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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싱 신발을 신고 숲길을. 맨날 맨발로 숲길을 걷다가 어싱(earthing) 신발을 사서 아침 산책을 다니며 신고있다. 바로 발과 흙이 맞닿는 것이 아니라 땅의 감촉을 온전히 느끼지는 못하지만 거친 흙길이라도 고개를 들고 편하게 걸을 수 있고 또 신발 바닥을 통해 땅의 차가움과 굴곡의 느낌은 그대로 전달이 되기에 나름 많은 장점도 있는 것 같다. 특히 가벼운 동네산길은 무거운 등산화를 대체할 수 있어 전천후적인 사용성이 있고. 여튼 신발을 신든 맨발이든 아니면 어싱 신발을 신든지 어느 방식이라도 숲길을 걷는 즐거움은 변하지 않으리라. 2023. 10. 4.
가을하늘이 맑다. 계절의 변화는 참 드라마틱하다. 무더운 여름의 기억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는데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느낌도 들고 맑고 푸르기만한 하늘은 가을이 왔다는 것을 온몸으로 알려주는 것 같다. 머지않아 단풍이 물들고 낙엽은 쌓여만가겠지만 그쯤이 되면 이 멋진 조망을 볼 수는 없겠지. 정말 개인적으로도 올 가을은 이별의 계절이다. 물론 이별과 새로운 만남이 동시에 교차하는 것이라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겠지만 그저 물흐르는대로 살아가면 될 것이다. 2023. 10. 3.
추석 한가위 보름달. 저녁 하늘 구름 사이로 추석 보름달이 떠오른다. 비록 환한 보름달은 아니지만 검은 하늘 사이로 환하게 비추이는 다양한 달의 풍경이 오늘은 왠지 경이롭고. 어쩌면 대전에서 보는 마지막 추석 달이라 그런지 더욱 애틋한 마음이 가득하다. 1990년 대전으로 내려와서 보낸 만 33년의 시간이 구름에 흐르는 저 달처럼 그렇게 흘러갔다. 사는게 늘 그렇다. 2023. 9. 29.
비오는 아침산책 길 최근 몇일 가을 장마라 할만큼 비가 자주 내린다. 오늘도 비는 내리지만 아침 산책을 멈출 수는 없기에 우산을 쓰고 촉촉한 비가 내리는 수통골로 발걸음을 한다. 비가 와서인지 산책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한적하다. 구름이 가득 내려앉은 산 그리메는 한폭의 동양화를 그리며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는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비가 내려 숲속에 머물며 여유롭게 차를 마시지는 못해도 비오는 날 걷는 아침 산책길이 참 완벽하다. 2023. 9. 27.
어린시절이 떠오르는 사루비아 꽃 아침 숲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화단에서 추억의 꽃인 사루비아를 만난다. 사루비아는 일본말이고 원래는 샐비어(Salvia)가 맞는 이름으로 강렬한 색감처럼 꽃말도 불타는 마음, 정열이라고 한다. 내가 살던 어린시절은 아파트보다는 대부분 일반 주택에 살았고 주택 화단에는 사루비아뿐만 아니라 맨드라미, 채송화, 봉숭아 등이 늘 친근한 모습으로 반겨주었다. 특히 사루비아는 꽃을 따서 쪽 빨면 달작지근한 맛을 선사해서 더욱 기억이 나는 꽃이다. 하여 비록 아파트 화단이긴 하지만 사루비아는 집마당에서 뛰놀던 어린시절의 추억이 저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가끔 음악을 통해 아스라한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꽃을 통한 과거의 되새김도 특별한 기분이다. 그런 추억의 꽃을 통해 잠시나마 애잔한 아침 시간이 되고. 2023. 9. 24.
밤송이가 숲길에 떨어진다. 오늘도 아침 산책으로 빈계산 자락 흙길을 맨발로 걷는데 토실한 밤송이가 툭하고 떨어진다. 몇년전에 식장산이나 공주 그리고 속리산 숲길을 걷다가 땅에 떨어져있는 밤을 한아름 가득 주웠던 추억이 새삼 떠오른다. 여튼 맨발이라 밤송이 가시에 찔릴까 조심하며 줍는 재미 또한 쏠쏠하고 집에 와서 주어온 밤으로 하트도 만들어보니 잔잔한 재미도 된다. 가까운 곳에 사는 벗처럼 자연이 늘 함께하니 하루하루의 생활이 늘 흥미진진하고 재미나다. 2023. 9. 18.
