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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괴산 연풍새재 옛길 - 소조령에서 문경새재를 걷다.

by 마음풍경 2017. 6. 27.


괴산 연풍새재 옛길



조령산 자연휴양림 입구 ~ 조령3관문 ~ 책바위 ~ 문경초점 ~ 동화원 ~ 조령3관문

(약 5km, 2시간 소요)




괴산의 연풍새재 옛길은 소조령에서 문경새재 3관문인 조령관으로 이어지는 길로

현재 조성이 된 길은 조령산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시작해서 조령3관문까지 약 1.5km이다.


옛길의 입구인 조령산 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가벼운 산책 삼아 걸으면 참 좋을 것 같다.

(괴산 조령산 자연휴양림 - 문경새재로 이어지는 숲속 휴식처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372)


특히 과거에는 조령3관문까지 차가 다니는 길이었지만

지금은 차량 통행이 되지 않고 걸어서만 갈  수 있는 길이 되었다.


이곳 새재 길이 과거를 보러 가던 길이라 새재를 이야기한 시도 많다.

물론 경상도에서 한양을 가는데 더 편하고 빠른 길은 죽령이지만

죽령을 넘으면 미끄러운 대나무처럼 과거 시험에 미끌어진다는 속설이 있고

새재는 새가 날 듯이 과거에 급제한다는 뜻이 있어서 새재를 넘는 길을 택했다고 한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ㅎ

(소백산 자락길(2) : 죽령옛길을 걷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74)


세상에 학문을 알리는 일이 과거 급제만은 있는 것은 아니고 이 시를 쓰신 분처럼

관직을 택하지 않은 선인들도 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든다.


세상 모든 만물은 전부 다 존재해야할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지나친 욕심부리지 않고 그 쓰임새에 맞게 쓰일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태어난 의미는 충분하지 않겠는가.


과거에는 이 길이 그저 주변 산행을 하고 내려오던 길이거나

문경새재를 걷기위해 올라야할 길이었는데

연풍새재 옛길이라는 이름을 듣고 나니 마주하는 풍경 하나 하나가 다 값지게 보인다.


과거 차가 지나가면 먼지로 인해 어수선한 길도

이제는 아주 운치있는 그늘을 만들어준다.

아~ 숲의 향기가 너무나 싱그럽다.


과거에 맛난 동동주를 팔던 식당 건물은

이제 임산물 판매장과 찻집으로 바뀌어 있고.


설향이라는 이름표를 단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에

분위기(?) 있는 사장님이 파는 맛난 차도 마셔본다.


문경새재로 향하는 길은 이제는 아스라한 추억의 길이 되었지만

아주 오래전 고사리 마을의 산그림 호텔에서부터 이어진

인연의 끈은 여전히 길을 따라 이어진다.


조령3관문 입구도 과거를 보러가는 동상 등

새로운 시설물들이 많이 들어선것 같다.


멋진 시구절이 새겨져 있는 시비도 만나고.


평화롭고 풍요로운 세상을 꿈구는 사람들은 길을 따라 걷는다.

그 아름다운 꿈은 언제나 길에서 시작해서 길에서 갈무리된다.



수많은 고개길이 있지만 그중 단양 죽령과 영동의 추풍령과 함께

충북 제일의 고개가 연풍새재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고갯마루에 올라서서인지 주변의 바람이 더욱 시원하고 맑다는 느낌이 든다.


부산진에서 시작해서 한양까지 이어지는 과거길과

충청북도 모습을 지형화한 조형물도 만날  수 있다.


또한 백두대간 조령은 이화령에서 시작한 조령산 능선을 마패봉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괴산군 조령산 조망길 - 이화령에서 조령산자연휴양림까지 :

http://blog.daum.net/sannasdas/10609877)


참 오랜만에 조령3관문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과거 조령산을 비롯해서 주변의 산행을 하면서 많은 인연을 이어주는 그런 곳인데.

(괴산 신선봉 암릉길 - 마역봉과 깃대봉을 이어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0512456)


옛 기억을 뒤돌아 찾아보니 이곳을 마지막으로 온것이 2010년 여름이니

그사이에 만 7년의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한여름에 걸어본 문경새재 과거길과 거문골 계곡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26)


책바위도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지 궁금하기도 해서

빠른 걸음으로 내려선다.


물론 과거에 비해 숲은 더 울창해졌지만

예전의 모습은 변한 것이 없다.


다만 한가지 새롭게 보이는 것은

안내판에 적혀진 '낙동강 발원지'라는 글귀이다.


낙동강 발원지하면 태백의 황지가 있는데

이곳도 낙동강 발원지인 문경초점이라고 하니 조금은 어리둥절해진다.

(낙동강 발원지 : 강원 태백의 황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50)


다만 비석의 뒷면을 보니 이곳이 세종실록지리지에 3개의 낙동강 근원지 중에 하나라고 한다.

그리고 이곳이 또한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라고 하는데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를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삼수령 고개도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으로 알고 있어서 무엇이 맞는지 조금은 혼란스럽다.

(태백 매봉산 바람의 언덕 길 - 삼수령과 매봉산을 찾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43)


물론 지자체의 관광 홍보 차원에서 이를 활용하는 것은 좋은데

태백과 문경에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하긴 어느 곳으로도 강물은 흐르기에 발원지가 어디면 무슨 상관이겠는가.

병들어 가는 강의 모습을 과거 원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물이 흐르는 계곡 모두가 다 발원지라고 해도 상관없을 것 같다.


오늘은 부봉 입구의 동화원에서 발걸음을 다시 되돌린다.


부봉하면 겨울 산행의 아름다운 추억이 아직까지 깊게 남아 있는 곳이다.

(주흘산 부봉 설경길 - 문경새재를 따라 눈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90078)


지금은 온통 초록의 여름 풍경이지만 그날은 새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멋진 암릉의 풍경이 가득했었다.

비록 눈으로 인해 산길이 막혀서 다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까지도..


되돌아 가는 길에서 달콤하게 풍겨오는 숲의 향기에 취하고

층층이 새롭게 피어나는 초록의 숲 풍경에 또 한번 취한다.


맨발로 시원하게 걸어도 좋을 흙길은 마음뿐만 아니라

몸까지도 저절로 힐링이 된다.

어쩌면 두발이 아니라 맨몸으로도 자연인이 되어 걷고픈 마음이다.


다음번에 오면 신선봉도 다시 오르고 싶고

또 조령산의 그 멋진 능선에 올라 탁트인 주변 조망도 바라보고 싶다.

과거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곳에 오니

그동안 무디었던 산행의 본능(?)이 새삼 살아오르는 기분이다. ㅋ


연풍새재길 걷기를 마치고 조령3관문 의자에 앉아 잠시 쉬고 있는데

귀여운 어린 다람쥐가 주변을 서성인다.

아마도 무언가 먹을거리를 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

때마침 배낭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그저 미안한 마음으로 나도 다람쥐를 바라만 본다.

ㅎ 다음번에 오면 꼭 저 다람쥐에서 줄 먹거리를 챙겨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찾아온 곳이지만 지난 추억들이 다양하게 떠오르는 것을 보니

이곳은 단순히 흘러가버린 과거의 인연이 아니라

앞으로 새롭게 만나야할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