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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산책44

첫눈이 내렸다. 고향으로 내려와서 첫눈을 맞았다. 최근들어 이처럼 풍성한 첫눈을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고. 아마도 잘내려왔다고 고향에서 주는 선물은 아닐까. 여튼 오늘도 너릿재로 아침 산책을 나서는데 숲길이 온통 순백의 세상이다. 아직 채 지지않은 노란 꽃도 새하얀 눈에 쌓였고 화려함이 남아있는 붉은 단풍도 곱게 스며든다. 이 아름다운 길을 걸으며 다시 한번 생각한다. 이곳을 거처로 한 것은 너무나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다. 2023. 11. 18.
고향으로 내려와 걷는 첫 숲길 어제 대전에서 광주로 이사를 했다. 분주하고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나서 이른 아침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아파트 앞을 나서 바로 너릿재 숲길을 걷는다. 노란 털머위 꽃이 길가를 따라 피어있고 한적한 숲길이 이어진다. 대전에서 수통골 숲길을 걷듯이 거의 매일 이 길을 걸을 것이고 사계절 만나는 자연의 풍요로움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대전에서의 이주는 내 인생의 아주 큰 변화이지만 이상하게도 자연스럽다. 아마도 고향의 포근함때문은 아닐까 한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고향의 정이라고 할까. 이제 너릿재 숲길을 따라 첫 발걸음을 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2023. 11. 9.
수통골에도 단풍이 물들고. 오늘은 11월이 시작하는 첫째날이다. 물론 대전을 떠나는 날도 딱 일주일 남았고. 하여 늘 아침마다 친구처럼 산책을 했던 수통골을 마지막으로 찾는다. 5년전 이곳 동네로 이사를 오게된 가장 큰 이유는 수통골이었다. 계곡을 따라 숲산책을 해도 좋고 또 도덕봉, 금수봉, 빈계산 등 시원한 조망과 걷는 재미가 있는 능선을 지닌 좋은곳이기에. 이제 이곳도 여느 늦가을처럼 단풍이 물들고 만추의 느낌이 가득해진다. 지난 시간동안 사계절의 풍경을 선사해준 곳이라 오늘 이곳에서의 정취는 색다르게 다가온다. 참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고 행복한 인연이었다고 되뇌이게 된다. 여튼 올 11월은 이별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만남의 설레임이 있기도 하네. 2023. 11. 1.
어싱 신발을 신고 숲길을. 맨날 맨발로 숲길을 걷다가 어싱(earthing) 신발을 사서 아침 산책을 다니며 신고있다. 바로 발과 흙이 맞닿는 것이 아니라 땅의 감촉을 온전히 느끼지는 못하지만 거친 흙길이라도 고개를 들고 편하게 걸을 수 있고 또 신발 바닥을 통해 땅의 차가움과 굴곡의 느낌은 그대로 전달이 되기에 나름 많은 장점도 있는 것 같다. 특히 가벼운 동네산길은 무거운 등산화를 대체할 수 있어 전천후적인 사용성이 있고. 여튼 신발을 신든 맨발이든 아니면 어싱 신발을 신든지 어느 방식이라도 숲길을 걷는 즐거움은 변하지 않으리라. 2023. 10. 4.
비오는 아침산책 길 최근 몇일 가을 장마라 할만큼 비가 자주 내린다. 오늘도 비는 내리지만 아침 산책을 멈출 수는 없기에 우산을 쓰고 촉촉한 비가 내리는 수통골로 발걸음을 한다. 비가 와서인지 산책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한적하다. 구름이 가득 내려앉은 산 그리메는 한폭의 동양화를 그리며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는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비가 내려 숲속에 머물며 여유롭게 차를 마시지는 못해도 비오는 날 걷는 아침 산책길이 참 완벽하다. 2023. 9. 27.
어린시절이 떠오르는 사루비아 꽃 아침 숲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화단에서 추억의 꽃인 사루비아를 만난다. 사루비아는 일본말이고 원래는 샐비어(Salvia)가 맞는 이름으로 강렬한 색감처럼 꽃말도 불타는 마음, 정열이라고 한다. 내가 살던 어린시절은 아파트보다는 대부분 일반 주택에 살았고 주택 화단에는 사루비아뿐만 아니라 맨드라미, 채송화, 봉숭아 등이 늘 친근한 모습으로 반겨주었다. 특히 사루비아는 꽃을 따서 쪽 빨면 달작지근한 맛을 선사해서 더욱 기억이 나는 꽃이다. 하여 비록 아파트 화단이긴 하지만 사루비아는 집마당에서 뛰놀던 어린시절의 추억이 저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가끔 음악을 통해 아스라한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꽃을 통한 과거의 되새김도 특별한 기분이다. 그런 추억의 꽃을 통해 잠시나마 애잔한 아침 시간이 되고. 2023.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