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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포근한 숲길을 걷는다. 흙냄새가 나는 숲길을 맨발로 걷는 느낌은 참 특이하다. 특히 더운 날 차가운 땅을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이 시원하고 그 느낌이 척추를 타고 온몸으로 퍼져 마사지를 한 듯 개운해진다. 물론 맨발 황톳길하면 계족산이지만 내가 사는 동네의 빈계산 숲길도 소박한 숲사이로 난 호젓한 흙길을 맨발로 걸을 수 있다. 자주 걷는 길을 맨발로 걸으니 낯선 길을 걷는 것 같고 새로운 숲에 머물고 있는 기분도 든다. 앞으로도 월요일과 목요일은 수통골 계곡길을 걷고 또 화요일과 금요일은 빈계산 등 산행을 하고 수요일과 주말은 맨발로 이 길을 걸어야겠다. 걸어야할 길이 다양해지니 갑자기 부자가 된 것 같네. ㅎ 2023. 6. 18.
벌써 매미 소리가 들리네. 햇살이 뜨거운 오후에 동네 가로수 길을 걷는데 갑자기 매미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어디서 들리는지 살펴보니 바로 옆 벚나무 기둥에서 앳된 몸매의 매미가 소리를 낸다. 땅속에 유충으로 있다 세상에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소리가 우렁차지는 않고 막 울음을 배우는 것 같은 소리라고 할까. 그나저나 오늘 갑자기 날이 더워져인지 모르겠지만 아직 6월 중순인데 벌써 매미소리라니. 이것도 온난화의 영향때문일까??? 여튼 땅속에 유충으로 5년을 지내다가 딱 한번 나온 세상이기에 실컷 울고싶은만큼 울었으면 좋겠다. ㅎ 2023. 6. 16.
6월에 만난 귀여운 어성초꽃 다양한 봄꽃이 만발한 4~5월에 비해 6월의 숲길은 초록이 짙어가는 느낌만 가득하고 화사함을 느낄 수 있는 꽃들이 많지않다. 그런 6월에 소박하지만 존재감이 있게 피는 야생화가 바로 어성초라 불리는 약모밀꽃이다. 잎을 비비면 진한 생선 비린내가 난다고 해서 어성초라 불리며 피부미용이나 탈모예방 등에 약효가 있어 다양한 쓰임새가 있는 꽃이고. 커다란 얼굴로 6월의 대표꽃으로 자리한 수국의 위용에 눌려 어느 숲가에 숨어 소박하게 피어있는 꽃이지만 그 작지만 조화로운 모습의 꽃을 찬찬히 바라보고 있으면 기다림이라는 꽃말이 참 잘어울리는 것 같다. 그나저나 과거 수많은 산행을 하거나 숲길을 걸을 때도 분명히 자주 만났을텐데 이제서야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빠진 동그라미가 되어 여유롭게 노래를 부르며 .. 2023. 6. 15.
저녁 산책길이 아름답다. 여느날처럼 저녁을 먹고 노을을 친구삼아 화산천 산책을 한다. 오늘은 멋진 구름과 노을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참 아름답다. 오랫동안 살던 연구단지를 떠나 이곳으로 이사를 온지 벌써 만 5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자연과 가까이 하는 생활에 여전히 마음은 풍요하고 삶은 여유롭다. 이제 고향에 새로운 거처도 마련하고 아마도 내년 봄쯤이면 이곳을 떠나겠지만 1990년 대전으로 내려와서 보낸 약 35년의 마지막을 이처럼 자연 친화적인 곳에서 보냈다는 것은 큰 행운일 것 같다. 나이를 먹다보니 쓸데없는 욕심은 버려지고 자연을 바라보고 그 깊이를 느끼는 힘이 커지는 것을 느낀다. 자연속에 머물고 있으면 늘 행복하기에.. 2023. 6. 13.
자연에서 만난 다양한 하트 모양 심장을 닮은 하트 모양이 사랑의 표식이 된 것은 사랑이 심장에 있다고 해서라고 한다. 사랑을 하면 가슴이 뛰고 설레이는 것처럼. 개인적으로 산과 들을 다니며 자연에서 만나본 하트 모양은 참 다양하다. 계절에 따라 나오는 자연 재료를 가지고 일부러 만들어본 것도 있고 아니면 자연이 시간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스스로 만든 하트도 만나보았다. 그나저나 60년을 살았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여전히 실체는 알 수 없고 신비로운 안개속이니. 어쩌면 알듯 모를듯 스치는 바람처럼 느끼는 것이 사랑일지 모르겠다. 2023. 6. 9.
