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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잠자기를 시작하다. 1990년 결혼을 한 이후로 지금까지 늘 옆지기와 한침대에서 한이불을 덮고 살아왔다. 그런데 옆지기는 늦게 잠들고 새벽에 잠을 자는 스타일이지만 나는 일찍 자고 일찍 깨는 스타일이라 잠을 자는 생활 패턴이 서로 달랐지만 그래도 부부는 한이불을 덮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내왔다. 하지만 최근 각자 자는 것도 나쁠 것 같지않아 옆지기의 동의를 얻어 각자의 방에서 잠을 자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혼자 잠을 자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어서 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이제는 조금씩 편해진다. 하긴 결혼이후 떨어져 자본 것은 서로 각자 국내외 출장을 다녀올 때와 내가 1년여 기간동안 서울로 파견을 가서 주말부부가 된 것외에는 늘 함께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고 특히 집에서 다른 방을 쓴적은 거의 없었다. 예전부.. 2024. 1. 31.
구름이 해를 향해 펼쳐진다. 오늘 아침도 너릿재 고개 너머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기대감을 안고 산책을 한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아니면 산너머 떠오르는 해를 만나지만 오늘은 특이하게 구름이 줄을 지어 해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다양한 모습의 구름이 해를 향해 펼쳐지는 것 같은 풍경이 되고. 그런 멋진 모습을 바라보며 의자에 앉아 마시는 차한잔의 여유로움에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이럴땐 사는것이 참 좋다. 행복을 느낄 수 있어서. 2024. 1. 30.
오랜만에 너릿재에서 일출을. 최근들어 날이 흐리고 비나 눈이 자주 오다보니 아침 산책시 찾아가는 너릿재 고개에서 햇살을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포근한 느낌의 일출 픙경을 마주한다. 다른 날에 비해 큰 감동을 주는 볼거리나 화려한 풍경은 아니지만 그저 마음을 열고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은 시간이다. 아침 햇살은 마치 용머리를 닮은 구름뒤로 숨어있고 잔잔하게 밀려오는 시원한 조망은 또 멋진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2024. 1. 25.
평범한 일상이 참 소중하다. 매일 삼시세끼의 생활을 하고있다. 어쩌면 지겨울 수도 있지만 매일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갖는다면 늘 새로운 날이 되고 새로운 삶이 된다. 그것이 나의 인생이다. 일상은 위대하다. 삶이 하나의 긴 여행이라면, 일상은 아무리 귀찮아도 버릴 수 없는 여행가방과 같은 것. 긴 여행을 계속하려면 가방을 버려선 안 되듯 삶은 소소한 생활의 품목들로 나날이 새로 채워져야한다. 그 뻐근한 일상의 무게가 없으면 삶은 제자리를 찾지 못해 영원히 허공을 떠돌 것이다. 2024. 1. 19.
겨울에 만난 귀여운 다람쥐 늘 아침 산책으로 너릿재 길을 걷는데 어제부터 다람쥐 한마리가 눈에 보인다. 한겨울인 1월 중순에 다람쥐를 보는 것은 처음이라 신기했지만 겨울잠을 자야할 시기인데 잠에 깨서 돌아다니는 것이 정상은 아닐게다. 아마도 최근 날이 포근해서 봄이 온 것으로 알고 깨어난 것 같은데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현실에서 느낀다. 그나저나 다시 날이 추워지면 이 귀여운 다람쥐는 어찌될지. 다시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 봄이 올때까지 겨울잠을 자길 바랄뿐이다. 2024. 1. 17.
너릿재 일출과 느티나무 오늘도 너릿재로 아침산책을 나선다. 동지가 지나서인지 늘 비슷한 시간에 너릿재를 오르지만 이제 일출은 능선위로 높게 떠있고. 추운 겨울이라 온몸으로 안아보는 햇살이 참 포근하고 따스하다. 물론 무더운 여름에는 피하고픈 햇빛이지만 지금은 겨울의 선물이 되고. 계절의 변화가 주는 오묘한 자연의 이치를 새삼 느끼는 시간이다. 2024. 1. 14.