드디어 무등산 정상이 상시 개방된다. 81년 고향을 떠난 이후 약 42년만인 올 가을에 고향인 빛고을로 거처를 옮기는데 희소식이 들려온다. 1966년 방공포대가 주둔하면서 막혔던 무등산 정상이 57년만인 9월 23일에 상시로 열린다고 한다. 물론 이번에는 정상의 3개 봉우리 중 하나인 인왕봉만이지만 빠르면 2025년에 부대가 완전 철수하면 남은 천왕봉과 지왕봉도 아무런 제약없이 오를 수 있다고 하니 고향으로 가는 길에 정말 큰 선물을 받는 기분이다. 어릴적 늘 나의 큰바위 얼굴이었던 산이 무등산이다. 5월의 비극과 아픔을 늘 달래주던 그 산.. 언제든 마음이 외롭고 답답할 때 훌쩍 떠나 찾으면 늘 위로가 되고 넉넉한 품에 안겨 돌아오던 추억이 가득한 산. 이제 서석대에서 막혀 바라보기만 하던 저 봉우리를 자유롭게 두발로 걷는 날이 멀지않았다.. 2023. 9. 17.
먼동이 트는 새벽풍경을 오랜만에 마주한다. 여름이면 북쪽으로 일출이 멀어져 가고 또 아주 이른 새벽에 해가 뜨기에 거실에서 편하게 일출 픙경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9월이 넘어서인지 먼동이 트는 새벽 하늘이 가까이 다가온다. 이곳에 이사와서 정말 멋진 일츨은 원없이 본 것 같다. 화려한 풍경도 만나고 때론 신비로운 자연도 마주하며 그렇게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제 이곳을 떠나면 일출 맛집은 어렵겠지민 그래도 무등산 능선너머 뜨는 아침 해와의 만남은 자주하겠지. 조금 부지런하면 가까운 무등산에 올라 일출을 맞이할 수도 있고. 하나가 흘러가면 다른 새로운 만남이 있을테니까 말이다. 2023. 9. 11.
아파트 사전 점검을 다녀오다. 고향에서 살 아파트 입주가 얼마남지 않아 오늘 사전 점검을 다녀왔다. 사소한 하자는 있지만 입주 때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 같고. 거실 창문을 열고 창밖을 보니 초록한 자연 풍경이 한가득이고 최상층이라 그런지 거실의 개방감도 높고 넓다. 당초 사람들로 붐비지 않고 한적한 자연이 가까이 있으며 특히 무등산이 지척에 있는 거처를 찾았는데 정말 준비된 인연처럼 딱 맞춤이다. 이제 이사를 하는 11월까지 채 두달도 남지않았으니 30년을 넘게 산 대전을 떠난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않지만 이제는 기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2023. 9. 8.
저녁산책길에서 만난 요상한 구름 9월이 되니 가을이 성큼 다가 오는 것 같았는데 끝 여름 더위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해가 지고 나서도 더위는 진한 그림자처럼 남아있다. 특히 도덕봉 능선위로 피어오른 회색 구름은 요상한 모습으로 거대한 더위의 형체를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흐르는 시간을 이기는 것은 없기에 머지않아 더운 바람은 시원한 바람으로 바뀔 것이고 더위 또한 쉽게 잊게될 것이다. 그렇게 기억하고 때론 잊으며 사는게 우리네 일상이다. 2023. 9. 4.
8월 마지막날에 슈퍼블루문을 만나다. 오늘 보지 못하면 14년 뒤에나 만날 수 있다는 슈퍼블루문이 동쪽 하늘에 뜬다. 먼 하늘에 떠있지만 확실히 이전 보름달과는 크기나 밝기에 차이가 있고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달의 그림자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다. 그나저나 무척 무덥던 올 여름도 이 밝은 달과 함께 떠나간다. 특히 1990년 3월 대전으로 내려와 맞이한 34번째 여름을 슈퍼블루문과 함께 마지막으로 보내게 되고. 휘영청 떠 있는 달에 작은 소망 하나 빌어본다. 올 11월이면 남은 여생을 보낼 고향에서의 삶도 큰 욕심도 행운도 필요없고 그저 평범하면서 무난하길... 2023. 9. 1.