숲에서 보물찾기 숲길을 걷다보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는 보물들이 숨어있다. 오늘 걷는 수통골 아침 산책길에도 아기자기한 기쁨을 주는 자연의 선물을 마주한다. 잘려진 나무 기둥에 살포시 떨어져있는 꽃술을 조금 움직여 모양을 잡으니 예쁜 하트가 생긴다. ㅎ 이럴 때는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기분이 되고 나만이 발견한 보물찾기의 재미에서 소박한 행복을 느낀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사랑하는 눈으로 자세히 바라보면 무궁무진한 보물이 숨어있다는 것... 2023. 6. 5.
오랜만에 수통골 빈계산을 오르다. 오늘은 지난 2월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날로부터 딱 4개월이 되는 날이다. 물론 아직 몸속에는 인대 골절을 접합한 금속 플레이트가 남아있고 팔이나 어깨의 움직임도 제한적이라 고통스러운 재활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많이 좋아져서 한걸음 한걸음 걸어 빈계산을 올라본다. 빈계산 조망처에 서서 도덕봉과 계룡산 능선을 바라보고 있으니 참 오랜만에 가슴이 탁트이는 짜릿한 기분이다. 병자아닌 병자 생활을 하니 과거 평범하게만 생각한 산행도 이처럼 행복하고 기쁜 일이었나 새삼 느끼고. 아직 정상이 되기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어려움을 견딜 힘이 생긴다. 산에 기대며 사는 나의 삶이 참 좋다. 2023. 6. 2.
비온 후 맑고 푸른 하늘 지난 주말 오랜만에 많은 비가 오고 나니 오늘 아침 산책길의 하늘이 참 맑고 푸르다. 불어오는 바람은 자유롭고 공기는 참 시원하고. 수통골을 산책하고 나오는 길에 흘러가는 구름의 모습이 멋져서 동영상으로 담아본다. 늘 오늘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바람에 떠가는 구름의 유랑처럼 오랜만에 내 마음도 구름처럼 가볍게 흐른다. 2023. 5. 30.
귀여운 새를 만나다. 아침산책으로 수통골 숲길을 걷는데 새 한마리가 다리 난간에 내려앉아 예쁜 소리를 낸다. 늘 새는 하늘을 날거나 아니면 나무위에 있는 모습만 봤는데 이렇게 가깝게 보는 것은 처음이다. 사진을 찍으려 가까이 다가가는데도 날아가지 않은 것도 신기하고 잠깐이지만 고운 새소리를 듣는 것도 새롭다. 삶에서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오늘처럼 반가운 자연의 친구를 우연히 만나 잠시나마 즐거운 마음을 느끼는 것도 슴슴하게 사는 하루하루의 시간에서 참 소중한 인연이리라. 2023. 5. 22.
금계국이 활짝 피었네 이제 5월도 후반으로 넘어간다. 오후 산책삼아 집앞 화산천변으로 나서는데 활짝핀 금계국이 노란 물결을 이룬다. 꽃들이 풍성해서인지 올해는 보기힘든 꿀벌도 반갑고. 특히 봄꽃들이 빨리 왔다 사라져 가버려서 5월의 끝자락에 마주하는 풍성한 꽃들의 잔치가 더욱 반갑다. 가던 길을 멈추고 찬찬히 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꽃에는 우주가 담겨있는 것 같아 오래오래 노란 우주를 내 눈에 담고싶다. 2023. 5. 21.
때죽나무 꽃이 반갑다. 오늘 아침도 여느날처럼 수통골 계곡을 걷는데 새하얀 모습의 때죽나무 꽃이 여기저기 화사하게 피었다. 때죽나무 꽃말은 겸손이라 하는데 하늘을 향해 피는 일반 꽃과는 다르게 땅 방향으로 내려피는 모습때문은 아닐까.. 과거 산행을 할 때 계곡물에 떠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카메라에 자주 담기도 했는데 떨어진 꽃잎의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한송이 한송이가 다 별이 반짝이는 것 같다. 봄꽃들의 화려한 잔치가 끝나고 숲이 녹음으로 짙어갈 때 조용히 피는 때죽나무 꽃이 참 소중하고 고맙다. 은은히 풍기는 꽃향기까지도. 땅에 떨어진 꽃송이가 아까워 하트를 만들어본다. 2023. 5. 17.
여유로운 봄날의 하루 오랜만에 미세먼지도 없고 푸른 하늘이 거실너머 펼쳐진다. 도시 생활을 하다보면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여유는 거의 없지만 거실에 앉아 시원한 조망과 하늘을 실컷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려왔다. 마음에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공간을 갖는 소박한 사치도 함께. 여튼 다양하게 변하는 구름의 모습을 바라보며 보내는 여유로움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속에서 참 소중한 시간이 된다. 오늘은 아무일도 하지않고 하늘만 바라보고 있어도 그냥 행복하다. 참 좋다!!! 2023. 5. 15.