붕어빵은 추억이다. 동네 근처에 붕어빵집이 있어 책정원 도서관에 다녀오는 길에 들러 붕어빵과 어묵을 사먹는다. 붕어빵이 만들어지길 기다리며 먼저 뜨끈한 국물과 어묵을 먹고 천변길을 따라 돌아오는 길에 먹는 붕어빵의 맛은 정말 최고다. 어쩌면 호떡이나 번데기와 함께 붕어빵을 생각하면 저절로 옛날 추억이 떠오른다. 요즘은 천원이라는 돈의 가치가 너무나 빈약하지만 그래도 그돈이면 2개의 맛난 붕어빵을 먹을 수 있어 혜자스럽고 꼬리부터 먹을까 아님 머리부터 먹을까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천진스런 읏음만이 난다. 추억이란 어쩌면 순박했던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2024. 1. 10.
지장산 등산로를 찾아 오르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가장 가깝게 오를 수 있는 산이 너릿재 능선에 있는 지장산이다. 물론 공식적인 등산로는 없지만 그래도 걷기에 문제없는 산길이 있어 시그널을 붙이며 등산로를 찾아 걸어보았다. 이곳에 사는동안 주변의 숨어있는 산길을 찾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2024. 1. 8.
하늘이 참 예쁘다. 산책길에 바라본 하늘이 참 곱다. 바람따라 바쁘게 구름이 흘러가지만 자연이 남긴 풍경은 예쁘다고 할밖에. 지난 삶의 추억도 이처럼 흐르고 또 멀어져 가겠지. 그래도 이처럼 예쁜 모습이면 좋겠다. 2024. 1. 6.
2024년 새해 첫눈! 밤사이 비가 오는 것 같더니만 아침에 너릿재를 오르니 살포시 눈이 내렸다. 광주로 이사온 올 겨울에는 눈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2024년 새해 첫눈이라 생각하니 또 특별한 풍경이 된다. 날이 포근해서 짧은 풍경이 될 것 같지만 여전히 편안하고 행복한 자연과 함께한다. 풍경도 부자고 마음도 부자인 기분이 들어 참 좋다. 2024. 1. 3.
동구 구립도서관 ‘책정원’을 찾다. 작년 연말 동구청이 설립한 도서관인 ‘책정원’이 개원을 했다. 도서관이 동네에서 가까운 거리이기에 광주천 길을 걸어서 찾아가본다. 내부는 이름처럼 기존 도서관의 딱딱한 느낌은 아니고 아주 깔끔하고 모던한 북카페와 같은 세련된 분위기이다. 하여 앞으로 가능하면 매주마다 책정원을 찾아 책을 읽는 시간을 더 해야겠고. 특히 이곳에 정리된 책은 모두 새것이라 나무 냄새가 나서 더욱 좋다. 2024. 1. 2.
갑진년 새해 첫해를 맞다. 오늘도 산능선 너머로 해가 뜬다. 다만 여느 일출과 다른 점은 오늘은 2024년 첫날 일출이라는 것이다. 이사를 하고 맞는 첫 새해이기에 너릿재에서 개최되는 일출행사에 참여할까 하다가 사람들로 너무 붐빌 것 같아 그냥 차분하게 새해를 맞이하고 싶은 생각으로 거실 너머 산능선에서 뜨는 해를 보는 것으로 새해 일출 맞이를 대신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두 떠난 너릿재 길을 오늘도 한적하게 걷는다. 너릿재 정상에 올라 이미 중천에 떠있는 해의 따스한 햇살도 온몸에 담아보고 마음으로 작은 소망 하나 빌어본다. 좋은 행운이나 복도 필요없고 그저 지금처럼만 살게 해달라고. 적당히 비운 삶의 여유로운 생활이 너무나 좋기에…. 2024. 1. 1.