가을이 성큼 다가온다. 아침 산책삼아 화산천을 걷는데 다리위에서 건조를 하고있는 빨간 고추를 본다. 근데 보자기에 펼쳐져 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상형문자 등과 같은 고대 문자의 모습처럼 보인다. ㅎ 보통은 모양보다는 고추끼리의 간격만을 생각하며 말리는데 말이다. 그나저나 빨간 고추를 보니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가까이 오고 있는 것을 느낀다. 8월을 처음 맞을 때만 해도 언제 무더운 여름이 가나 했는데 세상 고민거리를 해결하는 것은 역시 시간인 것 같다. 세상사는 이치와 지혜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문제를 풀려고 힘들게 고민하지 말고 그냥 시간의 흐름에 내버려두는 것. 지나고나면 해결될 일은 저절로 해결이 된다는 이치를 오늘 아침 븕은 고추 모습을 보면서 다시 생각해본다. 2023. 8. 28.
맨발로 걷는 숲길의 한적함 8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지만 아직 더운 날이 지속된다. 아직은 쇄골 금속판때문에 어깨가 블편해서 등산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이열치열로 더위를 이길 수는 없고 오늘도 이른 아침에 동네 숲길을 맨발로 걷는다. 햇살을 가려주는 숲그늘 사이로 이어지는 시원한 땅읊 맨발로 걸으면 잠시나마 더위는 사라진다. 5년전 이곳 동네로 왔을 때도 무척 더운 여름이었는데 올해 여름 또한 만만치 않게 덥다. 이제 무더위도 막바지로 가는 것 같고 대전에서 보내는 마지막 여름과도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좋은 이별이길 바래본다. 2023. 8. 21.
붉은 노을을 바라보다 태풍이 지나가고 가을이 올거라 생각했는데 다시 여름 시즌2가 진행 중이다. 대전에서 보내는 마지막 여름이라 그냥 보내기 싫은가보다. 1990년 대전에 내려와서 처음 맞는 여름도 무척 더웠었는데. ㅎ 여튼 자연의 변화는 늘 감동이다. 11월 고향에 내려가더라도 자연이 주는 선물은 이어지길 바란다. 2023. 8. 14.
아침 물안개 핀 수통골 산책 어제 저녁 갑작스런 세찬 소나기로 인해 오늘 아침 수통골 계곡 숲길을 걷는데 물안개가 가득하다. 또한 물안개와 아침 햇살이 어우러져 빛내림 풍경도 만나고. 다만 비가와서 시원할 줄 알았는데 습도가 높아 무더위는 아침부터 기승을 부리지만 세찬 계곡 물소리와 숲의 서늘한 느낌은 오늘 산책에서 얻는 선물이라고 할까. 이제 올 여름 무더위도 얼마남지 않았을거라 생각하니 더위를 견디는 힘듬보다 가을을 기다리는 설레임이 더 크다. 미래의 희망이 있기에 현재를 이겨내는 힘이 된다. 2023. 8. 7.
아침 산책후 가벼운 물놀이 긴 장마가 끝나고 무더운 나날이 계속되지만 빈계산 자락 숲길을 맨발로 걷고나서 화산천에 내려와 두발을 담그고 있으면 더위는 저절로 사라진다. 화산천 너머 도덕봉도 우뚝하고 능선너머 하늘 픙경도 평화롭다. 올 여름은 이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간이지만 참 좋은 곳에 머물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자연과 가까이 벗한다는 것은 축복이다. 2023. 7. 31.
완벽한 쌍무지개를 행복한 마음으로 바라보다. 오늘은 참 묘한 날이다. 장마가 끝나서 맑고 더운 날로 하루를 시작하더니 오후에는 천둥이 동반된 검은구름이 몰려와 사나운 소나기가 내리고 저넉에는 완벽한 쌍무지개가 오랫동안 동편 하늘에 떠있다. 이곳에 살면서 여러차례 무지개를 봤지만 오늘처럼 완벽한 쌍무지개를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하여 오랜만에 DSLR 카메라를 꺼내 광각렌즈를 끼우고 거실너머 펼쳐지는 무지개를 담아본다. 쌍무지개의 의미는 행복과 행운이라고 하는데 오늘도 자연의 선물과 행복한 순간을 함께 한다. 2023. 7. 26.
저녁 하늘에 펼쳐진 황홀한 자연의 쇼 저녁무렵 갑자기 검은 구름이 온 하늘에 펼쳐지더니 멋지고 황홀한 풍경을 선사한다. 산을 덮는 낮게 깔린 진한 검은색의 구름과 동쪽 하늘에 가득 펼쳐지는 석양빛의 경이로움이. 물론 몇 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난 그저 자연이 주는 선물같은 쇼를 바라만 보고있었다. 멋진 풍경이 지나고 다시 회색빛 하늘에서는 비가 내린다. 잠시였지만 자연에 푹 빠져 행복했다. 2023.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