금계국이 피기 시작한다. 계절의 여왕인 5월이 되니 화산천에 노란 금계국이 피기 시작한다. 올해는 벚꽃과 철쭉 등 봄꽃들이 빨리 피고 져서 아쉬웠는데 그래도 5월의 세상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꽃이 남아있어 반갑다. 그나저나 매년 반복되는 익숙한 자연 풍경이지만 1년이라는 시간이 있어서인지 늘 볼 때마다 새롭다. 몇년전 마주했던 금계국의 정취를 생각하며 올해는 또 어떤 선물을 만날 수 있을까 벌써부터 설렌다. https://sannasdas.tistory.com/m/13390774 내가 사는 동네길(2-5) - 금계국 가득한 동네 둘레길을 걷다.이제 5월도 얼마남지 않았는데 비도 자주 오고 날도 선선한 편이다. 하여 동네 둘레길을 걸어보려고 집 앞 화산천으로 나가니 노란 꽃물결이 화려하다. 3년전 이곳으로 이사를 올 때만 해도 이처.. 2023. 5. 12.
하얀 수국꽃 핀 광수사 오랜만에 수통골 광수사 입구에 있는 가성비가 아주 좋은 카페를 찾는다. 그리고 커피 한잔을 사서 사찰 뒷동산을 오르는데 길가에 새하얀 수국이 피어있다. 수국은 다양한 모습과 여러가지 색을 지닌 독특한 꽃이다. 하여 꽃말도 색에 따라 다르고. 오늘 얼굴을 마주한 하얀 수국은 꽃말이 변심이라고 한다. 아마도 처음 필 때는 하얀색이었다가 환경에 따라 그 색을 달리할 수 있어 그런 꽃말이 아니었을까... 물론 변심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이긴 하지만 삶의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기에 무척이나 현실적인 꽃말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나도 이세상에 왔을 때는 하얀색이었을텐데 지금 나의 모습은 어떤색일까 궁금하다. 2023. 5. 10.
소꿉놀이 60을 살다보니 지난 삶이 소꿉놀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거창한 꿈을 꾸고 잘난 삶을 산다고 애써도 지나고 보니 다 부질없고 바람과 같다는 것을..... 하긴 바람처럼 가볍게 그리고 자유롭게 살 수만 있다면 그만한 인생은 없을 것 같기에 오늘도 소꼽놀이를 하듯 하루하루를 보낸다. ㅡ 가만히 생각해보면 삶은 소꿉놀이. 하루하루 삶을 놀이하듯 즐길 수 있으면 희로애락의 그네를 타면서도 늘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으며 행복한 인생의 주인공 되리 - 소꿉놀이 / 정연복 - 2023. 5. 7.
회색빛이 가득한 봄비 오는날 오랜만에 반가운 비가 내린다. 안개와 구름이 자욱한 회색빛 하늘이지만 그래도 혼탁한 먼지로 쌓인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반가운 비가 온다. 요즘은 삶이 참 단순하다. 잠자고 먹고 걷고 그리고 차 한잔의 여유만 있으면 족하다. 꽃이 피고 지고 날이 맑거나 흐리고 때론 비가 오고. 그런 자연의 흐름에 내 삶을 맡기며 산다. 2023. 5. 5.
아침 하늘이 참 좋다. 오늘 아침도 늘 걷는 수통골 숲길을 돌아나오는데 오랜만에 하늘이 참 푸르고 시원하다. 꽃피는 봄이 와도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 인해 늘 뿌연 회색빛 하늘만 보았는데 말이다. 그나저나 과거에는 당연시 여기던 일들이 지금은 귀한 이벤트처럼 느끼게되니 우리가 사는 이 지구가 점점 더 병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깊다. 그래도 오늘은 마음을 활짝 열고 맑고 청량한 하늘을 마주하니 아침 산책길이 가볍고 즐겁다. 늘 오늘만 같았으면 하는 바램을 저 하늘에 담아본다. 2023. 5. 3.
꽃이 없는 세상? 오늘도 아침 산책삼아 동네 숲길을 걷는데 보기 쉽지 않은 금낭화꽃을 만난다. 하여 오래전 대아수목원에서 보았던 금낭화 꽃길도 생각나고. (https://sannasdas.tistory.com/13389872) 그나저나 요즘 세상에 꽃이란 경조사나 이벤트 행사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가 되었지만 그래도 꽃은 계절이 되면 어김없이 화려하게 핀다. 또한 화려한 꽃이 지더라도 풀사이에 꽃은 지천으로 피어있고 또 내년이 되면 어김없이 꽃은 다시 환한 얼굴을 보여준다. 이런 고마운 존재인 꽃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2023.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