정말 다사다난했던 2023년 올해는 환갑을 맞는 해였지만 맖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연초부터 교통사고를 당해 쇄골접합수술을 하고 내년에 있을 금속판 제거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또 34년을 살았던 대전을 떠나 고향인 광주로 내려오기도 했고. 여튼 자연과 가깝게 벗할 수 있는 곳으로 거처를 정했는데 아직 2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살아갈수록 마음이 편하고 정말 좋은 거처를 정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몸도 마음도 더 편하고 행복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2023. 12. 31.
오늘도 너릿재에서 멋진 일출풍경을 만나다. 성탄절 연휴 때 놀러왔던 아들도 대전으로 가고 여느날처럼 너릿재 길을 걸으며 다시 일상을 시작한다. 너릿재 정상에서는 아침 일출이 더욱 멋진 풍경으로 펼쳐지고. 구름에 가려진 은은한 햇살이 마치 일몰같은 분위기도 느낀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마주하는 풍경이라도 자연은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하여 매일 매일 봐도 질리지않고 늘 새롭고 사랑스럽다. 2023. 12. 26.
동네 카페 ‘레소나’를 찾다. 자연속 아파트라 인프라가 많이 없지만 그래도 한적하고 분위기 있는 카페는 몇개 있다. 오늘은 그중 개방감이 제일 좋은 레소나를 찾는다. 사방이 통창으로 되어있어 시원한 조망이 아주 좋고 특히 자주 마시는 카페라떼가 맛나고 커피와 곁들인 디저트도 잘 어울린다. 한가로운 오후 무등산을 바라보며 차한잔을 여유롭게 즐기는 소박한 행복이라고 할까. 2023. 12. 24.
눈내린 너릿재의 일출 풍경 밤사이 또 눈이 소복히 내려 쌓였다. 날은 무척 춥지만 오늘 아침도 변함없이 너릿재로 발걸음을 한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걷는 발걸음은 경쾌하고 마음은 상쾌하다. 당초 눈이 하루 종일 온다고 해서 단단히 대비를 하고 나선 산책이지만 너릿재에 오르니 환한 아침 일출이 반겨준다. 새하얀 눈 풍경이 배경이 되어 비추는 아침 햇살은 무척 따스하고. 오늘도 잠시나마 자연이 주는 황홀속에 빠져보았다. 찰나이긴 하지만 우연과 같은 인연이라 더더욱 반가웠고. 오늘도 그런 행복한 공간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2023. 12. 21.
12월의 설경 길을 걷다. 지난 11월 올겨울 첫눈이 내리고 약 한달민에 2번째 눈이 풍성하게 내렸다. 아파트 입구에서 무등산 능선을 바라보니 새하얀 눈이 가득하고 차가운 바람을 안고 오른 너릿재 숲길도 온통 새하얀 눈꽃핀 설경으로 아름답다. 특히 눈꽃 터널 길을 따라 너릿재 고개에 오르니 눈이 쌓인 나무가지 사이로 아침 해가 뜨고 또 한번 황홀한 풍경이 가득 펼쳐진다. 그나저나 눈이 내리고 날이 추워도 심심하지 않은 것이 이곳만의 매력이리라. 2023. 12. 17.
서울의 봄은 여전히 아픈 기억이다. 올 겨울 들어 영화 한편이 추위를 몰아낼 만큼 후끈하다. 그 영화는 12.12 사태 혹은 12.12 쿠테타라 말하는 역사를 이야기한다. 나도 그때는 고2에서 고3으로 가는 겨울이라 크게 관심이 없었다. 나중에 대학에 가서 대자보 등을 통해 자세한 진실을 알게 되었고. 그나저나 그때 12.12가 실패했다면 광주의 비극도 없었을거라 생각하면 안타깝고 역사의 아이러니가 답답하기만 하다. 왜 역사는 정의의 편이 아닌지. 영화에서 이태신 장군의 대사가 가슴에 박힌다. “눈앞에서, 내 조국이 반란군한테 무너지고 있는데! 끝까지 항전하는 군인 하나 없다는 게… 그게 군대냐?” 갑자기 광주 항쟁 마지막 날 목숨을 버려가며 그곳을 지킨 시민군이 생각난다. 만일 그날 도청을 지키는 사람이 없었다면 지금의 5.18 정신이 .. 2023. 12. 14.