적지가 있는 마을로

전통 한옥으로 이루어진 오랜 전통이 담겨진 곳이다.


괴시리 마을을 빠져나오면 다시 대진항부터 바다풍경을 이어지는 길의 연속이다.


고래불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길은

영덕 블루로드 120여리의 종점이라 그런지 발걸음도 더뎌지고

해안선의 길이가 끝이 없어서 참 오랫동안 타박타박 걸었고.


고래불은 고래들이 하얀 분수를 뿜으며 노는 것을 보고

이색 선생이 고래가 노는 뻘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강구항에서 시작한 길의 시작을 고래불 해수욕장에서 마무리 한다.

길을 걷는 묘미는 비록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자유를 얻는 듯

그저 가볍고 행복하기만 하다.

육신의 편안함을 버리면 비로소 얻게되는 자연과의 동화..


자연은 위대하다.

자연의 그 위대함은 있는 모습 그대로에서 나온다.

자연은 인간과는 달리 아무것도 꾸미지 않는다.

있는 것을 없는 체 없는 것을 있는 체,

추한것을 아름답게 치장하거나 위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여준다.

때가 되면 싹이 트고

때가 되면 잎이 자라고 때가 되면 꽃이 핀다.

굳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없는 향기를 추하게 풍기지도 않고

색깔을 천박하게 바꾸지도 않는다.

자연은 겸손하게 자신의 모습을 수긍한다.

자연의 위대함은 그 소박한 겸손함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